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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시

    소버린 언론플레이에 맞장구 치는 주식시장

    • 2005-02-2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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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플레이 한번에 주가 상한…''묻지마 투자'' 행태 지적도

    (이미지=소버린 자산운용 홈페이지)

     


    유럽계 투자펀드 소버린 자산운용이 SK에 이어 이번에는 LG를 대상으로 새롭게 판을 벌이고 있다.

    전격적으로 LG 지분을 대량 매집한 뒤 대대적인 LG 띄우기에 나선 것이다.

    소버린은 18일 공시는 물론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며 자신들이 LG 지분을 대량 매입한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소버린, "LG, 우수한 지배구조의 선구자" 등 도 넘는 호의

    또 21일엔는 기자회견까지 열어 LG에 대해 ''가장 진보적인 그룹'', ''우수한 지배구조의 선구자''라는 식의 극찬에 가까운 찬사를 쏟아냈다.

    소버린은 특히 구본무 회장 일가의 리더십에 경의까지 표하며 도를 넘는 호의를 보였다.

    더이상 SK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며 독설을 퍼붓던 소버린이 아니었다. 물론 소버린의 이런 행동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적이고 계산된 행동이다.

    SK에 대해서는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약점을 파고들었듯이 지배구조가 투명한 LG에 대해서는 오히려 ''애드벌룬 띄우기''라는 전략을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두가지 경우에서 주목할 것은 이런 다양한 전략을 성공시키는 소버린의 언론 플레이다.

    소버린은 SK와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상황이 있을때마다 보도자료나 기자회견을 통해 의도적으로 시장의 반응을 유도해왔다.

    "손바닥은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소버린, 언론 플레이 활용

    이번 역시 공시만으로 가능한데도 보도자료 배포는 물론 기자회견까지 자처하고 나섰다.

    실제로 이런 언론플레이는 시장에 영향을 미쳐 그때마다 주가가 출렁거렸고 소버린은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겨왔다.

    이 때문에 소버린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시장을 왜곡시키는 불공정 행위라며 처벌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SK와 LG와 관련한 소버린의 행태를 보면 이런 주장들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손바닥은 서로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점이다.

    소버린의 의도대로 춤을 추는 국내 주식시장의 과민한 반응 역시 이런 행태를 부추긴 측면이 없지 않다.

    21일 소버린의 기자회견이 있은 뒤 LG주가가 순식간에 상한가까지 치고 올라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외국인 투자가 증시의 절반 가까이 이르는 상황에서 외국 펀드의 움직임에 민감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얘기가 있을 수 있다.

    또 수익이 날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 따라가지 않을 수 있냐는 주장도 가능하다.

    소버린, ''이익 위해 시장 개입'' 지적…''묻지마 투자'' 행태도 반성해야

    하지만 주식 가치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없는 이런 ''묻지마 투자''는 결과적으로 우리 증시를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비난하는 외국계 펀드들의 이른바 우회적인 시장 개입을 가능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소버린의 행태를 비난하기에 앞서 우리 자신의 투자 행태를 되짚어 봐야 한다.

    냉철한 판단없이 외국계 펀드들의 의도에 휘말리는 한 소버린의 의도적인 주가 끌어올리기 행태는 계속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자의 창/이원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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