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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사과한 날이 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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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부회장, 사과한 날이 하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삼성은 삼성서울병원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와 함께 그룹 차원의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박종민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공교롭게도 마흔 일곱 번째 생일날이었다.

    기뻐해야 할 날에 가장 힘들고 괴로운 순간을 맞이했다.

    A4 용지 석장분량의 짧지 않은 사과문에는 사죄에서부터 죄송, 참담, 통감과 같은 단어들에서 고심한 흔적이 배어있었다.

    이 부회장은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과 고통을 얘기하면서 1년 넘게 입원중인 자신의 아버지 이건희 회장 얘기도 꺼냈다.

    간간히 떨리고 눈시울도 붉어진 이 부회장은 발표장을 들어갈 때나 나올 때나 깊이 고개를 숙였다.

    이번 메르스 사태가 진행되면서 삼성서울병원이 환자를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한 진앙지가 된 데 대해 엄청난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이 같은 분위기속에 이 부회장이 직접 국민 앞에 나와 사과를 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고 부담일 수 밖에 없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날 삼성은 삼성서울병원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와 함께 그룹 차원의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박종민기자

     

    실질적인 삼성그룹의 수장으로서의 면모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기 위해 나온 것이라는 해석이다.

    즉 대표성과 책임감을 확실히 보여주는 자리가 됐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날 전격적인 사과로 비쳐지긴 했지만 삼성측으로서는 이 부회장의 직접적인 대국민 사과 D-day를 고심해 왔고 어느 정도 진정국면에 접어든 시기를 택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발표를 앞두고 지원대책 등에 대한 준비로 다소 시간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날 발표에서는 사과와 함께 환자를 끝까지 치료하겠다는 상징적인 표현만 있을 뿐 구체적인 지원 조치와 관련해 그 규모나 액수는 언급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사과는 ‘이제부터 시작’임을 알리는 싸인일 수 있다.

    이 부회장에게는 지금 삼성이 국민의 신뢰를 다시 찾고 최고의 기업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갑절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지금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예기치 않은 복병 엘리엇을 만나 창과 방패의 힘겨운 싸움을 주고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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