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지난 1월초 국회 직속으로 정치개혁방안을 논의할 정치개혁협의회가 발족하면서 이른바 ''''오세훈 법''''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데요. 지난해 4.15총선을 앞두고 개혁적인 선거법 개정을 주도하면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오세훈 변호사의 이름을 따서 만든 별칭입니다. 이제는 변호사로 다시 돌아온▶오세훈 전 의원을 만나 봅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지난해 불출마 선언을 했을 때 여러 가지 의미에서 큰 충격을 줬다. 다른 무엇보다도 당시 오세훈 의원이 속한 지역구는 오세훈 의원이 출마하면 100% 당선이 보장됐었는데...주변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 오세훈 변호사>
가족들이야 그동안 내가 마음고생하고 힘들어했던 것을 봐 왔기 때문에 크게 의외로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속마음을 털어 놓지 못하는 사이에 어떤분들은 많이 놀라시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잘했다는 분들도 계시고 여러 가지 반응이 있었다.
◎ 사회/정범구 박사>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 오세훈 변호사>
아시다시피 조직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 힘든 점이 많지 않는가. 나의 생각과 다를 때도 가만히 있어야 하고, 또 마음에 없는 말도 가끔은 해야 할 때도 있고, 하고 싶은 말 못할 때도 있고 뭐 그런 것이 제일 힘든 것 아니겠는가.
◎ 사회/정범구 박사>
지역구에서 4년을 같이 활동 했던 분들은 많이 말리셨을 것 같은데.
◑ 오세훈 변호사>
불출마 선언하기 한두 달 전부터 지구당 위원장직을 사퇴하고, 틈틈이 내가 이상으로 생각하는 정치에 대해서 4년 동안 토론할 기회를 계속 가졌기 때문에 오히려 그 분들도 집사람과 마찬가지로 저 사람이 무엇 때문에 고민을 하고 그만두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 사회/정범구 박사>
정치일선을 떠나고 나서 철인삼종경기에 도전하지 않았나.
◑ 오세훈 변호사>
우연한 기회에 스포츠 신문과 인터뷰를 하면서 평생 동안 해오던 운동들을 모아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가 거기에 코가 끼어서 시합에 출전까지 하게 되었는데 그게 그렇게 크게 보도가 될지 나로서는 상상도 못했다. 여하튼 좋은 추억거리 하나 만든 셈이다.
◎ 사회/정범구 박사>
수영 1.5km를 주파한 다음, 자전거 40km를 달리고, 달리기를 10km하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 오세훈 변호사>
의외로 한 가지 운동을 꾸준히 해온 분들은 근육을 관리해온 분들이기 때문에 어려울 정도로 힘든 운동은 아니다. 사실 내가 몸이 약하게 태어나서, 고등학교 때도 입시 준비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대학에 들어온 후 고시공부하면서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나는 수험준비를 못하겠다는 생각 때문에 그 때부터 뛰기 시작한 것이 20년이 조금 넘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의원 생활 중에도 계속 달리기는 했는가?
◑ 오세훈 변호사>
달리기는 자주 못했지만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한 적은 있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요새 17대 국회의원들이 오세훈 선거법에 대한 불평불만을 많이 하는 것 같다.
◑ 오세훈 변호사>
직접은 한번도 못 들었는데 들리는 바에 의하면 내가 없을 때 많이 한다고 들었다.
◎ 사회/정범구 박사>
기억나는 것이 개인 후원금 한도액을 1억5천만원으로 기존의 반으로 낮춘 것과, 지구당을 폐지하는 것들이 골자인 것 같은데 17대 국회에 계신 분들이 현실을 무시한거라는 이런 얘기들도 나오고 그러는데.
◑ 오세훈 변호사>
현실을 무시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가장 큰 억울한 부분이다. 속 터놓고 한 시간만 토론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이신다. 4년 동안 정치계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현실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후원금 한도액을 낮춘 것은 지구당 폐지와 연관이 있는 것이고, 사실 누구한테 물어봐도 지구당을 유지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하지 않나. 어쨌든 지구당을 폐지했기 때문에 돈 들어갈 구멍이 그만큼 줄어들었다.
지구당이라고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민의를 수렴해서 중앙당을 통해서 정책에 반영하는 기능을 했다기보다 80~90% 다음 선거를 위한 조직관리에 투자된 것이 아닌가 싶다.
