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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6년, 삶이 삶이 아냐"



사회 일반

    "용산 참사 6년, 삶이 삶이 아냐"

    용산 참사로 5년 만기 출소했는데, 경제인 가석방? 서민 두 번 죽이는 일

    - 용산 철거민 배후 혐의로 5년 실형 만기 출소
    - 2009년 용산 참사로 철거민 5명, 경찰 1명 희생
    - 그렇게 짧은 시간, 무자비하게 매뉴얼도 무시하고 진압할지 몰라
    - 숨진 우리 남편은 언제 돌아 오냐는 유족의 하소연
    - 진상규명, 명예회복, 지금까지 한 으로 남아 괴로워하고 있어
    - 철거민들 생계 현장 쫒겨 훨씬 낙후된 곳에서 살아
    - 남일당 철거 현장, 풀만 무성, 왜 무리하게 진압했는지 이해 안가
    - 무리한 강제 진압 책임자 가리고, 구속된 분들 명예회복 해야
    - 상가 세입자 1개월치 보상 올라간 것 빼고, 6년간 변한 것 없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1월 13일 (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남경남 (전 전국철거민연합 의장, 마지막 출소자)


    ◇ 정관용> 지난 2009년 발생했던 용산참사, 여러분 기억하시죠? 오는 20일이 되면 6주기를 맞이합니다. 유가족과 시민단체들 ‘오늘부터 추모주간을 갖고 용산참사 잊지 않겠다’ 선포하고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다시 요구하고 나섰는데 사건 관련 구속자들 가운데 마지막으로 5년 형기를 꽉 채워서 바로 엊그제, 지난 11일 출소한 분이 있습니다. 남경남 전 전국철거민연합 의장이신데요, 오늘 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남 의장님, 나와 계시죠?

    ◆ 남경남>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아이고, 고생하셨습니다. 5년 만기 출소...

    ◆ 남경남> (웃음) 감사합니다.

    ◇ 정관용> 당시 어떤 혐의로 수감되셨던 거죠?

    ◆ 남경남> 그때 용산참사가 터지고 제가 용산철거민들이 투쟁하게 만든 배후 혐의로 수감이 됐었죠. 거기에는 화염병에 관한 법률위반, 주거침입죄 등 해서 한 7, 8가지의 혐의를 씌워서 그때 구속이 됐던 겁니다. 최종적으로 5년형을 선고받고 이번에 출소를 하게 된 거죠, 만기 채우고.

    ◇ 정관용> 용산참사에 모두 몇 분이 희생되셨죠?

    ◆ 남경남> 철거민 분만 5분이 희생되고요. 또 경찰 한 분도 희생이 되셨죠.

    ◇ 정관용> 처음에 거기에 점거농성하고 막 이렇게 시작할 때부터 우리 남 의장님이 계셨습니까? 아니면 중간에 합류하셨습니까, 어떻게 됐습니까?

    ◆ 남경남> 그러니까 용산 분들이 상가세입자 분들인데 그분들이 개발이 되면서 대책위 결성할 때 그때부터 제가 함께 했었죠.

    ◇ 정관용> 그리고 그 경찰의 강제진압 그 현장에 바로 계셨나요?

    ◆ 남경남> 그때 현장에는 없었고요.

    ◇ 정관용> 아, 그러셨어요?

    ◆ 남경남> 네. 다른 데서 다른 볼 일들이 또 있어서 이렇게... 그리고 저는 그때 그날 저녁에 어떤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어요.

    ◇ 정관용> 다들 그랬죠, 사실.

    ◆ 남경남> 그리고 과거에 망루 투쟁을 다른 형태들도 많이 했었는데 그렇게 아주 짧은 시간에 그리고 또 그렇게 무자비하게... 아무런 자기들 나름대로의 매뉴얼도 무시하면서 그렇게 치고 들어올 줄은 꿈에도 몰랐던 거죠.

    ◇ 정관용> 희생되신 분들의 유가족들 또 그때 강제로 철거당한 분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벌써 6년이네요?

    ◆ 남경남> 그분들의 삶은 삶이 아니었죠. 그러니까 오늘 6주기를 맞이해서 기자회견을 아침에 했었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유가족분 어떤 어머님 한 분이 ‘마지막 구속자가 출소를 했는데 그래도 이분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우리 남편은 언제 우리 품으로 돌아 오냐’.

    ◇ 정관용> 아이고...

