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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박병호, 10년 터울 거포들의 'KS 공통 키워드'



야구

    이승엽-박병호, 10년 터울 거포들의 'KS 공통 키워드'

    '누가 명예회복에 성공할까' 지난해 한국시리즈(KS) 부진 때 절치부심을 선언했던 삼성 거포 이승엽(왼쪽)과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홈런왕의 명예를 구겨 올해 KS에서 자존심 회복에 나서는 넥센 주포 박병호.(자료사진=삼성, 넥센)

     

    대한민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신구 홈런왕이 불꽃 튀는 맞대결을 펼친다. 왕년 홈런왕 이승엽(38, 삼성)과 현재 홈런왕 박병호(28, 넥센)다.

    두 거포는 4일부터 시작되는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에서 본격 장타 대결을 펼친다. 정규리그 4연패를 이룬 삼성은 LG를 플레이오프(PO)에서 누른 2위 넥센과 7전4승제 한판승부를 펼친다.

    전, 현 국가대표 4번 타자들의 터울은 꼭 10년. 전성기가 다른 만큼 이번 KS에서도 타순과 역할이 다를 수 있다. 이승엽이 이제 주연급 조연이라면 박병호는 특급 주연 정도가 될 법하다.

    하지만 나이 차를 넘어 이번 KS에 공통으로 부르짖는 말들이 있다. 다름아닌 '절치부심'과 '명예 회복'이다.

    ▲지난해 최악의 KS "내 이름 이승엽 찾겠다"

    먼저 이승엽은 지난해 KS를 절대 잊을 수 없다. 야구 인생 중 최악의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두산과 7차전까지 가는 접전에서 타율 1할4푼8리(27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국내외 무대에서 결정적인 순간 숱하게 한방을 날려 얻은 '국민 타자'라는 별명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더욱이 이승엽은 일본 8년 생활을 정리하고 복귀한 2012년 KS 최우수선수(MVP)였다. SK와 KS에서 타율 3할4푼8리 7타점을 뽑아냈던 이승엽이었다. 삼성의 첫 KS 우승을 일궈냈던 2002년 LG와 6차전에서는 9회말 천금의 동점 3점 홈런을 야구 팬들의 뇌리에 깊게 각인시켰던 이승엽이었다.

    그랬던 이승엽은 지난해 정규리그는 물론 KS에서도 명성이 땅에 떨어졌다. 특히 KS에서는 결정적인 순간 잇따라 무기력하게 물러났고, 삼성이 4차전까지 1승3패로 밀린 원인으로 지적을 받았다. 비록 삼성이 기적같은 역전 우승을 일구긴 했지만 만에 하나라도 준우승에 머물렀다면 이승엽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을 터였다.

    '지난해 KS는 잊어주이소' 2013년 두산과 KS 7차전에서 동점 적시타를 때린 뒤 박수를 치고 있는 이승엽의 모습.(자료사진=황진환 기자)

     

    KS 우승 직후 이승엽은 입술을 깨물었다. "정말 야구하면서 이렇게 걱정해본 적은 처음"이라고 털어놓으면서 이승엽은 "내년에 다시 기회가 온다면 이승엽으로 돌아오고 싶다"면서 "열심히 준비해서 내 이름을 찾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이승엽은 잊혀졌던 자신의 이름을 되찾았다. 타율 3할8리 32홈런(4위) 101타점(5위)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56홈런 144타점(2003년)의 자신과 역대 프로야구 최고 기록에는 못 미쳤지만 전성기를 지난 점을 감안하면 박수를 받을 만했다. 역대 최고령 30홈런-100타점 기록이었다.

    이제 절치부심과 명예 회복의 화룡점정은 KS다. 지난해처럼 부진하다면 다 된 밥에 코를 빠트리는 격이다. 20년 가까이 한국 야구를 대표한 거포는 이제 화려한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다.

    ▲박병호, PO 홈런 침묵 "언젠가는 나올 것"

    박병호 역시 이번 KS에서 10년 선배 이승엽 못지 않게 이를 갈고 있다. 3년 연속 홈런-타점왕을 이룩한 거포의 진가를 확인해야 한다.

    LG와 PO에서 박병호는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타율 3할3푼3리(15타수 5안타)를 기록했지만 12-2 대승을 거둔 4차전에서 4타수 3안타를 친 것을 빼면 앞선 3경기에서 1할대(.182)에 머물렀다.

    특히 전매특허인 홈런과 타점은 1개도 없었다. 2년 연속 정규리그 MVP의 명성이 무색했다. 올해 11년 만의 50홈런(52개)을 돌파했던 그의 시원한 한방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박병호는 팀 동료 강정호가 홈런 2방을 날리며 PO MVP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수비 요정은 이제 그만...' 박병호는 LG와 플레이오프에서 호쾌한 장타보다 날렵한(?) 수비로 더 주목을 받았다. 사진은 3차전 위기 상황에서 상대 파울 타구를 펄쩍 뛰어 잡는 모습.(자료사진=넥센)

     

    사실 박병호는 지난해 가을야구에서도 썩 좋지는 않았다. 두산과 준PO 5경기에서 타율 2할에 머물렀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 홈런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0-3으로 뒤진 9회말 극적인 동점 3점포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비록 넥센이 끝내 졌지만 박병호는 이 한방으로 명성을 확인했다.

    올해는 아직까지 홈런이 나오지는 않았다. 워낙 거포인 만큼 상대 투수들이 실투를 피하기 위해 어렵게 승부하는 영향도 적잖다. 그러나 LG와 PO 5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2루타를 뽑아내며 예열은 마쳤다.

    박병호는 PO 기간 "부담감은 없다"고 했고, "타격감도 나쁘지 않다"고도 했다. "상대 투수들이 잘 던졌을 뿐"이라면서 "언젠가는 터질 것"이라고 의연하게 대처할 뜻을 비쳤다. PO 때 나오지 않았으니 KS에서 기대할 만한 대목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50홈런과 국가대표 4번 타자로 이어진다. 2003년 이승엽이 세운 56홈런 이후 박병호가 11년 만에 50홈런 고지를 밟았다. 또 2008년 베이징올림픽 등 이승엽이 맡았던 '국대 4번' 자리는 올해 아시안게임에서 박병호가 이어받았다.

    10년 터울의 신구 홈런왕들의 절치부심과 명예 회복이라는 공통된 키워드. 이번 KS를 뜨겁게 달굴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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