말하자면 정치인들이 다음의 자기 선거를 대비하기 위한 활동에 그만큼의 돈을 투자했던 것이지 정책을 개발하고, 법안을 만들고 하는 고유한 의미에서의 의정활동을 위해서 돈을 투자했던 것은 사실 아니다.
그런 점에서 지구당이 영원히 없어져야 될 존재인지는 좀 토론을 해봐야 되겠지만 적어도 한 분 정도는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줄 필요가 있다는 의미에서 다음 18대 정도 되어야 그 지구당에서 행해졌던 과거의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들이 근절 되었을 때 즉 사람들이 좀 바뀌었을 때 다시 부활을 논의 해 보더라도 일단은 지구당을 폐지해서 17대 만큼은 가보자는 것이었다.
이것이 어느 한 사람의 아이디어로 나온 것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논의를 하고 그 때 정개특위에서도 거의 3주 정도를 아주 지겹게 토론했던 문제이다.
◎ 사회/정범구 박사>
받아들여졌다는 사실이 놀랍다.
◑ 오세훈 변호사>
솔직히 말하면 선거 직전에 바람직한 안을 놓고 토론하다가 끝내 그것이 좌절 되었을 때 생기는 어떤 역풍을 두려워해서 각 당이 전향적으로 검토했던 것은 사실이다. 어렵게 깊은 토론과 고민 끝에 결정된 것인데 불과 시행하고 1년 남짓 안 되었는데 벌써 그것을 고치겠다는 것은 4월 재보선을 앞두고 한번 손을 보는 김에 같이 손을 보자는 취지의 개정 논의 인 것 같은데 어떤 제도든 완벽한 제도는 없지 않나. 한번 잘못된 관행을 고쳐보자고 만든 제도를 그렇게 간단히 원래 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는 것인가 한번 생각해 볼 문제 인것 같다.
◎ 사회/정범구 박사>
몇 개의 군을 하나의 선거구로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든가. 농촌지역에 있는 분들은 현실을 무시한 발상이고, 현실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입장 아니었나.
◑ 오세훈 변호사>
지역구를 관리한다는 의미는 좋게 보면,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본인의 활동도 알리고 또 입법 아이디어도 그것으로부터 받고, 지역 사정에 대해서 고충을 듣는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겠지만, 사실 그것을 뒤집어 보면 다음 선거를 대비한 개인적인 득표 활동의 일환이다. 그런 관점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토론을 해 보면 무엇이 옳은 지는 금방 드러날 것 같다.
이번 정개협이 만들어지면서 기업의 후원 부분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기업 쪽에서도 그렇고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이야기들이 자꾸 나온다. 정치하면서 많이 느꼈던 것 중에 어느 상임위을 막론하고 그 상임위에 해당되는 기업들이 있기 마련인데, 그 기업들이 주로 후원을 하는 것도 사실이고, 그 상임위와 무관한 기업에서 돈을 갖고 오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보면 된다. 그런 상황에서 과연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법 활동을 할 수 있는가.
그것은 조금만 생각해 봐도 쉽게 동의할 수 있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기업의 후원에 미련을 가지고 있다. 지나친 추측일지는 몰라도 이번 정개 활동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 오히려 선거법 부분보다도 정치 자금 부분에서 정치인들이 불편을 느끼는 기업의 후원 금지라든가 집회에 의한 모금 금지라든가 후원의 상한액을 좀더 높인다든가 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을지 사실 신경이 쓰인다.
정치 선진국의 예를 들어보면 기업의 돈을 우리나라처럼 별다른 제재 없이 받지 않는다. 예를 들면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한다든가, 주주총회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게 한다든가 아니면 적어도 기업의 돈이 직접 이해 관계에 있는 상임위에 흘러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 놓은 다음에 돈을 받는다.
그런 논의들이 이번 기회에 심층적으로 이루어져서 과연 기업의 돈을 받는 것이 도덕적으로 맞는 것인지 점심 한 끼를 얻어먹어도 빚진 마음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4년간 후원회를 최소한 4번 정도는 한다. 많이 하는 분들은 7~8번도 하는데 그때마다 예를 들면 한 100만원씩만 도와주는 후원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실 그 기업에 일이 생기면 뭔가 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여하튼 그런 여러 가지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기업의 돈을 꼭 받아야 되는 것인지 이 부분도 걱정이다.