    ◆ 남경남> 이렇게 말씀을 하실 때 저는 정말 너무 괴로웠습니다. 그러니까 5년을 살고 출소했어도 그분들 앞에서는 반갑게 동기들을 맞이할 수도, 반갑게 가족과 함께할 수도 없는 그런 입장이었던 거죠. 그분들은 정말 삶이 삶이 아닐 것 아니에요?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 남경남> 그 진상규명도 아직 안 되어 있고 그러니까 명예회복을 어쨌든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지금 한으로 남아 있고. 그래서 하여튼 항상 괴로움에 젖어서 사시는 분들인 것 같아요.

    ◇ 정관용> 그 유가족 분들은 더더욱 그렇고 강제로 세입자로 살다가 철거되신 분들 지금 뿔뿔이 흩어져 다른 데 어떻게 생계터전이라도 마련하셨나요?

    ◆ 남경남> 그것은 좀 이제... 제가 출소해서 아직 다 파악은 못했지만 과거에 다른 지역들 이렇게 가신 것을 보면 그분들 삶은 여기서보다 훨씬 더 낙후될 수밖에 없는 곳에서 사실 겁니다.

    ◇ 정관용> 그렇죠. 거의 전 재산 투자해서 어렵사리 가게 하나 내고 인테리어 하고 했던 것 제대로 보상도 못 받고 나온 것 아니겠습니까?

    ◆ 남경남> 그렇죠.

    ◇ 정관용> 그때 재개발을 한다고 해서 시작됐던 일인데 그나저나 그 당시 참사가 일어났던 건물은 현재 지금 어떻게 되어 있어요?

    ◆ 남경남> 그래서 오늘 제가 6년 만에 거기 현장에 가봤거든요. 그런데 그 철탑에 올라갈 때 당시 있었던 건물, 남일당이라고 하는 건물은 철거가 됐더라고요. 거기는 철거가 됐고 다른 곳도 일부 건물이 철거는 됐으나 옛날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고 개발은 전혀 생각지도 않고 어떤 곳은 풀이 무성하게 갈대 같은 것들이... 이렇게 있는 곳도 있고 급하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그렇게 무리하게 강제진압을 했던 것에 대해서 오늘 하여튼 현장에서 도저히 이거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을 가졌었습니다.

    ◇ 정관용> 지금 그냥 폐허처럼 되어 있는 그런 모습이겠군요?

    ◆ 남경남> 네, 그렇죠.

    ◇ 정관용> 그 당시에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유가족 분들뿐 아니라 모두가 다 요구하고 있는 사안인데 사건의 진상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세요?

    ◆ 남경남> 그러니까 그분들, 우리가 주장하는 진상규명은 그 철거민들이 옥상에 철탑을 지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시행자 그러니까 재개발 조합이라고 하는 이 시행자가 도저히 이주대책에 대해서 배려가 없으니까 ‘우리 좀 한번 만나 달라. 우리는 도저히 이주능력이 없으니 너희가 어떤 법적으로 보상은 하지만 우리가 투자했던 금액의 4분의 1밖에 주지 않는데 이것 가지고 도저히 평행이동이 안 되니까 지금 만나서 이주대책에 대해서 논의 좀 하자’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철거용역을 현장에다가 상주시키면서 폭력을 휘두르고 엄청나게 주민들을 괴롭혔던 거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그러니까 철탑에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 남경남> 네, 그 폭력을 피해서 올라갔던 것이고 조합과 이주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서 올라갔던 것인데 조합을 대신해서, 조합의 철거용역을 대신해서 경찰이 들어와서 강제로 진압을 해 버렸던 거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남경남> 그러면 경찰이 그렇게 강제진압을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대화 할 수 있고 대화를 통해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데 대화도 한번 나눠보지도 않고 그렇게 강제적으로 급하게 진압을 해서 이런 문제를 일으켰으니 이 문제는 ‘경찰이 잘못한 것 아니냐, 그 잘못한 것에 대해서 이것은 분명히 우리가 그 진상을 밝혀야 한다. 누가 지시를 해서 이렇게 무리하게 진행을 했던 건지, 이 책임자가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 이 책임자가 가려져야 돌아가신 분들의 억울한 한을 풀 수 있고 그분들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고 또 구속됐던 사람들도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 이런 잘못된 개발을 올바로 잡기 위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떳떳하게 인정받고 이주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이런 근거를 남겨야만 내가 그런 투쟁을 했던 게 떳떳한데 이것은 투쟁 자체가 잘못됐다라고 이렇게 구속시키고 폭력을 행사하며 쫓아내니 이 개발 민주화에 대해서 우리는 좀 생각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것이 우리가 요구하는 진상규명이죠.

    ◇ 정관용> 그 참사 이후에 재개발을 할 때 하더라도 세입자들에 대한 이런저런 피해보상에 대해서 ‘제도적으로 뭔가 만들자, 만들자’ 얘기는 많았었잖아요?

