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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온도 조절기 '똑딱이' 설치해 식품 납품업체 적발



광주

    가짜 온도 조절기 '똑딱이' 설치해 식품 납품업체 적발

     

    유류비를 줄이기 위해 가짜 온도 조절기를 설치한 뒤 상온 상태로 22억 대의 냉동 식자재를 유통한 물류업체 대표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24일 광주 광산 경찰서는 변질 우려가 있는 상온 상태에서 냉동식품을 유명 식품회사와 대형 마트 등에 유통한 K 물류 회사 대표 L(61) 씨와 식자재 유통업체 대표 P(39) 씨 등 총 31명을 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냉동 탑차의 유류비를 아끼려 가짜 온도 조절기 이른바 '똑딱이'로 온도를 조작해 놓고 냉각 장치를 작동하지 않은 채 변질 우려가 있는 상온 상태에서 냉동 만두와 육가공 제품 등 냉동식품 57톤, 시가 22억7천만 원 상당을 유명 식품회사와 대형 마트 등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K 물류 회사는 주로 A 식품 냉동식품 가공 공장인 충남 공장에서 제조된 냉동만두 등을 경기도 시화 물류센터에서 싣고 나와 전남 담양의 호남물류센터로 운송하는 업체로, 유류비 절감을 위해 냉동 탑차의 냉각장치를 작동하지 않은 채 운행해 오다가 적발됐다.

    경찰 조사 결과 물류회사 대표 L 씨 등은 식품검수 과정을 통과하기 위해 화물차 내 키박스 아래에 온도 조작이 가능한 일명 '똑딱이'를 설치, 식품 운송 과정에서 냉동상태가 유지된 것처럼 조작한 온도 기록지를 제출해 물류센터 검수 직원의 눈을 속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 안전한 유통을 위한 안전장치로 냉동·냉장식품은 30분 단위로 자동 기록되는 화물칸의 온도 기록지를 출력해 식품 검수 시 제출하게 돼 있으나, 이들은 유류비 절감을 위해 화물칸의 실제 온도와 무관하게 조작이 가능한 온도조작기를 설치해 온도기록을 세탁해 온 것으로, 현장 단속 당시 측정 결과 화물칸 온도는 영상 0도에서 영하 6도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설치한 가변 저항기 일명 '똑딱이'는 간이 똑딱이 스위치와 온도를 설정하는 다이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가변저항기를 냉동 탑차에 설치된 냉각기 온도 센서와 연결해 냉각장치를 가동하지 않고서도 운전석에서 설정한 영하 18도~20도로 기록 유지되도록 조작한 것이다.

    K 물류 회사는 운송료 절감을 위해 불법 온도 조작 장치인 일명 '똑딱이'를 설치해 놓고 운송기사들에게 사용법까지 알려주며, 불법을 조장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K 물류 회사 한 기사는 냉각장치를 가동하지 않으면 경기도에서 광주권 구간을 운행하는데 유류비가 20~30% 이상(1일 왕복 기준 3~5만 원 절감 효과) 덜 들어간다며, 기사들은 월급 받는 입장이라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경찰에서 진술하기도 했다.

    K 물류 회사에서 이런 수법으로 지난 8월 한 달간 호남지역 물류센터에 운송한 냉동식품 물량만 해도 총 57톤, 시가 22억2천만 원 상당으로 확인되어, 연간 물량이 684톤, 시가 264억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산적 등 차례·명절 음식 재료로 이용되는 햄, 만두 등 냉동식품이 일교차가 큰 시기에 변질 우려가 있는 상온 상태에서 유명 대형 마트 등을 통해 유통되어 학교, 병원 등 단체급식소와 국민의 식탁에까지 오른 것이다.

    광주 보건환경연구 측은 "냉동식품은 제품생산부터 운송 과정까지 영하 18도 이하를 유지해야 하는데, 상온 상태에서 식자재를 유통하면 식중독 중독균인 살모넬라균, 황색포도상구균 등 증식 우려가 커질 뿐 아니라, 유통기한 자체가 의미가 없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광주 전남의 냉동·냉장식품 물류회사 및 대형 식자재 납품업체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일명 '똑딱이' 유통 경로에 대해서도 추적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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