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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허삼관'의 1인 2역 '하정우 노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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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능으로 할 수 없는 일 있다는 것 깨달아…엉덩이 힘으로 만들었다"

    영화 '허삼관'에서 감독 겸 주연배우로 활약한 하정우. (제공사진)

     

    배우 하정우와 감독 하정우. 연기에서도 1인 2역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하물며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 고민도 많았지만 배우기도 많이 배웠다. 감독 하정우에게 '허삼관'이란 그런 영화다.

    그는 '허삼관'에서 가난하지만 유쾌한 허삼관 역을 맡았다. 허삼관은 마을의 절세미녀 허옥란(하지원 분)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해, 가족을 이룬다.

    그는 1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 작품을 준비하며 하루에도 수백번을 후회했다. 너무 힘들었고, 고민이 많았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제작을 준비하는 과정은 한계와 극복의 연속이었다. 하정우는 수많은 감독들이 소설 '허삼관 매혈기'를 영화화하려고 했지만 하지 못했던 까닭에 대해 깨달았다. 재능의 한계에 부딪힌 그가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하정우는 "인생 최대, 심도 깊은 고민의 순간이었다. 재능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엉덩이 힘으로 준비하고 노력하고 공부했다"고 고백했다.

    콘티를 짜기 위해 미리 촬영분량의 40%를 촬영팀과 핸디캠으로 촬영하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

    주연배우와 감독, 1인 2역을 소화하는 것 역시 부담이 됐다.

    그는 "촬영을 처음 시작할 때 큰 부담감과 두려움이 있었다. 모니터를 비우고 촬영하고 다시 모니터를 했다"고 자신이 어려움을 느낀 지점을 이야기했다.

    중국 유명소설 '허삼관 매혈기'를 각색하며 조금씩 변화를 주긴 했다. 그러나 일단 원작에 충실해야 한다는 원칙은 있었다.

    하정우는 원작과의 차이점을 제목에서 '매혈기'를 뺀 것, 한국 정서상 문화혁명의 이야기를 뺀 것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매혈기'가 빠졌다고 해서 매혈에 대한 장면이나 이야기가 빠진 것은 아니다. 가족이 왜 피를 파는지, 어떤 이야기가 흘러가는지 그것에 더 중점을 뒀다. 최대한 원작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본인을 끊임없이 담금질한 노력 탓일까. 선배 배우들은 감독인 하정우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을의 실세이자 의사인 최가 역의 배우 장광은 "나이는 한참 어리지만 존경심이 우러나올 정도로 주연배우와 감독을 오가는 역량이 궁금했다"며 "배우를 배려하고 가장 쉽게,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연기를 유도한다. 정말 부럽고 자랑스러운 감독이다"라고 극찬했다.

    허옥란 아버지 역의 배우 이경영은 "나이가 들어서도 세상을 바라보는 현재의 시선으로 감독 생활을 계속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부럽다"면서 "이 작품이 끝나고 자신이 얼마나 많은 도움과 배려 속에 있었는지 깨닫게 됐을 것이고, 많은 공부와 느낌으로 영화를 새롭게 바라보게 됐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복이 많은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하정우 감독이 따뜻하니까 이런 따뜻한 영화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촬영 현장에서 하정우는 무엇보다 소통을 중시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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