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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가 수상한가요?" 스파이앱 설치 40명 입건



전북

    "배우자가 수상한가요?" 스파이앱 설치 40명 입건

    불법 '스파이 앱'이 설치되면 해당 스마트폰의 모든 통화내역을 상대방이 확인할 수 있다. 'in'은 수신, 'missed'는 부재중, 'out'은 발신통화 내역.

     

    "배우자가 수상하다가 느끼시나요? 외도 증거 확보를 위해 먼저 핸드폰 어플로 확증을 잡는 게 첫 단추입니다."

    남편의 외도가 의심됐지만 증거를 찾을 수 없던 이모(43) 씨. 외도했냐고 추궁하면 의부증 환자 취급을 받던 차에 이씨는 인터넷 카페에서 이같은 홍보 문구를 봤다.

    통화 내역 뿐 아니라 통화내용을 자동 녹음해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알 수 있고 문자메시지와 사진, 동영상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말에 혹했다. 이씨는 보름 간 사용료 49만8,000원을 주고 도청 어플리케이션을 구매했다.

    흥신소 운영업자 조모(39) 씨는 이 씨같은 이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3월 1일부터 지난달 18일까지 1년여 간 불법 도청 어플(일명 스파이앱)을 판매했다.

    경찰이 조씨의 계좌 압수수색을 통해 확인한 구매자만 40명이고, 조씨는 이로 인해 6,230만 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설치방법은 간단했다. 조씨 측에서 스마트폰 문자나 SNS를 통해 보낸 인터넷 주소(URL)을 클릭하기만 하면 배우자 등의 스마트폰에 스파이앱이 설치됐다.

    스파이앱을 구매한 이의 스마트폰에는 일종의 관리자 어플을 설치했는데 업계에서는 이를 '감독폰'이라 칭했고, 스파이앱이 깔린 스마트폰은 '선수폰'이라고 불렀다.

    스파이앱이 깔린 선수폰의 통화내역과 통화내용 녹음, 문자메시지와 사진, 동영상 등을 감독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씨는 중국 심양에 설치한 인터넷 서버를 통해 '선수폰'에서 이뤄지는 통화 내역과 녹음파일, 문자메시지, 사진과 동영상까지 '감독폰' 소지자가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

    조씨는 온라인에만 그치지 않고 의뢰자들의 요구가 있으면 웃돈을 받고 오프라인에서 미행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파이앱을 구매한 이들은 대부분 주부나 자영업자였고, 여자와 남자 비율은 6대 4정도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같은 범죄가 지속적으로 있어 왔지만 지난 2월말 간통죄 폐지 이후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조씨의 경우 올해 1~2월 사이 스파이앱 10건을 판매했지만, 간통죄 폐지 이후인 지난달 1일부터 10일 사이 5건을 팔아 수요가 3배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적발해 응당한 조치를 취하려던 구매자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법적 처벌을 받게 됐다.

    전북지방경찰청 선원 사이버수사대장은 "불법 스파이앱을 통해 취합한 증거는 민사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될 수 없다"며 "오히려 배우자 등의 비밀을 들춰냈기 때문에 처벌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13일 조씨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조씨에게 스파이앱을 구매한 이씨 등 1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하는 한편 나머지 구매자 29명도 조만간 입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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