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 먹이고 '기절놀이'…'엽기 폭행' 중학생 정식 재판에

지난해 학교폭력이 발생한 포항지역 모 중학교 전경(CBS자료사진)

지난해 포항지역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학생 간 집단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피의자 중 1명을 정식 재판에 넘기기로 했다.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은 특수강제추행·상해 등의 혐의로 윤모(16)군을 불구속 기소하고, 윤군과 함께 폭행과 괴롭힘에 가담한 정모(16)군 등 5명은 공동폭행 등의 혐의로 소년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윤군 등은 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같은 반이었던 A군을 주먹이나 무릎으로 때리거나 흉기로 손을 찌르고, 볼펜으로 몸에 낙서하는 등 집단으로 괴롭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치약이나 귤껍질, 흙이 섞인 눈 등을 강제로 먹이고, A군의 정수리 부분 머리카락을 자른 뒤 '잔디'를 자라게 한다며 물을 뿌리거나 샤프심을 잘게 부숴 머리에 뿌리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교실에서 A군의 바지를 내리게 한 뒤 돌아가며 음모를 뽑는 등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범행도 저질렀고, 교실에서 소위 '기절놀이'(시체놀이)를 하며 양손으로 A군의 목을 졸라 기절시키는 놀이도 했다.

학교폭력을 당한 A군은 후유증으로 정신병원 치료를 받았고, 지금은 뇌손상으로 병원 진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은 어린 청소년들의 사건이어서 기소에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괴롭힘의 유형과 정도, 피해 상황 등을 감안하면 정식재판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의자가 미성년자이고 범행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관할 법원 소년부에 송치하지만 범행 정도가 중할 경우 정식 재판에 넘길 수 있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학교는 검찰과 경찰이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펼치고, 지역자생단체가 CCTV를 설치하는 등 활발한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추진해온 학교여서 논란이 확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