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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로 돌아온 최일구 “프리 선언, 아직도 두렵지만 후회는 없다”



연예 일반

    'SNL'로 돌아온 최일구 “프리 선언, 아직도 두렵지만 후회는 없다”

    • 2013-04-14 11:21

    [노컷인터뷰]28년 재직한 MBC, 정년퇴직하고 싶었지만....후배들한테 미안해

    ㄴㄴ

     

    “솔직히 두렵고 겁이 난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겠다.”

    스타앵커에서 방송인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28년간 자신을 둘러싼 MBC라는 공고한 조직과 기자라는 직분을 내던지고 양육강식의 법칙이 오롯이 적용되는 방송가에 몸을 던졌다. 그러나 그가 내민 명함은 여전히 MBC명함이다. “MBC에서 정년퇴직하고 싶었는데...허허허” 그의 웃음이 유난히 헛헛하게 들렸다. 재치있는 클로징 멘트로 사랑받았던 MBC 최일구 앵커의 이야기다.

    최일구 앵커가 돌아왔다. 그는 케이블 채널 tvN ‘SNL코리아’의 ‘위크앤드업데이트’의 앵커를 맡아 1년 2개월만에 카메라 앞에 섰다.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센터에서 ‘SNL코리아’ 생방송 전, 리허설을 마친 그를 만났다. 긴장감과 생기가 교차한 모습, 천상 기자의 얼굴이었다.

    이하최일구 앵커와 일문일답


    ▶MBC 퇴사 후 어떻게 지냈나?

    -27~8년간 머물렀던 곳에 사표를 내니 뭐 할 일이 있겠나. 처음에는 특강을 나가볼까 했는데 지방여행 다녀오고 3월에 올라오니 마침 tvN쪽에서 연락이 와 4월부터 합류하게 됐다. 작년에 파업 동참하고 난 뒤 처음으로 방송에 출연하게 된 것이니 1년 2개월 정도 쉬었나...

    ▶퇴사 후 첫 방송이 ‘SNL코리아’다. 이 프로그램으로 복귀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사실 tvN말고도 다른 곳(종합편성채널)에서도 연락이 왔었다. 처음에는 망설였다. 내 나이가 벌써 53살이고 28년동안 줄곧 기자 생활만 하다보니 유명연예인 사이에 끼어서 이 일을 하는 게 과연 옳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결국 ‘SNL코리아’를 택했다. 지난 2011년, 장진 감독이 진행하던 ‘SNL코리아 시즌1’의 ‘위크앤드 업데이트’코너를 처음 본 뒤 미국에서나 가능한 풍자쇼가 한국에도 생겼구나,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마침 tvN에서 제안이 온 것이다. 고민 끝에 최종적으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했다.

    ▶MBC뉴스 진행 당시 독특한 클로징 멘트로 화제를 모았다. ‘위크앤드 업데이트’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계획이 있나?

    -일단 아직 첫 방송인 만큼 제작진의 방향대로 진행하고 시간이 지난 뒤 차츰 변화를 줄 수 있으면 줄 생각이다. 아직은 내가 ‘SNL코리아’의 손님인만큼 이쪽의 문화와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ss

     



    ▶MBC이야기를 해보자. 사표를 냈을 때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다. MBC를 그만둔 직접적인 원인이 무엇인가?

    -지난해 2월 파업 동참할 때는 길어야 서너달 안에 파업이 정리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7개월이라는 시간동안 파업이 이어졌고 파업 종료 후에도 나는 신천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아야 했다. 그러다 보니 삶에 회의가 들더라. 한번밖에 안사는 인생인데 나이 먹고 이렇게 의미없이 신천까지 왔다 갔다 하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2월4일 회사에 신고를 안 하고 외부특강을 해 사규위반으로 다시 3개월 정직을 당했다. “야, 이건 아닌 것 같다. 회사가 나를 다니지 말라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정년퇴직 때까지 MBC에 뼈를 묻고 다닐 생각이었는데 주변상황이 이렇게 바뀌니 사표를 결심하게 됐다.

    ▶사표 제출 후 2개월만에 김재철 사장이 물러났다. (그는 이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떠난 사람이 말하긴 그렇지만 김재철 사장도 자신이 생각할 때 최선의 방법이라 그렇게 한 것 같다. 후배들도 후배들 나름대로의 주장이 있다 보니 1년 넘게 행동(파업)을 한 것 같고. 떠난 입장이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MBC가 잘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제부터는 MBC조직을 추스르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또한 추락한 신뢰도를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후배들에게는 미안한 마음 뿐이다. 후배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가려고 한다.

    ▶공교롭게도 최일구 앵커가 사표를 낸 뒤 오상진, 문지애 씨도 퇴사했다.

    -나도 뉴스 보고 깜짝 놀랐다. 오상진 씨는 내가 사표낸 뒤 2주 뒤에 사표를 냈더라. 오상진 씨는 워낙 유능한 아나운서니까 내가 도움말을 안줘도 잘하리라 믿는다. 문지애 씨는 나하고 짝꿍(주말뉴스데스크 앵커)도 한 사이인데, 깜짝 놀라서 전화를 했다. “너 기사에 나온 것처럼 정말 학업과 가정에 충실하려고 사표를 낸거니?”라고 물어보니 “맞아요 국장님”이라고 해맑게 웃더라. 나중에 한 번 보기로 했다.

    ▶퇴사를 후회한 적은 없나?

    -이미 내가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이제 프리랜서가 된 것 아닌가. 프리랜서라 그러면 아나운서들이 많은데 기자로서는 특이한 케이스니 겁이 나기도 하고...직장이라는 우산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부분에 대해 실패를 하더라도 후회는 하지 않겠다. 지금도 무척 두렵다. 많이 겸손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위기 속에 성장한다는 말처럼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좀 겸손해져서 50세 이상의 생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을 해야 할 것 같다. 남은 장년 이후의 인생을 생각하며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다.

    ▶향후 계획은?[BestNocut_R]

    -내가 지금 무슨 계획이 있겠나. 일단 ‘SNL코리아’에 전념하려고 한다. 한 1년 2개월만에 방송하니 에너지가 넘친다. 젊은 PD랑 스태프들이랑 호흡하다보니 나도 젊어진 기분이다. 만약 MBC에서 진행자로 러브콜이 온다면? 나야 좋지.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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