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최전방 GOP 부대에 배치돼 걱정이 많았는데, 추석을 앞둔 주말에 만나 보니 마음이 푹 놓이네요."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26일.
지난 3월 입대한 아들이 배치된 강원 철원의 육군 제15사단 최전방 일반전초(GOP) 부대로 면회를 나선 정모(44·여·인천시)씨의 얼굴은 걱정과 근심으로 어두웠다.
얼마 전 철원에서 상사 출신 50대 남성이 수류탄 1발을 들고 잠적한 사건과 훈련 중 병사가 K-2 소총을 갖고 탈영한 사건이 발생한 탓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간인출입통제구역(민통선)' 초소를 지나 차량으로 5분여가량 이동해 15사단 GOP 출입통제 초소에 도착한 정씨는 이곳에서 아들 장현수(22) 일병을 기다렸다.
지난 4월 GOP 부대에 배치돼 지난 5월 신병 위로 휴가를 나온 이후 4개월여 만에 처음 본 아들은 더욱 늠름해져 있었다.
아들의 얼굴을 보자 한결 마음이 놓인 정씨는 인근의 '필승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집에서 준비해간 추석 음식을 먹이며 회포를 풀었다.
전방부대의 복지회관은 식당과 여가 시설을 갖춰 후방부대의 복지회관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다만, DMZ 일원의 민사행정경찰(민정경찰)을 의미하는 헌병 완장을 착용한 병사들의 모습에서 최전방 GOP 부대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다.
어머니 정씨는 "아들이 최전방 GOP 부대에 배치돼 걱정이 많았다"며 "GOP 부대도 이렇게 주말 면회가 가능해져 씩씩하게 나라를 지키는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하고 든든하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과 '임 병장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병영문화 개선 차원에서 국방부가 병사들의 평일·휴일 면회제도를 도입한 이후 GOP 부대에서도 면회객을 볼 수 있는 새로운 풍경이다.
그동안 최전방 GOP 부대는 남방한계선 철책을 지키는 근무 특성과 외진 곳이라는 지리적 특성 탓에 그동안 면회가 허용되지 않았다.
1일 제1야전군 사령부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6월 말까지 예하 전방부대에서 시행된 평일·주말 면회 장병은 1천937명이고, 부모 등 면회객은 3천199명에 이른다.
유형별로는 최전방 GOP 부대의 주말 면회 장병이 1천464명으로, '페바(FEBA : Forward Edge of Battle Area)' 부대의 평일 면회 장병 473명보다 3배가량 많았다.
GOP 면회는 부대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일주일, 최소 2∼3일 전에 신청해야 한다. 면회 예정 병사의 근무를 조정하고 민통선 출입을 위한 절차를 밟는 등 사전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전방 GOP를 제외한 나머지 부대는 평일에도 장병 면회가 가능하다.
지난 17일 육군 15사단 예하 부대에 근무하는 아들을 평일에 면회한 정모(51·여·경기 군포시)씨는 "최근 휴가 나온 아들이 복귀하면서 안경을 집에 놔두고 가 평일에 면회를 다녀왔다"며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 평일 면회가 가능해져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군부대 한 관계자는 "GOP 부대의 주말 면회와 일반 부대의 평일 면회 허용이 사기를 북돋우는 데 큰 도움이 되고, 구타·가혹행위 등 병영 내 부조리 근절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