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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장 변호인 "개인문제치부, 군은 잘못없다?"



국방/외교

    임병장 변호인 "개인문제치부, 군은 잘못없다?"

    사형 나와 항소하는 것 아냐, 객관적 사실 먼저 밝혀야

    - 생포 직전 자살시도, 마지막 변론에 괴로워하고 후회
    - 당연히 반성하고 더 깊은 후회하는데 반성 않는다는 재판부, 이해 안가
    - “유족들에게 무슨 염치가 있어서 이런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며 후회
    - 인격 붕괴, 그림 보며 감정 폭발해 벌어진 일
    - 왕따로 해석할수 있는 일 있었다는 증인 있었는데 재판부 인정 안 해
    - 군사법원, 개인의 문제로 치부, 군은 잘못 없다는 취지
    - 사형 나와 항소 하는 것 아냐, 객관적 사실을 먼저 밝혀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2월 3일 (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정민 (임병장 변호인)


    ◇ 정관용> 지난 6월 강원도 전방 GOP에서 총기 난사 해 동료 5명 목숨 앗아간 임 모 병장, 오늘 군사법원이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계획적 범행이었다. 또 반성하지도 않고 있다’ 이런 이유인데 변호인은 ‘재판부가 군대 내의 왕따, 괴롭힘 현상 등은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죄가 무겁고 중형을 피할 수 없지만 재판부가 선거를 하면서 부대 내의 따돌림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 문제가 있다, 이런 지적인데요. 자세한 이야기, 임 병장의 변호인 김정민 변호사를 연결합니다. 김 변호사, 나와 계시죠?

    ◆ 김정민>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법원에서 판결할 때는 ‘이게 계획된 범행이다. 그리고 반성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밝혔는데 거기에 동의 못하십니까?

    ◆ 김정민> 그렇죠. 반성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근거로 해서 그렇게 얘기했는지 모르겠고요. 일부 짧은 시간에 벌어진 우발범죄가 아닌 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게 계획범죄다, 비난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본 것도 좀 무리가 있는 견해 같아요.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재판부가 밝히기는 ‘지난 6개월간 단 한 장의 반성문도 제출하지 않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았고 자신의 고통과 억울함만을 호소했다’ 이렇게 밝히고 있는데요?

    ◆ 김정민> 그 반성문이라는 것은 참 어처구니없는 얘기인데요. 이게 사형판결의 이유를 설시하는 것 치고 너무 유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범행 직후에, 생포 직전에 자살을 시도했고 마지막 변론에서도 두 시간을 말을 잇지 못하면서 스스로 괴로워했고 누구보다도 이 사건에 대해서 지금 후회하고 있는데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 이거는 신이 아니면 그런 표현을 해선 안 되는 거죠. 그 마음을 누가 알겠습니까?

    ◇ 정관용> 김 변호사는 임 병장하고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누셨잖아요?

    ◆ 김정민> 네.

    ◇ 정관용> 여러 차례 반성을 하던가요?

    ◆ 김정민> 반성... 당연하고요. 반성보다도 더 깊은 마음은 후회죠. 시간을 되돌릴 수 있으면 되돌리고 싶다는 게 간략하게 말했지만 현재 심경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마지막 변론에서도 ‘유족들에게 무슨 염치가 있어서 이런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했거든요. 그리고 이런 중대범죄에서 극히 비이성적인 사람이 아니면 자기 죄를 후회하고 반성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거죠. 그것이 반성문으로 표현이 안 됐다... 지금 재판부의 판결 중에 제가 정말 어이없어 하는 게 그겁니다. 왕따도 무슨 왕따 결의문 같은 게 없으니까 왕따도 인정하지 못하는 거고 반성도 반성문이 없으니까 인정을 못한다는 것, 물론 반성문이 없다는 것을 하나의 이유로 들기는 했겠죠. 그것만으로 판단한 것은 법원도 아닐 겁니다. 그러나 누구도 함부로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 이런 표현을 할 수는 없는 겁니다. 저는 판사 시절에 그런 표현을 해 본 적이 없어요.

    ◇ 정관용> 좋고요. 그런데 이 사건이 5명 사망, 7명 부상 그리고 어떻게 보자면 비무장 상태의 전우들을 조준사격을 쏘고 쫓아가서 또 쏘고 이랬던 사건 아닙니까? 전 국민을 충격에 넣었던. 그런 의미에서 이건 우발적이라고 말하기 어렵고 계획된 범행이다, 이것은 어떻게 보세요?

