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CBS 김진오 선임기자
앵커) 김진오의 눈… 김 기자, 어서 오세요.
▶ 오늘 가장 뜨거운 뉴스는 무엇인가요?
(사진=청와대 제공)
= 예, '폭풍전야' 입니다.
6·25한국전쟁 65주년인 오늘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의도 정치권이 폭풍전야의 모습입니다.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개정된 국회법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이유인데 헌법 학자들에 따라 의견이 갈립니다.
어쨌든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게 되면 그 순간부터 정치권은 폭풍 속으로 빠져듭니다.
박 대통령이 오늘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국회법 개정안을 국회로 환부하면 일단 정의화 국회의장은 재의를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 의장은 어제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한 뒤 거부권이 행사되면 재의에 부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바로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재의에 부칠 것인지, 아니면 자동 폐기하는 수순을 밝을 것인지를 논의합니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재의에 붙이지 않고 자동 폐기하자는 쪽입니다.
반면에 친박 강경파 의원들은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에 부친 뒤 본회의에서 부결시키자는 입장입니다.
야당은 물론 본회의에서 다시 표결하자고 맞설 계획입니다.
▶ 그럼 어떻게 되나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예, 유승민의 운명입니다.
국회법 개정안이 청와대에서 거부된다는 것은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지도부, 특히 유승민 원내대표를 불신임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유승민 지지파와 친박 강경파는 어젯밤 별도의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오늘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입지를 놓고 상반된 입장이 부딪칠 수 있습니다.
유승민 지지파, 이른바 비박계는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에 부치지 말고 김무성 대표의 발언처럼 뭉개버리자는 입장을 낼 것입니다.
반면 친박 강경파는 재의에 부치자는 의견을 개진하며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할 방침입니다.
친박의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의 입장이 아주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청와대와 친박계는 왜 유승민을 쫓아내려고 하느냐에 의문을 가질 법도 한데 표면적으로는 청와대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야당의 입장을 들어줌으로써 청와대를 곤혹스럽게 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내부적으로는 유승민 대표가 박 대통령의 눈 밖에 난지 오래로 유승민을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승민 원내대표와 김무성 대표에게 내년 총선의 공천권을 맡길 수 없다는 뜻도 담겨 있다는 해석입니다.
김 대표가 유승민 원내대표를 떠받치고 있는 것도 '순망치한'의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자신과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청와대의 의중을 간파했기 때문입니다.
멀게는 총선의 공천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입니다. 대단들 하죠.
▶ 어제 대통령이 메르스 사과를 할 시점이라고 보도했는데 과연 할까요?= 예, 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를 눈여겨 봐야할 이유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외에 하나 더 있다면 메르스 사태에 대한 사과 여부입니다.
그런데 메르스 사태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어제 대통령의 사과 여부와 관련해 "메르스 퇴치가 우선"이라고 말했고 친박계 의원도 "오늘은 사과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어제도 "메르스가 낙타에서 시작된 신종 감염병이어서 대비가 부족했다"고만 언급하며 정부의 초동 대응 실패와 무능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심재철, 정두언 의원 등 여당 내 비박계 의원들은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가 반성문을 써야 한다"며 사과 요구를 하고 있으나 청와대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사과는 무책임과 무능에 대한 사과인지라 청와대가 머뭇거릴 수도 있는데 세월호 참사 때도 실기를 했다가 눈물의 사과를 했습니다.
▶ 메르스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서울시가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 PC방에서 방역 소독작업을 실시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 예, 지역감염입니다.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메르스 환자가 20명에 육박하면서 이미 '지역 전파' 국면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평택에서 현직 경찰로 근무하던 119번 환자의 감염 경로는 2주 넘게 미궁에 빠져있고 삼성병원의 177번 환자를 비롯해 암병동에서 가족을 간병했던 166번 환자, 외래 진료중 감염된 115번·141번·174번 등 세 명의 환자까지 줄잡아 10명 이상의 감염 경로가 수수께끼입니다.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최재욱 교수는 "병원 내 감염이 아닌 지역 감염의 시그널일 수 있으며 감염관리통제망이 지금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지역사회 감염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3차 유행, 4차 감염이 현실화 되고 있는 만큼 오늘과 내일의 메르스 환자 발생과 감염 경로 파악이 너무 너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 오늘 주목할 곳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종걸 원내대표 주재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조정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 예, 콩가루 집안의 의총입니다.
청와대가 법안이 통과된 이후 여야 합의를 통해 다시 수정해 보낸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한다는 것은 야당이 얼마나 무능했으면, 아니 야당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그럴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조금만 더 유능하고 강력한 야당만 있어도 청와대가 이렇게 까지 국회를 무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대표가 야당 대표가 된 이후에도 야당의 무능과 혼란은 여전하고 이전에 비해 결코 덜하지 않은데요.
오늘 의원총회가 그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것입니다.
새정치연합은 오늘 의원총회를 여는데 최재성 사무총장 인선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문 대표의 최재성 사무총장 강행에 대해 반기를 들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당분간 최고위에 불참하겠다고 밝혔으며 김관영 수석사무부총장과 박광온 비서실장도 일단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문 대표는 어떠한 당 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내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정면 충돌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콩가루 집안에서 청와대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에 맞설 뾰족한 대책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연목구어'일 것입니다.
▶ 또 관심을 가져볼 곳은 어디죠?
개그콘서트 민상토론. (방송화면 캡처)
= 예, 국민연금입니다.
국민연금이 오늘 SK와 SK C&C 합병을 반대하는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이런 결정을 내리고 오늘 합병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지기로 한 것인데 합병을 막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의 SK 합병 반대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내는가입니다.
삼성그룹 측에서는 국민연금이 SK 때와는 다를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만약 국민연금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해서도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결정한다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물건너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삼성은 국민연금 기금운영위원회를 상대로 다각도의 설득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의 지분 10.15%나 보유해 단일 최대주주입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주주총회는 다음달 17일입니다.
▶ 어떤 뉴스를 짚고 싶습니까?= 예, '민상토론' 입니다.
주일 밤 KBS 개그콘서트의 시사 풍자 코너 '민상토론'이 지난 주에 결방돼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는데 이유를 봤더니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심위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았습니다.
방심위 산하 방송심의소위는 어제 '민상토론'에 품위유지 조항을 적용해 행정지도 '의견제시'를 확정했습니다.
지난 14일 방송된 '민상토론'이 정부를 일방적으로 비판했다는 변희재 씨의 심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인데요.
당시 '민상토론'은 메르스 사태에 대처하는 박근혜 정부의 미흡한 위기 관리 능력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지난 4월 초 첫 선을 보인 개그콘서트 민상토론은 정치적·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사안들을 재치 있는 언어와 풍자로 비꼬며 갈들을 풀어준다는 호평 받았습니다.
전두환 정권 때는 전 전 대통령을 빼닮은 코메디언의 방송 출연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