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사진=트래블포커스 제공)

 

한 마디로는 정의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매력을 품고 있는 나라 태국. 그래서인지 태국과 맞닿을 때마다 무엇부터 할 것인가에 대한 몇 가지 자아가 팽배하게 대립한다.

하지만 이곳에 발을 딛는 순간, 머릿속 분열됐던 시선과 생각은 금세 하나로 메워진다. 객에게 슬쩍 건네는 눈인사마저 정겹고 따뜻한 태국 특유의 기운에 고민의 연결고리가 순식간에 잠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 박자 천천히 방콕에 대한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다 보면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의 아늑하고 평온한 미소가 가장 먼저 기억을 스친다. 그래서일까. 이미 오래 전부터 태국인들 사이에서 방콕은 태국어로 '천사의 도시'라는 뜻의 '끄룽텝(Krungthep)'으로 불리고 있다.

지명은 좀 낯설지만 이 도시가 가진 특유의 정겨운 분위기와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멋진 건축물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풍광을 감상하고 있자면 오히려 그 이름이 더 어울리는 것도 같다. 방콕에 도착해 가장 먼저 조우한 곳은 '방콕의 젖줄'로 통하는 차오프라야 강(Chao Phraya River)이다. 시내에서 차로 30여분 정도 달리면 닿을 수 있는 이곳은 총 길이 345km, 수심 20m에 달한다.

(사진=트래블포커스 제공)

 

강을 중심으로 양 옆에 수상 가옥이 자리 잡고 있는데 찬찬히 들여다보면 태국의 색다른 주거문화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아기자기한 장식물로 꾸며진 외관은 잠시 이동하던 배를 멈추고 엿보고 싶을 만큼 화려하고 독특하다.

좀 더 깊이 방콕의 옛 문화와 역사를 탐닉하고 싶다면 제각각 다른 위용을 자랑하는 사원과 왕궁을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현재 태국에는 3만3680여개의 사원이 있는데 주요 사원 대부분이 방콕에 있다.

방콕의 수많은 사원 중 먼저 찾은 곳은 차오프라야 강 선착장 인근에 위치한 왓 아룬(Wat Arun). 형형색색의 도자기 조각으로 이뤄져 햇살이 비출 때마다 다양한 색채로 변모하는 왓 아룬의 매력은 웅장함과 강렬함이다.

(사진=태국관광청 제공)

 

게다가 아찔한 각도를 자랑하는 계단에 올라 시내 전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느릿느릿 흘러가는 방콕의 일상이 그대로 피부로 와 닿아 어느덧 몸과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여러 가지 가설에 따라 새벽사원이라고도 불리는 왓 아룬은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이곳을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45분 정도다.

왕궁 역시 방콕여행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랜드마크. 1782년 라마 1세에 의해 세워진 이곳은 태국의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은 물론 유럽 문화의 단면까지 볼거리가 그득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궁전 내부가 모두 금박, 자기, 유리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돼 있어 고개를 돌릴 때마다 눈길이 쉴 곳이 없다.

(사진=트래블포커스 제공)

 

왕궁에서 문 하나만 지나면 신비한 에메랄드빛 불상을 만날 수 있는 에메랄드 사원도 구경할 수 있으니 잊지 말고 둘러보자. 태국에서는 사원과 왕궁 입장 시 복장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팔 전체가 드러나는 민소매 상의나 무릎이 보이는 하의 착용을 피해야 한다. 미리 옷을 준비하지 못해도 입구에서 긴 천으로 된 싸롱을 대여해주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태국인들의 진정한 생활상을 느끼고 싶다면 쇼핑을 나서보자. 방콕은 워낙 쇼핑 문화가 발달 돼서 반나절 나들이 코스로도 무난하다. 한곳에서 쇼핑도 하고, 태국 전통 음식도 즐기고 싶다면 방콕 센트럴 그랜드호텔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씨암파라곤(Siam Paragon)이 제격.

동양 최고의 초대형 쇼핑몰이라고 불릴 만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씨암파라곤에는 유명 레스토랑, 커피숍, 대형마트, 극장 등이 모두 자리하고 있어 하루를 온전히 이곳에서 보내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씨암파라곤에서는 특히 와코루 속옷과 스파 제품을 싸게 살 수 있으니 꼭 기억해둘 것.

(사진=트래블포커스 제공)

 

코끼리 쇼, 트렌스젠더 쇼 등 화려한 볼거리가 가득한 방콕에서의 마침표는 맛있는 저녁식사와 오페라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시암 니라밋(Siam Niramit)' 공연장에서 찍어보자. 태국의 역사와 전통을 묘사한 이 공연은 총 3막으로 진행된다.

태국의 예술과 문화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현란한 빛을 내는 조명과 시시각각 자유자재로 변하는 무대,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번 바뀌는 배우들의 의상이 관람 포인트로 언뜻 봐도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적이다.

이곳은 코끼리 트레킹, 민속촌 등 공연장 밖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공연 시작 전 충분히 여유를 갖고 도착하는 것이 좋다.

(사진=트래블포커스 제공)

 

◈ 평온한 휴양지에서 숨은 보물찾기, 파타야

파타야는 더위와 습기가 한꺼번에 엄습해 조금만 걸어도 땀이 비 오듯 흘러 선뜻 차 밖으로 나서기가 두렵다. 하지만 에너지 넘치게 푸르른 자연과 마음을 한없이 들뜨게 하는 바다를 맞닥뜨리면 어느새 공포감은 반사적으로 휘이익 사라진다.

특히 태국 최대의 식물원으로 꼽히는 농눅빌리지(Nong Nooch)의 화려한 경관이 눈앞에 다가오면 더위에 지쳐 무거워졌던 눈꺼풀까지 금세 가벼워진다.

약 242만8000㎡의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농눅빌리지는 파타야 시내에서 차로 30분 정도 달리면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각기 다른 테마로 조경된 다양한 종류의 열대나무를 만날 수 있으며, 태국 전통 춤과 복싱, 코끼리 쇼 등도 관람할 수 있다.

농눅빌리지에서 약간만 벗어나면 절벽에 14K금으로 도금한 거대한 부처의 동판이 양각돼 있는 황금절벽사원 '카오지찬(Khao Cheejan)'을 볼 수 있다.

높이 130여m, 폭 70여m에 이르는 이곳은 현 태국 국왕인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즉위 50주년을 맞이해 지난 1996년에 만들어졌다. 카오지찬의 웅장한 모습을 하나의 프레임에 담다 보면 새삼 사람의 힘이 위대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사진=트래블포커스 제공)

 

휴양의 도시 파타야라고 해서 볼거리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파타야에서 방콕 방면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촌부리 카오 키여우 오픈 주 동물원(Khao Kheow Open Zoo)을 지나면 약 1500년의 역사를 가진 울창한 우림 속을 활보하는 밧줄타기 어드벤처 투어 '플라이트 오브 더 기본(Flight of the Gibbon)'을 경험할 수 있다.

눈에서 안전장치만 지워내면 깊은 숲속을 제멋대로 활보하는 긴팔원숭이가 연상되는 이 어드벤처 투어의 풀코스 프로그램에 소요되는 시간은 3시간30분 정도. 꽤 긴 시간 체험을 즐겨야 하지만 밧줄 하나에 매달려 허공에 발을 구르며 나무의 사이사이를 가로 지르는 몇 초 동안 의 청량감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감싼다.

0

0

전체 댓글 0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