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철원군 월정리역에는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녹슨 열차가 한 대 서 있다. 그 바로 옆에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고 씌여진 팻말이 덩그렇게 놓여있다.
지난 1914년 개통된 경원선(용산역~원산역)이 남북 분단으로 단절된 지 올해로 70년이 됐다. 현재 경원선 철길은 민간통제선 바깥쪽에 위치한 백마고지역에서 끊어진 상태다.
정부가 이번에 백마고지역에서 민통선을 지나 월정리역까지 철도 복원공사를 시작했다.
국토교통부는 4일 오전 11시 철원 백마고지역에서 경원선 남측구간 철도복원 기공식을 가졌다.
경원선 개통 101년, 남북 분단 70년만에 남북간 철길 가운데 가장 먼저 경원선 철도복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번 사업은 1단계로 경원선 백마고지역에서 850m 떨어진 민통선을 지나 철원역을 거쳐 월정리역까지 9.3km 구간에 단선철도를 복원하는 공사다.
오는 2017년 말 완공을 목표로 1,508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우리측 경원선 철길은 월정리역에서 남측 군사분계선까지 2.4km만 남게된다.
문제는 북한의 경원선 구간인데, 현재 북측 군사분계선에서 평강역까지 14.8km가 남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2017년말에 월정리역까지 복원되면 경원선 전체 구간 223.7km 가운데 17.2 km만 남게 된다"며 "남북간 합의가 이뤄질 경우 남은 구간을 복원하는데 4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DMZ과 북측구간 연결을 위한 남북간 협의를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 통일부에 전달한 공식적인 입장은 경원선 복원에 반대하지만 비공식 체널을 통해서는 논의할 가치가 있다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이 원산을 국제관광단지로 개발하기 위해 중국 투자설명회를 갖는 등 매우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우리 남한쪽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도 경원선 복원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