제주시 옛도심 상권의 만성적 주차난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최근 제주도내 민간업체가 옛도심 상권을 살리고 만성적인 주차난 해결을 위해 복합 지하공간 개발을 제안하고 나섰다.
도심 재생 R&D 기업인 ㈜동주D&C(대표 양영식)는 광양로터리 및 대학로 일원의 토지 효율성을 높이고 주차난 해소를 위해 제주 광양지하 주차장(제주올레파크) 조성사업을 재추진하기로 하고 최근 제주시에 사전 검토용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가운데 관련 실․과에서 사업 타당성을 검토중이다.
이 업체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제주시 동·서광로(광양교~제주하이트호텔), 중앙로(광양로터리~제주시청 어울림마당) 일부 구간(996m)에 850면 규모의 주차장(지하 2층)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부대사업으로서 테마상가 조성과 함께 공연과 전시, 이벤트 행사를 위한 문화마당&오픈 갤러리, 문화센터, 한류관, 휴게시설 등의 복합 문화공간을 조성할 방침이다.
사업비는 총 2420억원. 사업 추진 방식은 수익형 민간투자 방식(BTO)이다. 계획대로 라면 준공과 동시에 당해 시설의 소유권은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되며, 사업 시행자에게 일정기간의 시설 관리 운영권을 인정받게 된다.
좌승훈 ㈜동주D&C 본부장은 "제주시 옛도심은 개발 가용지 부족에 따른 지하공간 개발의 당위성이 현안으로 대두된지 오래됐다"면서 "현재 기술발전 상황을 고려할 때 도심재생 수단으로서 토지 이용의 고도화를 위한 지하공간 개발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적이고 단편적인 개발보다는 전체 도심의 기능을 고려해 지하공간과 지상공간의 상호 보완관계를 유지하면서 도시 공간의 효율적 활용을 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주D&C 제주올레파크 조성사업이 향후 제주시청 문화광장 조성사업과 연계돼 추진된다면 시민들의 교류와 소통의 장이자, 교통・상업・행정・문화의 중심지로서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이에 따라 ㈜동주D&C은 이번 사업을 추진하면서 신·구 상권이 상생 방안 방안 강구는 물론 보행자 중심의 거리 조성, 문화 공연 상설화, 지역상인과 지역대학이 참여하는 거리 패션쇼 정례화, 지역특산물 판매장 설치·홍보, 먹거리 장터 개설 등을 통해 제주국제자유도시 위상에 걸맞는 랜드마크적 관광자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추진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주차차량 진・출입로 확보에 대해서는 기존 도로의 차량 흐름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 하고자 3개소로 나눠 설치하되, 진·출입로 동선을 분리 배치할 예정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주변 부동산을 매입해 진・출입로를 확보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업체 측은 밝혔다.
공사 방법도 교통체증, 환경 민원, 인접 구조물의 피해 등 문제가 많은 개착 공법(도로를 파고 지하까지 장비를 넣은 뒤 도로를 철판으로 덮는 방법)과 달리, 터널공법을 적용키로 했다.
이 공법은 터널을 뚫으면서 바로 외벽 구조까지 설치하는 것으로 기존 방식에 비해 작업속도가 빠르고 소음과 진동이 적어 공기 단축과 공사중 차량 흐름 방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 앞서 (재)한국자치경제연구원을 통해 이뤄진 제주올레파크 조성사업에 대한 지역 주민 및 사업 예정지 주변 점포 상인 의견조사(6월 6일~14일, 유효 표본 : 주민 800명․상인 210명)에 따르면 상인들은 사업 예정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주차시설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85.0%로 매우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안내시설이 부족하다"가 67.0%, "문화공간이 부족하다"가 62.6%로 확인됐다.
기존 사업 예정지의 주차공간이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의 유료 주차장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제시됐다.
또한 기존의 제주 중앙 지하도상가에 대해서는 주차장 시설, 안전시설, 안내시설 부족을 문제점으로 제기했다.
한국자치경제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사업 예정지는 1990년대 제주시가 구도심 활성화 및 만성적인 주차난 해결을 위해 민자 유치를 통해 추진했던 사업이나 사업성 문제로 구체적인 논의가 중단됐던 지역으로, 기존 상권 활성화 및 지역주민과 상인들을 위한 문화 및 복합 휴게 공간, 주차장 시설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사업 예정지는 기존 상권(중앙로 상권, 연동․노형동 상권 등) 중심의 지속적 지원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으며, 주차난 역시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면서 "따라서 신규 조성을 검토 중인 제주올레파크사업는 기존 상권과 중복을 지양하고, 차별화된 프리미엄 브랜드의 유치를 토대로 조성하는 것이 지역 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길"이라고 봤다.
아울러 "기존 면세점과 대기업 위주의 쇼핑문화에서 벗어나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지역주민과 관광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지역의 숙원사업인 주차 공간 확보를 통해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 광양 지하 주차장 조성사업은 전국체전 제주 개최에 따른 착공 연기(교통 흐름 방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에 따른 외환위기, 건설경기 악화 등의 원인으로 지난 2002년 사업이 중단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