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이미지비트/노컷뉴스)
세계 식품시장에서 ‘토종 식품’이 설 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식품 소비자들의 입맛이 세계화됐기 때문이다.
커피와 맥주, 치즈, 과자 등 기호식품은 세계 공통이 된지 오래됐다. 심지어, 한국의 인삼 보다 스위스의 인삼이 더 인기가 많은 세상이 됐다.
결국, 반도체 시장 보다 16배나 큰 세계 식품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가 미래 한국 산업의 지상 과제로 떠올랐다.
◈ 세계는 지금 ‘식품 전쟁’ 中네슬레와 코카콜라, 다농 등 다국적 기업들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 등 전 세계 현지 기업들과 손을 잡고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08년 멜라민 파동을 겪은 중국 분유시장의 경우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15조원으로 추산되는 중국 분유시장은 현재 미국계 기업인 미드존슨이 13%를 차지하며 1위를 고수하고 있고, 네슬레가 3.2%, 애보트 2.7%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안전하고 높은 품질의 분유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중국시장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네슬레는 우리나라 커피믹스 시장을 석권할 기세다. 지난 6월 롯데푸드와 합작회사를 만들어 불과 6개월 만에 롯데마트 커피믹스 판매액 2위까지 올라섰다.
심지어 아프리카 케냐의 식품기업인 ‘골드락 인터내셔널’은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최근 기공식을 가진 전북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외국투자신고까지 마쳤다.
패트릭 라타 주한 뉴질랜드대사는 최근 파이낸셜뉴스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식품은 무역대상이며, 뉴질랜드에서 생산하는 음식의 거의 80%가 수출된다"며 “안전식품 공급처라는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우물 안에 빠진 한국식품농식품부는 커피와 초콜릿 등 수입 가공식품에 대해선 정부의 지원대상에서 아예 제외시켰다. 수입산 원재료를 사용한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농민과 정치권의 눈치를 살핀 결과다.
이렇다 보니, 토종 커피전문점이 국내에서 아무리 잘 나가가도 미국의 ‘스타벅스’처럼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스위스 하면 떠오르는 식품업체가 바로 세계 최대기업 네슬레다. 하지만 숨은 실력자는 따로 있다. 세계 인삼제품의 선두주자인 파마톤이다.
파마톤사는 세계 인삼시장의 15%인 30억 달러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백삼에서 추출한 사포닌으로 캡슐 제품인 ‘진사나’를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인삼 종주국이라고 하지만 인삼제품 수출액은 1억 달러가 조금 넘을 뿐이다. 외국인들은 인삼을 다려먹지 않고 캡슐을 선호하는데, 이런 세계의 흐름을 읽지 못한 결과다.
중앙대 이정희 교수(경제학과)는 “커피와 초콜릿, 치즈 등 상당수의 식품은 국제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우리가 갖고 있는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빼앗기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을 향해,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기호식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마지막 남은 신 개척지...중국 식품시장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구 15억 명이 넘는 거대 중국시장이 바로 옆에 있다는 점이다.
농식품부는 중국의 식품산업 매출액이 지난 2011년 5조 7,000억 위안, 우리 돈으로 1,030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올해는 1,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 중국 식품 수출액은 아직 기대만큼 많지는 않다. ‘농림축산식품 수출동향’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6월까지 대 중국 식품 수출액은 8,080만 달러(수출 비중 15.5%)로 대 일본 식품 수출액 1억 1,260만 달러(수출 비중 21.7%)에 이어 2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한국식품에 대한 중국인들, 특히 부유층의 인식이 좋아지고 있어 중국 식품시장은 매우 낙관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 입국하는 중국 관광객의 식료품 구입 비중이 2010년 19%에서 2012년 30%로 크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기공식을 가진 전북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업도 바로 중국의 식품업체들이다.
이들은 한국에 투자해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딱지를 붙여 중국에 역수출하는 방안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 국가식품클러스터, 대 중국 식품시장 공략의 전초기지
농식품부는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오는 2020년까지 국내.외 150여개 식품업체와 10여개 연구기관이 입주해 연매출액 15조원, 수출액 30억달러, 일자리 2만 2,000여개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 중국 식품수출액이 지금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연간 6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세계 3대 식품단지인 네덜란드 푸드밸리와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 미국나파밸리에 이어 세계 4대 식품단지로 도약한다.
농식품부 국가식품클러스터팀 임영조 과장은 "오는 2020년까지 당초 유치 목표로 잡았던 160여개 업체와 연구기관은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대 중국 식품수출의 전진기지로써 충분한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