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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전경련이 광복절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유



기업/산업

    [행간] 전경련이 광복절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유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주제 들어보죠.

    ◆ 김성완> 요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8월 15일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는 뜻깊은 날이어서가 아니고요. 다른 뜻이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전경련이 광복절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유,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어제 전경련이 공동성명을 발표했죠. 그 내용과 관련된 거죠?

    ◆ 김성완> 관련이 있습니다. 전경련이 어제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주요 그룹 사장단 긴급회의를 열었거든요. 그 직후에 공동성명서를 발표를 했습니다. 성명서 내용을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크게 세 부분입니다. 현 경제상황의 어려움, 기업인의 다짐, 우리의 요구 이렇게인데요. 맨 앞 부분과 중간 부분은 그동안에 얘기 많이 들으셨을 것 같습니다. 우리 경제가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했다, 우리 기업인들이 나서서 열심히 노력하겠다, 이런 내용이고요. 핵심은 마지막 세번째 부분입니다. 우리의 요구가 담겨있는 건데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정부와 국회가 추경활성화와 규제개혁에 적극 나서달라 이거고요. 둘째, 광복 70주년을 맞아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다시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 드린다, 이거였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요구사항이 2개인데. 광복 70주년이라는 말이 딱 한 번 등장해요.

    ◆ 김성완> 맞습니다. 통틀어서 한 번 딱 등장합니다.

    ◇ 박재홍> 딱 한 번 등장했는데,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이렇게 애타게 기다리는 이유, 무슨 관련이 있다는 말씀인가요?

    ◆ 김성완> 원래 본문보다 주석에 더 핵심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이런 얘기하잖아요. 주석이 더 중요하다, 이승철 상근 부회장이 주석을 달아줬는데요.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담은 우리의 요구가 무슨 의미냐. 내용인즉슨 광복 70주년을 맞아서 기업인 특사를 해달라 이겁니다. 현재 SK그룹 최태원 회장, CJ그룹 이재현 회장 등등해서 복역 중이거나 재판을 받고 있는 기업인이 줄잡아 한 10여 명 되거든요. 그 기업인들을 석방하고 사면해달라, 이런 내용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성명서에서 ‘특사를 해 주십시오.’ 명확하게 밝히면 되지 해석에 주석까지 달아가지고 이렇게 할 필요가 있나요?

    ◆ 김성완> 그게 오늘의 첫번째 행간이 될 것 같은데요. 세 가지 이유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첫째, 훗날을 도모하기 위해서입니다. 무슨 의미냐면요. 우리 사회에 힘 있는 사람들이 가장 즐겨쓰는 말이 뭔지 아십니까?

    ◇ 박재홍> 검토해보겠다?

    ◆ 김성완> 맞습니다.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습니다.’ ‘제가 실무자를 불러서 아주 심하게 야단을 치겠습니다’. ‘왜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겁니다. 나중에 ‘왜 약속한 대로 안 하십니까?’ 이렇게 따지면 뭐라고 하는지 아십니까? ‘검토해 봤더니요.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있더라고요.’ 이렇게 얘기한다든가 아니면 ‘우리가 아무리 지시한다고 요즘 실무자들이 말 듣습니까?’ 이렇게 얘기하면서 빠져나갑니다. 그런 상황하고 똑같습니다. 사면 얘기를 꺼냈다가 만약에 문제가 생긴다 그러면 전경련 사장단은 우리는 사면의 ‘사’ 자도 안 꺼냈습니다. 그런데 부회장이 마음대로 해석을 했더군요.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책임회피를 할 수 있다는 거죠.

    ◇ 박재홍> 아, 피해갈 구멍을 만들었다.

    ◆ 김성완> 사면의 ‘사’ 자도 안 꺼냈다, 이겁니다.

    ◇ 박재홍> 또 다른 이유는요?

    ◆ 김성완> 둘째는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기 위해서입니다.

    ◇ 박재홍> 대통령의 심기요?

