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세포 내 칼슘 이온 조절을 설명하는 3D 이미지.(사진=IBS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단장 신희섭)은 허원도 그룹리더(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빛으로 살아 있는 생체 내 칼슘이온 농도를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광(光)리모콘'으로 세포막의 칼슘이온 통로인 칼슘채널을 여닫을 수 있고, 효율성도 세계 최고 수준임을 확인했다며, 이번 기술이 적용된 쥐의 뇌에 빛을 쬐어 칼슘채널 개방을 유도함으로써 기억력을 2배 정도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칼슘이온은 세포성장은 물론, 신경전달이나 근육수축 등 거의 모든 생명현상에 관여하기 때문에 세포 내 칼슘이온이 부족해지면 인지장애, 운동실조(ataxia), 심장부정맥 등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세포에 빛을 쬐어 칼슘채널 개방을 유도해 기존 방법보다 5∼10배 많은 칼슘이온을 세포 안으로 유입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빛의 강도와 노출시간에 따라 칼슘이온 유입량과 잔류시간을 조절할 수 있고, 빛을 차단해 칼슘이온 농도를 낮추는 등 양방향 조절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청색 빛을 흡수하면 뭉치는 성질이 있는 식물의 광수용 단백질에 칼슘채널을 활성화하는 동물(인간) 조절단백질을 결합시켜 청색 빛을 받으면 칼슘채널을 여는 기능을 하도록 한 것.
연구팀은 이 같은 '광리모콘'이 있는 쥐와 없는 쥐에 청색 빛을 쬐어준 뒤 특정 방에 들어갈 때와 특정 소리가 날 때 전기충격을 주고 이를 얼마나 잘 기억하는지 조사한 결과, 광리모콘이 있는 쥐가 없는 쥐보다 2배 이상 기억을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브라피시와 줄기세포 등에서도 빛에 의한 칼슘이온 유입이 나타나 이번 기술이 다양한 곳에 사용될 수 있음을 뒷받침했다.
허원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살아있는 생체 내에서 칼슘이온 채널을 빛으로 제어한 것"이라며 "적외선이나 소형화한 광원을 이용한 칼슘이온 대사질환 치료법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도 그룹리더 연구팀과 KAIST 생명과학과 한용만·김대수 교수 연구팀이 함께 수행한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IF 41.51)지 온라인에 9월 15일자로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