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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염경엽 "(강)정호야, 벤치 설움까지 이겨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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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 염경엽 "(강)정호야, 벤치 설움까지 이겨내라"

    '정호야, 조금만 더 견뎌라'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옛 제자 피츠버그 강정호(왼쪽)에 대해 애정어린 조언을 건넨 넥센 염경엽 감독.(자료사진=피츠버그, 넥센)

     

    한국 프로야구 출신 최초의 메이저리거 타자 강정호(28 · 피츠버그)의 첫 선발 출전은 언제가 될까.

    강정호는 10일(한국 시각) 신시내티와 원정 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있다가 경기 후반에야 그라운드를 밟았다. 2-2로 맞선 9회말 수비 때 조디 머서를 대신해 유격수를 맡았다.

    메이저리그(MLB) 수비 데뷔전이다. 무난했다. 강정호는 무사 2루에서 데빈 메소라코의 빗맞은 땅볼을 잡아 1루로 송구해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이후로는 타구가 오지 않았다. 이어진 1사 1, 3루에서 우익수 그레고리 폴랑코의 포구 실책으로 경기가 끝났다.

    전날 강정호는 MLB 데뷔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선발이 아닌 대타였다. 신시내티와 4-4로 맞선 8회 1사에서 투수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네 번째 투수 점보 디아즈의 97마일(약 156km) 바깥쪽 빠지는 패스트볼을 지켜본 강정호는 95마일(약 153km) 몸쪽 몰린 직구를 받아쳤다. 그러나 빗맞으면서 3루수에 잡혔다.

    사실 10일 경기는 출전 시간이 더 길 것이라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나왔다. 전날 경기가 연장 11회까지 갔고, 우천 지연으로 자정이 넘어서 끝났기 때문이다. 주전들의 체력과 컨디션 저하가 온다면 강정호가 선발 혹은 백업으로 나설 수 있었다.

    그러나 경기가 팽팽하게 흐르면서 9회말에야 기회가 왔다. 그나마도 끝내기 패배를 안으면서 경기 감각을 익힐 시간도 짧게 끝나버렸다. 강정호로서는 실전에서 무언가를 보여줄 게 없었다. 3경기 중 2경기에 나섰지만 1타석과 1이닝 수비만 했을 뿐이다.

    '노리던 공이었는데...' 피츠버그 강정호의 타격 모습.(자료사진=구단 홈페이지)

     

    그런 강정호를 보면서 누구보다 아쉬워 할 사람이 염경엽 넥센 감독이다. 지난해까지 강정호를 곁에서 지켜봐왔던 염 감독이다. 9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염 감독은 제자의 데뷔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염 감독은 "TV로 지켜봤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호가 좋아하는 코스였는데 힘이 들어갔는지 끝까지 뻗지 못하고 배트를 채더라"고 관전평을 내놨다. 염 감독은 "정호가 언제 대타를 해봤겠느냐"며 입맛을 다셨다. 잔뜩 기대를 했던 스승도 아쉬움이 진하게 남은 표정이었다.

    강정호는 2006년 넥센의 전신 현대에 입단해 2년 동안 백업 멤버였다. 30경기 출전, 35타석에만 들어섰다. 그러나 2008년부터 주전을 꿰차 지난해까지 7시즌 872경기, 매해 100경기 이상 뛰었다.

    염 감독은 "정호가 앞으로 적잖게 대수비나 대타로 나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벤치에 있을 시간이 많아질 텐데 그때도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이다.

    '이렇게 하면 MLB에서도 통한다' 염경엽 넥센 감독(왼쪽)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합동 훈련한 강정호에게 수비 동작을 지도하는 모습.(자료사진=넥센)

     

    "나도 선수 은퇴 무렵에는 거의 백업으로 뛰었다"고 털어놓은 염 감독은 "대수비나 대타여도 경기를 잘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흐름을 지켜보면서 언제 나갈지를 예상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염 감독은 "그냥 나가는 것보다 나갈 때에 맞춰 긴장과 집중도를 높여야 짧은 시간에 자신의 경기력을 끌어올려 보여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염 감독은 MLB에서 강정호의 성공을 확신해왔다. 그 믿음은 변함이 없다. 염 감독은 "벤치에서 타이밍을 기다리는 시간이 힘들고 자존심이 상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정호는 워낙 낙천적인 성격이라 잘 이겨내고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이런 가운데 강정호가 이번 주말 선발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지 매체 피츠버그 포스트 가젯은 10일 "주말 밀워키와 3연전 중 강정호를 선발 라인업에 넣어볼 생각"이라는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스승 염 감독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 대로 기다리면서 기회를 노려야 하는 강정호다. 주전을 꿰차기 위해서는 찾아온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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