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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어때]'남자사용설명서', 연애꽝녀ㆍ오글대사…빵빵 터지네

[그 영화 어때]'남자사용설명서', 연애꽝녀ㆍ오글대사…빵빵 터지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시영 오정세의 환상 호흡 '사랑스러워'

남사용

 

온갖 궂은 일은 다 하면서도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당하기 일쑤다. 이처럼 존재감도 융통성도 없는 CF 조감독 최보나(이시영)는 어느날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법이 담긴 Dr. 스왈스키(박영규)의 남자사용설명서란 비디오테이프를 얻게 된다.

촌스럽기 짝이 없는 비디오테이프 속 내용을 반신반의하며 따라했는데 이게 왠 일, 톱스타인 이승재(오정세)의 마음을 흔들어 놓게 된다. '국민흔녀'였던 최보나는 점점 매력덩어리로 변해가고, 대중의 사랑을 받던 톱스타 이승재는 점점 '찌질남'으로 바뀌어 간다. 최보나와 이승재,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해 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남자사용설명서'다.

감상포인트=남자사용설명서의 가장 큰 매력이자 무기는 '독특함'이다. 근래 개봉된 로맨틱 코미디 장르 영화 중 단연 최고다. 이야기의 흐름은 물론 상황표현, 설정, CG 등 모든 면에서 독특함이 넘쳐흐른다.

가령, 극 중 누군가가 오글거리는 대사를 날리면 팔에 난 솜털이 곤두서는 것으로 그 상황을 표현하는 식이다. 단순히 한 장면만 떼어놓고 보면 유치찬란하지만 독특한 이야기의 흐름에 '제대로' 얹혀 지면서 예상 밖의 큰 웃음을 빵빵 터뜨린다. 웃음의 순간을 전혀 예상할 수 없고, 시종일관 허를 찌른다. 초반에는 다소 적응하기 어렵지만 적응한 뒤에는 그 독특함에 매료되고 만다.

과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 않음에도 표현 방식은 아날로그적이다. DVD가 아닌 비디오테이프란 소재부터가 80~9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 더욱이 비디오테이프 속 영상은 더욱 더 복고적이다. 무엇보다 닥터 스왈스키와 두 외국 남녀가 실전연애기술을 알려주는 모습은 황당할 정도다. 신인 감독의 대담한 '장난질'이 기분 좋은 뒤통수를 때린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독특한 화면은 키치적 느낌을 자아낸다. 그 매력에 빠져드는 순간 헤어 나오기 힘들다. 영화 전반에 B급 감성도 물씬 묻어난다. 좀처럼 보기 힘든 지저분하고, 충격적인(?) 장면도 꽤 등장한다.

이원석 감독은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B급 코미디를 좋아하고, B급으로 웃기고 싶었다"며 "또 코미디는 엉성해야 한다고 생각해 영화 전체가 엉성한 느낌이 났으면 했다"고 독특한 연출관을 전하기도 했다.

누가 만들었나=먼저 기상천외한 이 작품을 용감하게(?) 선택한 배우들이 놀랍다. 최근 '배우' 보다 '복서'로 더 유명세를 치른 이시영이 최보나 역을 맡았고, 주로 조연으로 활약했던 오정세가 당당히 주연으로, 그것도 톱스타 이승재 역으로 나섰다.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이시영과 오정세의 앙상블은 그 어떤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보다 사랑스럽다. 독특함이 무기가 될 수 있었던 것 역시 두 배우의 뛰어난 앙상블 때문이다. 특히 전라노출을 감행(?)하는 등 몸을 아끼지 않은 오정세의 활약이 눈에 띈다. 참고로 이 영화의 관람등급은 15세 이상 관람가다.

7여 년간 이 작품에 매달려온 이원석 감독은 첫 작품으로 자신의 '독특함'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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