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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 이어 '중남미로 가라'는 말로 들리는 대통령의 발언

 

박근혜 대통령이 23일(우리시간)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리 창업 인력의 중남미 진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과 칠레는 창업인력 교류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창업 프로그램 개발과 청년 창업가의 파견을 지원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한국 젊은이들이 칠레에서 쉽게 창업할 수 있게, 창업 프로그램을 함께 개발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국 청년들의 중남미 창업 프로그램이다.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청년 창업팀 90여개, 최대 180명이 중남미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 칠레가 청년층의 취업과 어학연수를 병행하는 '워킹홀리데이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우리 청년 인력을 칠레로 보낼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 중동을 순방해 청년들에게 중동으로 가라고 했던 발언과 같은 맥락으로 '청년들이여, 중남미로 가라'는 말로 들릴 수도 있다.

청년 일자리가 너무 부족하고 청년 실업률이 11%를 넘어설 정도로 심각하기 때문에 중동이나 중남미로 가 일자리를 개척하라는 도전자 정신을 강조한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청년들은 "중동에 가라"는 발언에 이어 이번에는 '중남미로 가라'라는 말이냐고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지난 3월 대통령의 중동으로 가라는 발언 이후 네티즌들은 "당신들이나 가세요"라는 등의 비난 댓글로 부글부글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만찬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월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7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대한민국에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중동 진출을 해보라"며 "다 어디 갔느냐고, 다 중동갔다"고 지시했다. 참석자들이 웃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70년대 오일쇼크 때 기회인 줄 모르고 좌절하고 지나가버렸으면 오늘의 번영도 없었을 것이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며 이것이 바로 하늘의 메시지"라고까지 말했다.

제2의 중동붐을 조성해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는 설명과 지시를 하면서 나온 대통령의 어록이었다.

정부는 제2 중동붐 조성을 위해 해외건설에 5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RELNEWS:right}

대통령의 이런 중동 발언 때문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유탄'을 맞았다.

김 대표가 지난 3월 23일 서울 신림동 고시촌을 찾아오자 일부 청년단체 회원들은 "청년들을 중동으로 보내라니, 니가 가라"라는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른바 '중동 붐'은 1970~80년대 한국 경제를 성장시키는 한 축이었으나 지금의 중동은 일자리를 만들어 놓고 한국청년을 기다리는 '기회의 땅'이 아니다. 정정 불안의 땅이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2014년 전 세계 청년 실업률은 13.1%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 및 북아프리카가 29.5%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은 중남미 국가들의 청년 실업률이 높다.

2011년 이집트와 리비아 등을 휩쓴 '아랍의 봄' 시위가 바로 청년들의 좌절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다.

청년들의 백수시대가 전 세계적인 현상 속에서 우리 청년들이 중동이나 중남미로 가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중동으로 가라"는 발언에 이어 '중남미로 가라'로 들릴 수 있는 박 대통령의 발언이 그래서 인터넷 상에서 논란이 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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