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가 전자책을 낱권으로 구매하지 않고 빌려 보는 서비스 '샘'(sam)을 출시했다.
기존에는 전자책을 읽으려면 낱권으로 구매해야 했지만, '샘'은 저렴한 가격에 일정 기간을 대여하는 방식이다.
교보문고 측은 '샘' 때문에 "전자책 시장이 커지고, 독서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며 침체하는 출판 생태계에 '득'이 될 것이라 보았다. 하지만 출판계 일각에서는 오히려 '독'이 될 거라며, '샘' 때문에 "출판 생태계가 망가질 것"이라 우려했다.
◈ 교보문고, "'샘', 전자책 시장 패러다임 바꿀 것"20일 오전 교보문고는 전자책 회원제 서비스 '샘' 출시 행사를 일산 킨텍스에서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출판사 관계자, 파워 블로거, 취재기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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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은 '지식과 지혜의 샘'이라는 뜻을 담은 교보문고의 연간 회원제 전자책 서비스로, 기존의 단권 구매 방식과는 달리 대여해 읽는 방식이다. 한 번 대여하면 6개월은 소장하고 볼 수 있다.
상품은 총 6종류다. 크게 12개월 약정과 24개월 약정으로 나뉜다.12개월 약정은 월 1만 5,000원, 2만 1,000원, 3만 2,000원 등 3종류 상품이 있다. 각각 5권, 7권, 12권을 매달 담아 볼 수 있다.
24개월 약정은 1만 9,000원, 2만 4,000원, 3만 4,500원이다. 이용 권수는 각각 월 5권, 7권, 12권이다. 24개월 약정은 전자책 단말기도 함께 준다. (단말기 사양은 기사 맨 아래 박스 참조)
매달 내는 금액이 적게는 1만 5,000원에서 많게는 3만 4,500원이니, 기존 전자책보다 확실히 싸지는 셈이다. 그동안 종이책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가격 때문에 전자책 구매를 망설였던 사람들에게는 구매 의사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다.
교보문고 측은 전자책 수도 많이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재 출판사 230여 곳과 계약을 맺었고, 책 1만 7,000여 권을 서비스 중이다. 앞으로 더 많은 출판사와 계약해 다양한 종류의 책을 확보할 계획이고, 올해 예상 목표는 3만 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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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허정도 대표이사는 이날 발표회에서 "국내 최초로 실시하는 '샘' 서비스는 전자책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사회적으로 독서 인구를 늘리는 데 목적이 있다"고 했다.
또 "독자는 합리적 가격으로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출판사에서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수익을 발견하고, 서점은 새로운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독자·출판사·서점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사업이다. sam 서비스를 통해 위기에 빠진 종이책 시장을 견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출판인회의 "출판 생태계 망가질 것"교보문고 측이 '독자·출판사·서점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모두가 생각을 같이 하지는 않는다.
특히 한국출판인회의는 '샘' 출시 이전부터 우려를 표시해 왔다. 지난달 30일에는 성명을 내고, "출판 생태계 위협하는 회원제 전자책 서비스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샘' 서비스 때문에 "동일한 전자책 사이에도 이용 형태에 따라 현격한 가격 차이가 존재할 것"이라면서, "이는 도서정가제를 사실상으로 무력화시키고, 전자출판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업체 간 무한 가격 할인 경쟁을 촉발해 전자 출판 시대에도 종이 출판 시대와 마찬가지로 무한 경쟁의 악순환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 역시 "회원제 전자책 서비스는 시기상조"라며 강하게 비판하는 입장이다.
한 소장은 "전자책 문화가 발전하려면 콘텐츠 제공사(CP)와 유통사(SP)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유통사인 교보문고에서만 밀어붙인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BestNocut_R]
또 "출판사들이 교보문고의 눈치를 보느라 '샘' 서비스에 이름만 걸었을 뿐, 이들이 제공한 전자책을 보면 이미 출판 시장에서는 잘 팔리지 않는 책들"이라며, "사람들이 이런 상품을 저렴하다고 해서 볼 리가 없다"고 했다.
한 소장은 "문화 시장에서는 사과가 열리게 하려면 사과나무가 자랄 때까지 기다려야지, 인위적으로 사과를 만들 수 없다"며, "아직 전체 출판 시장의 점유율 1%내외인 전자책 시장에 인위적인 시스템을 만든다고 활성화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교보문고 측은 아직 전자책 시장이 발달하지 않았기에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그 성장에 '샘'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샘'으로 올해 230억 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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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는 회원제 전자책 서비스 출시와 함께 전자책 단말기도 출시했다. 아이리버가 제작한 단말기 '샘'은 두께가 9.6밀리미터(mm)로 연필보다 얇고, 무게는 202그램(g)으로 커피 한 잔보다 가벼워 휴대하기 쉽다. 또한 충격에 약했던 기존의 단말기보다 강도가 60% 향상됐다.
와이-파이(Wi-Fi) 접속이 돼 컴퓨터에 연결하지 않고도 쉽게 전자책을 내려 받을 수 있으며, 최대 3,000권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한 번의 배터리 충전으로 연속 67권, 2만 페이지를 읽을 수 있으며, 종이와 가장 가깝다는 E-ink 디스플레이 최신 XGA급 패널을 채택했다.
북마크 기능과, 메모, 검색, 사전 기능 등도 제공한다. 5종의 서체와 자간, 문단, 여백 편집도 가능하다. 색상은 블랙과 화이트 두 종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