    ◆ 김성완> 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터진 직후에 박 대통령이 어떻게 했습니까? 첫 언급이 나왔었던 게 성완종 사면은 국민도 납득하기 어려울 거다, 이 말이었습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기업인 사면 문제로 관심을 돌려버렸는데요. 그러면서 특별사면의 두 가지 원칙을 밝혔습니다. 두 가지 원칙이 뭐냐하면 법치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특별하고 국가가 구제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그리고 국민적 합의가 있을 때. 이 두 가지를 충족할 때 사면을 검토해볼 수 있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에 사면을 딱 한 번 했거든요. 다른 정부 때는 지금 이쯤이면 몇 번 했어야 하는데. 그만큼 사면을 짜게 했는데.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터진 직후에 그 원칙을 두 가지로 이렇게 밝힌 겁니다. 요즘 박 대통령의 심기가 가뜩이나 불편하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그런데 이럴 때 사면 얘기를 분위기 파악 못하고 잘못 꺼냈다가는 국물도 없다, 이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장단들이 사면의 ‘사’ 자를 꺼내지 않고 부회장이 주석을 달도록 해놨다 이겁니다. 마지막 세번째 이유는 여론의 역풍을 우려해서입니다. 기업인 사면이 불발된 이유를 생각해보면 다 아실 것 같은데요. 국민의 반대여론이 높았던 탓도 있었지만 기업인들이 자처한 측면이 훨씬 더 강합니다. 올해 4월에도 얘기가 나올 무렵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터졌었고요. 그 이전에는 땅콩회항 사태가 벌어졌잖아요. 기업인들에 대해서 굉장히 안 좋은 감정들이 생겨났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감히 사면 얘기를 꺼낼 수가 없었던 거죠. 그 무렵쯤에 전경련 내부, 기업들 사이에서 ‘야, 이 정부에서는 이제 사면 다 물 건너갔다.’ 이런 얘기가 그때 나왔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사면 얘기를 꺼내게 되면 다시 반대여론이 일어날까 걱정이 돼서, 그래서 사면의 ‘사’ 자도 얘기를 못 꺼냈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여론 눈치도 있고 또 대통령의 심기도 불편하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스럽게 사면 얘기를 꺼낸 건데. 하지만 전경련 사장단 성명까지 발표했을 정도면 그래도 일말이라도 특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광복절 특사’ 표현이 나오는 게 아닐까요?

    ◆ 김성완> 맞습니다. 전경련이 바보겠습니까? 그렇지 않거든요. 왜냐하면 그럴 분위기가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 말을 꺼낸 겁니다. 전경련한테는 가장 든든한 우군이 버티고 있습니다.

    ◇ 박재홍> 누구인가요?

    ◆ 김성완> 박근혜 정부 들어서서 기업인 특사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장관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 지금 현 총리입니다. 작년 9월 기업인 사면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이 바로 황교안 총리였습니다. 과거 로펌 재직 시절에 이번 인사청문회 때 드러났지만 기업인 사면을 자문했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기도 해서 굉장히 시끄럽기도 했었고요. 그리고 두번째로 사면에 적극적이었던 사람, 누군지 아마 기억하실 거예요, 그거는.

    ◇ 박재홍> 최경환 경제부총리죠.

    ◆ 김성완> 맞습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사면 얘기를 꺼내니까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면서 맞장구를 쳐준 사람이 바로 최경환 부총리였습니다.

    ◇ 박재홍> 최소한 두 분은 공감대가 있네요, 그러면.

    ◆ 김성완> 대통령만 빼면 사실은 다 우군이다, 이렇게 봐도 무방할 것 같은데요. 이 2명 우군의 지원사격과 광복 70주년이라는 특별한 의미, 거기에는 국민적인 용서나 이런 것도 포함되겠죠. 그리고 경제살리기에 올인한 박근혜 대통령. 이 그림을 맞춰보다 보면 뭔가 사면이 좀 될 가능성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에 어떤 그림을 누가 어떻게 그릴지 한 번 지켜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성완 씨였어요.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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