새로 정개협 맴버가 되신 분들이나 정개특위 맴버가 되신 분들의 경우에 그 점에 대해서 상당히 호의적인 입장을 피력하는 분들이 벌써 나오고 있다는 것이 전해지고 있다.
그런 큰 틀에서의 골격만큼은 유지가 되었으면 적어도 4년 동안은 그 다음 시행착오를 거쳐서 도저히 정치 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자금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그 때 가서 보안 책을 논의해도 늦지 않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든다.
◎ 사회/정범구 박사>
지난해 마감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액을 보니까 전년보다 기업들이 내는 모금이 많이 늘었다. 어떤 분들은 기업들이 정치자금으로부터 자유로우니까 저런 사회복지에도 내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하는데.
◑ 오세훈 변호사>
그런 여러가지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칙이다. 제가 이 법을 한참 통과시키려고 노력 할 때 뭐 기업체 단체장이 찾아오셔서 상당히 강한 톤으로 항의를 했다. 근로자들은 머리띠 두르고 농성하고 시위하면서 의지를 관철하지만 사업하는 분들의 경우는 결국 돈으로 정치인들에게 로비를 해서 관철 시킬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아주 솔직한 입장 표명이었는데, 그 소리를 들으면서 큰일 났다는 생각도 들면서 일종의 모멸감에 가까운 생각까지 들었다. 그 정도가 되면 다른 나라처럼 연구를 해서 로비에 관한 법을 만들어야 한다.
정치인에 대한 후원금으로 의지를 관철하겠다는 기업인들의 자세가 혹시 있다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 개정된 법을 환영한다고 보는데, 일부 경제 단체장들의 경우에는 공적인 입장에서 지금도 피력을 하는 것 같다.
그 점에 관에서는 좀더 논의를 거쳐서 합법적인 로비에 관한 법을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개별적으로 정치인이나 정당에 후원금을 가지고 로비를 해서 정책을 관철시키는 잘못된 관행은 반드시 고쳐져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이 법에 대한 개정을 논의하면서 심도 있는 고민이 진행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 사회/정범구 박사>
정치 자금법이나 선거법 개정과 관련해서 지방자치 단체장들에게도 후원회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요구가 많지 않나.
◑ 오세훈 변호사>
오늘 대통령께서도 그 말씀을 공식적으로 하셨다. 그것도 논의 안한 것은 아니다. 광역단체장까지 허용을 할 것이냐 아니면 전부 다 허용을 할 것이냐 사실 하자는 논의도 있고 주장도 있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어떤 의견이 있었느냐면 단체장 출신 국회의원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는 숨쉬는 것만 제외하면 전부다 이권이다. 그런 분이 만약 출마를 하면서 후원회를 선거전에 개최하게 되면 그 지역의 자영업자 이권관계와 관련 있는 분들은 아마 가만히 있고 싶어도 가만히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 현상이 벌어졌을 때 과연 어떻게 부작용을 최소화 할 것이냐, 그 점에 대한 논의를 한참 하다 보니까 역시 후원회는 개최하지 않는 것이 낳겠다. 지금도 이 상태에서 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후원회까지 개최하도록 해야 되냐는 논의가 있어서 결국 광역만 허용하느냐를 논의하다가 그것은 또 형평성의 문제가 있고, 그래서 접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런 논의도 언뜻 들으면 타당성이 있는 것 같지만 실무적인 차원으로 들어가면 난점이 있다. 너무 현실을 무시했다고 한마디로 몰아치는 비판은 좀 억울하다.
◎ 사회/정범구 박사>
현실 정치에서 거리를 두고 계신지 1년 안되었지만 앞으론 어떻게 지낼 계획인가.
◑ 오세훈 변호사>
변호사 생활 열심히 하고 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얼마 전 어떤 일간지에서는 차세대 대선후보군에도 거명이 되고, 일단 정치권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늘 거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숙명이 있을 텐데.
◑ 오세훈 변호사>
나도 그 잡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렇게 몇 번 오르내리다 서서히 잊혀져 가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
▶진행:정범구박사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98.1MHz 월~토 오후 7시~9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