    ◆ 김정민> 그것은 제가 누차 얘기했지만 단순 우발범죄는 분명히 아닙니다. 그러나 그게 오랫동안 쌓여서 터진 것이기 때문에 동기차원에서 보면 계획범죄라는 그런 비난가능성이 매우 높거든요. 그런데 장기간에 걸쳐서 고통을 받다가 계획범죄로 나갔다면 그건 계획범죄라는 이유만으로 엄벌하거나 비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건 이 사건에서 핵심이 아니라고 저는 계속 주장했던 거예요, 그래서.

    ◇ 정관용> 그러면 변호인 측에서는 사건의 핵심은 뭐라고 보십니까?

    ◆ 김정민> 제가 볼 때는 다수 간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에 대해서 집단적으로 그 사람을 인격적으로 대우하지 않다 보니까 한마디로 스스로 인격이 붕괴된 거죠.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그 그림을 보고는 그동안 조절됐던 감정이 폭발해서 벌어진 일이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본인을 조롱하는 듯한 그런 의미로 그려진 그 그림말이죠?

    ◆ 김정민> 그렇죠. 그것이 그동안 자기가 살아왔던 삶 속에서 자랐던 피해를 너무나 응축해서 표현을 해버린 거죠, 그 그림 속에서. 어떤 일종의 사이버공간 아니겠습니까, 그림이라는 것은? 현실세계에서도 괴롭힘을 당했는데 그들이 뒤에서 나 없는 상황에서 이런 그림을 그리면서 나를 조롱하고 있구나. 그러면 이건 누군가, 알 수도 없는 거거든요. 그러면 그동안 자기가 이 사람은 나하고 그래도 잘 지내왔고 이렇게 분류를 그런대로 해왔을 텐데 뒤에서 그런 그림을 보게 되면 엄청난 충격을 받겠죠. 내가 그동안 잘 지냈다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조차도 다 이렇게 나를 생각하는 건 아닐까. 그러니까 어떤 집단에 대한 극도의 배신감 같은 것을 느끼지 않겠습니까? 차라리 그게 누구인지를 안다면 그 사람한테만 향할 텐데, 분노가.

    ◇ 정관용> 그러니까 그런 장기간의 집단적 괴롭힘 내지는 집단적 따돌림 이런 것이 중요한 배경일 수 있다, 이런 주장이신데 재판부는 그걸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건가요?

    ◆ 김정민> 적어도 오늘 판결 이유에서는 설명하지 않았어요. 언급도 안 했습니다. 그게 참 저는 이해가 안 되는 게 학창시절의 그 따돌림에 대해서는 언급을 했습니다. 학창시절의 따돌림이라는 것은 충분한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그 부분은 오히려 쉽게 인정을 하면서 여러 증인이 나와서 물론 왕따가 있었다고 인정까지 한 것은 아니지만 왕따로 해석할 수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있었다라고 다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요. 그런 자기들이 법정에서 불러서 확인한 사실은 노코멘트하고 학창시절의 그것만 얘기를 한다, 너무 좀 안 맞는 것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그건 군사법원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렇게 보시는 겁니까?

    ◆ 김정민> 저희가 처음부터 우려했던 게 그거예요. 군사법원이 그 동안 군사법원뿐만 아니라 군대 전체가 그동안 자살사고나 그다음에 이런 총기사고에 대해서 어떻게든 이것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려는 경향이 있었어요. 이 문제도 역시 검찰의 최종 논고에서도 나왔지만 ‘남들은 충분히 견딜 수 있는데 개인적 이유 때문에 그거에 대해서 견디지 못하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혔다. 그러니까 너 자신의 잘못 때문이다’ 물론 그 잘못도 물론 있지만 주원인을 거기에 잡고 있는 거죠, 군에서는. 군은 잘못이 없다라는 취지예요, 말하자면.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면 우리 변호인 측은 어떤 정도의 형이 적절하다고 보시고 항소를 하겠다는 겁니까?

    ◆ 김정민> 저는 이 형에 대해서는 무기다, 사형이다라는 것은 객관적 사실을 먼저 밝힌 다음에 판단해봐야 될 문제입니다. 처음부터 제가 이 사건을 변론할 때 임 병장의 아버님한테 설명했던 게 그거거든요. 그건 저도 사형이 나와서 항소한다, 그건 아닙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객관적 사실 관계에 군부대 내에 있었던 집단적 장기간의 괴롭힘 부분이 언급되지 않은 것,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다, 이 말씀이군요.

    ◆ 김정민> 그렇죠.

    ◇ 정관용>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임 병장 변호인, 김정민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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