    ◆ 남경남> 네.

    ◇ 정관용> 만들어졌습니까?

    ◆ 남경남> 전혀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상가세입자들이 영업권 보상이라고 해서 이주를 할 수 있도록 영업을 해서 순이익 남는 것, 한 3개월 치를 보상을 해 줍니다. 그런데 이게 4개월 치로 한 달 치가 늘어난 거예요. 용산참사가 일어나서 거기에 철거민이 다섯 분이 돌아가시고 경찰이 한 분 돌아가시고 우리 철거민들 7, 8명이 4, 5년씩 형을 받고 다 교도소를 복역하고 나왔는데 이런 희생을 치렀는데도 1개월 치의 보상이 올라간 것이 전부입니다. 가슴 아프죠.

    ◇ 정관용> 무슨 상가권리금, 인테리어 비용 이런 것은 전혀 보상 못 받는 거 아니에요?

    ◆ 남경남> 그렇죠. 그래서 이번에 정부에서 상가임대차 보호법을 새로 개정한다, 이렇게 선포를 하면서 ‘개발 지역에서 지금 임대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임대상가자들에게는 이 법이 적용이 안 된다’ 이렇게 발표를 했습니다, 권리금에 대해서. 그러니까 일반적으로는 상가세입자들도 권리금에 대한 권리가 있는데 그 개발지역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은, 소위 철거민들은 권리금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 정관용> 그것도 없다?

    ◆ 남경남> 네, 이렇게 법으로 명시를 하겠다는 거예요.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 정관용> 그나마 권리금에 대한 인식이 조금 생기긴 했으나 개발, 재개발 지역은 또 논외로 했다?

    ◆ 남경남> 그렇죠.

    ◇ 정관용> 참... 제도 개선, 아직도 남아 있는 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겠고 오늘부터 추모주간 시작하신다고요?

    ◆ 남경남> 네.

    ◇ 정관용> 어떤 행사들 준비되어 있습니까?

    ◆ 남경남> 15일은 7시 30분에 용산현장에서 추모기도회를 합니다.

    ◇ 정관용> 기도회?

    ◆ 남경남> 네. 그다음에 17일은 김석기 퇴진촉구 기자회견 및 선전전을 공항공사에서 오전 11시에... 김석기 씨가 공항공사 사장이거든요?

    ◇ 정관용> 그래요, 거기 취임했죠.

    ◆ 남경남> 이분이 서울 경찰청장할 때 강제진압 책임자니까 퇴진을 촉구하는 거고요.

    ◇ 정관용> 그나저나 5년 꽉 채우고 만기 출소하셨는데 이 사이 경제인들에 대한 가석방, 사면 얘기 나오잖아요? 그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남경남> 그래서 경제인들은 어쨌든 재벌들인데 이분들은 제가 가지고 있는 성향으로 봐서 말씀드리면 그분들이 재벌이 되기까지에는 노동자들이 희생을 통해서 재벌이 된 건데, 경제인이 된 건데 노동자들은 계속 지금 정리해고하고 비정규직 제도 확대하고 이렇게 더 못살 수밖에 없도록 법이 계속 만들어지고 탄압을 하면서 잘못은 경제인들이 하는데... 구속된 경제인들에게 그마저도 대통령 권한으로 아니면 법무부장관 권한으로 혜택을 준다면 없는, 가지지 못한 노동자, 서민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저는 이번에 대전교도소에서 출소하면서 우리 동기들이 출소자들에게는 다 두부를 가져다주는데 저는 두부도 안 주더라고요.

    ◇ 정관용> 왜요?

    ◆ 남경남> 두부를 출소자들에게 먹이는 이유는 더 이상 죄 짓지 말고 두부처럼 하얗고 깨끗하게 살리는 의미래요.

    ◇ 정관용> 그렇죠.

    ◆ 남경남> 그래서 나는 죄를 진 게 아니고 누명을 썼기 때문에...

    ◇ 정관용> 아, 그러니까 깨끗해질 게 없다?

    ◆ 남경남> 네, 두부를 먹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그래서 정치 권력자들, 자원외교하고 4대강 하고 무슨 방산비리 이런 것을 통해서 100조원씩이나 탕진한 이런 사람이 두부 먹어야지 당신은 두부를 먹을 사람이 아니다 해서 두부를 안 가져왔다고 그래요.

    ◇ 정관용> (웃음) 알겠습니다. 다시 한 번 고생 많으셨고요. 여기까지 말씀들을 게요, 고맙습니다.

    ◆ 남경남> 감사합니다, 수고하십시오.

    ◇ 정관용> 전국철거민연합 전 남경남 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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