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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 본 SF평론가 "'그래비티' 대학생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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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터스텔라' 본 SF평론가 "'그래비티' 대학생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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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 "일반상대성 이론 적용으로 SF영화 새 지평"

    영화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SF 영화 '그래비티'를 중고등학생용이라고 치면, '인터스텔라'는 대학생·대학원생용 하드(hard) SF 영화다."

    개봉 4일 만에 190만 관객을 동원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화제작 인터스텔라를 본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의 한 줄 평이다.

    하드 SF 영화는 과학적 묘사에 있어서 정밀함을 자랑하는 작품을 가리키는데, 인터스텔라는 천체·물리학 묘사에 있어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수작이라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SF 평론가이기도 한 박 대표는 10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래비티가 뉴턴의 역학, 즉 만유인력의 법칙에 충실한 작품이었다면, 인터스텔라는 뉴턴 이후 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을 적절하게 녹여내 SF 영화의 지평을 넓혔다"고 전했다.

    '별과 별 사이'라는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우리가 흔히 아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지구에서 수백 광년(1광년은 빛이 진공 상태에서 1년 동안 이동한 거리) 떨어진 특정 행성에서의 하루가 지구에서는 수십 년이 되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이곳과 저곳의 경계가 사라진 독특한 시공간을 선보이는 까닭이다.

    ◈ 시간과 공간 구분 사라진 색다른 영화적 체험 선사

    박 대표는 "물리학으로 봤을 때 시간과 공간은 별개가 아니라 연속체인데, 중력이 강하면 그만큼 시공간 연속체의 왜곡이 심해져 우리가 아는 지구에서의 시간보다 빨라지고 거리도 단축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인터스텔라는 천체와 천체 사이의 여행이 가능하다고 확인해 준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스크린에 살려냈다"고 했다.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
    영화 속에서 이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소재가 '웜홀'이다. 웜홀은 시간과 공간을 압축함으로써 물체를 한 은하계에서 순식간에 수백 만 광년이 떨어진 다른 은하계로 이동시킬 수 있다.

    '블랙홀'도 마찬가지다. 박 대표는 블랙홀에 대해 "모든 것을 빨아들여 한없이 압축된 천체로, '구멍'보다는 '막다른 골목'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고 했다.

    그는 "전 세계 모든 천체학자가 웜홀이나 블랙홀의 존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천문학적으로 먼 별들을 관측했을 때 빛이 없는데 적외선, 감마선 등의 에너지를 지닌 별들이 나타났다"며 "블랙홀의 존재가 이론적으로 예측돼 왔고, 이러한 별들이 블랙홀이라는 점은 이제 정설이 됐다"고 말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은 의외로 우리 일상에 깊이 관여해 있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한 예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들 수 있다. 지구 표면보다 중력이 약한 우주 공간을 도는 인공위성은 미세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시간보다 빠르게 흐른다. 이로 인해 위성으로부터 데이터를 받았을 때 오차가 생기는데, 이를 일반상대성 이론으로 보다 정확하게 보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사랑을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풀려는 시각 인상적"

    박 대표는 "지구 정도의 스케일에서는 뉴턴의 법칙으로 물리적 현상이 99% 설명 가능하지만 1%의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남게 되는데, 상대성 이론을 통해 그 정밀도를 99.9%까지 끌어올려 지구는 물론 먼 우주에서도 통용되는 법칙이 생겨났다"며 "인터스텔라는 이를 적용해 웜홀, 블랙홀 등의 소재를 영화적 상상력으로 그려냄으로써 관객들에게 색다른 시공간 경험을 선사한다"고 했다.

    그는 인터스텔라의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로 극중 유령현상으로 표현되는 '폴터가이스트'와 우주에 작용하는 물리적 법칙으로서의 '사랑'을 꼽았다.

    박 대표는 "영화 초반 주인공 쿠퍼(매튜 매커너히)의 딸 머피(맥켄지 포이)의 책장에서 책이 저절로 떨어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폴터가이스트라 불리는 이러한 현상은 초심리학자들 사이에서 진지하게 연구되는 심령과학의 한 분야"라며 "인터스텔라는 이를 시공간의 왜곡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으로 설명했다는 점에서 흥미를 더한다"고 전했다.

    이어 "쿠퍼와 함께 우주를 여행하던 아멜라(앤 해서웨이)가 연료 부족이 낳은 선택의 기로에서 연인이 있는 행성으로 가기를 원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아멜라가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사랑도 우주의 작동원리'라고 말한다"며 "사랑이라는 강한 집착, 편향된 힘이 우주 안에서 인류 생존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가설, 곧 사랑을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보는 시각도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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