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가 가도 안 되더라'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일본 야구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호시노 센이치 라쿠텐 선임 고문이 "2010년 도쿄올림픽에는 아마추어 선수가 가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사진은 호시노 고문이 베이징 대회 4강전에서 한국에 패한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복귀가 유력한 야구.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8일(한국 시간) 모나코 총회에서 '개최 도시에 종목 추가 권한을 준다'는 개혁안(올림픽 어젠다 2020)을 통과시키면서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야구가 국기(國技)나 다름없는 일본은 한껏 들뜬 상황이다. 야구가 포함되면 자국 올림픽 성적과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홈에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품을 수 있다. 일본야구기구(NPB)는 올림픽 기간 리그 중단과 최고 선수 차출 등을 벌써부터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야구 유력 인사가 올림픽은 아마추어 선수가 출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놔 관심을 끈다. 주인공은 호시노 센이치 라쿠텐 선임 고문(67)이다.
호시노 고문은 10일자 '스포츠닛폰'을 통해 야구와 소프트볼의 복귀에 대해 반기면서도 "올림픽 야구는 아마 선수가 출장하는 대회로 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라는 평소 지론을 펼쳤다.
이어 "프로 선수들에게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있다"고 덧붙였다. 스포츠닛폰은 "호시노 고문은 프로와 아마를 불문하고 야구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화 멤버' 호시노 재팬, 베이징 '노 메달' 수모흥미로운 점은 호시노 고문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사령탑이었다는 사실이다. 당시 이와세 히토키(주니치), 와다 츠요시(현 시카고 컵스) 등 프로 최고의 선수들을 망라한 '호시노 재팬'은 금메달을 위해 기세좋게 나섰지만 '노 메달' 수모를 당했다.
특히 호시노 고문은 대회 전 "전승 우승을 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또 예선 맞대결에서 출전 선수 명단을 변경한 한국에 대한 비아냥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에 풀리그와 4강전에서 잇따라 패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한국이 되레 9전승 우승하면서 '호시노 재팬'은 자국 언론의 맹비난을 받아야 했다.
'일본 침몰'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이 일본과 4강전을 극적으로 승리한 뒤 기뻐하는 모습.(자료사진)
그런 호시노 고문이 올림픽에 아마 선수를 내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일견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사실 베이징올림픽은 일본이 사상 처음으로 최강 전력을 구축한 대회였다. 이전까지는 프로 유망주와 사회인 야구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다.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동메달로 시작한 일본 야구는 96년 애틀랜타 대회 은메달, 2004년 아테네 대회 동메달을 수확했다. 2000년 시드니 대회는 괴물 마쓰자카 다이스케(소프트뱅크),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 등이 나섰지만 3-4위 전에서 이승엽(삼성)의 결승타로 노 메달에 그쳤다.
일본이 최고 선수를 구성해도 올림픽 금메달이 쉽지 않다. 숙적 한국 역시 강력한 선수들로 일전을 벼르는 데다 역대 최다 3회 금메달에 빛나는 아마 최강 쿠바와 2000년 시드니 대회 우승팀이자 종주국 미국도 버티고 있다.
이미 일본은 올림픽과 WBC에 대비한 대표팀 '사무라이 재팬'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호시노 고문의 '올림픽 아마 선수 출전론'은 그야말로 원로의 바람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과연 2008년 실패를 뼈저리게 경험한 호시노 고문의 진의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