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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어때]'라이프 오브 파이', 호랑이와 소년 227일 바다표류기

[그 영화 어때]'라이프 오브 파이', 호랑이와 소년 227일 바다표류기

스토리 기술 철학 3박자 환상조합, 새해 첫날 개봉

라이프

 

인도 소년 파이와 벵갈 호랑이는 넓디 넓은 태평양 바다를 좁디 좁은 구명보트에 의존해 무려 227일을 떠돈다.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는 227일 동안 망망대해에서 표류한 소년과 호랑이의 생존기를 담고 있다. 사실 이 같은 영화의 흐름만 봤을 때 특별한 이야기도, 눈에 띄는 화려함도,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도 없을 것만 같다.

하지만 이 영화가 올해 최고의 영화 중 한 편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충분하다. 영화가 상영되는 2시간 내내 황홀한 세계로의 여행에 푹 빠져들게 만든다.

단순할 것만 같았던 소년과 호랑이의 생존기와 우정은 감동을 전했고, 3D 영상은 화려함의 극치를 달렸다. 철학적 주제까지도 충실하게 담아냈다. 이야기와 기술의 환상조합이란 말이 꼭 어울린다. 이안 감독이 왜 거장인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인도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던 파이(수라즈 샤르마) 가족은 정부의 지원이 끊기자 캐나다 이민을 준비한다. 가족과 동물들을 싣고 캐나다로 떠나는 대형 화물선은 폭풍우를 만나 침몰하고, 파이만이 유일하게 구명보트에 올라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그 구명보트에는 파이 뿐만 아니라 얼룩말, 하이에나, 오랑우탄, 벵갈 호랑이 리처드 파커도 함께 했다. 시간이 갈수록 배고픔에 허덕이는 동물들은 서로를 공격하고, 결국 파이와 리처드 파커만이 배에 남게 된다.

소년과 호랑이, 어울릴 수 없을 것만 같은 이들은 묘한 동지애를 형성하며 좁은 공간에서 '공존'하는 방법을 터득해간다. 어느샌가 서로를 의지한채 외로움을 달래며 '생존'을 위해 투쟁한다.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파이와 리처드 파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들의 여정은 눈이 휘둥그레 질 정도로 화려하게 펼쳐진다. 집채 만한 고래와 빛을 내는 해파리, 하늘을 나는 물고기떼, 미어캣이 사는 신비의 섬 등 황홀한 바다의 풍경이 펼쳐진다. 3D란 기술이 더해지면서 말 그대로 '손에 잡힐듯'한 영상이 눈 앞에 펼쳐진다. 이것만으로도 영화 보는 재미는 충분하다.

그렇다면 호랑이는 어떻게 구현했을까. 실제 호랑이가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CG로 만들어졌다. 실제 호랑이가 바다 위 구명보트에서 지내기란 아무래도 무리일테니. 네 마리의 벵갈 호랑이를 섭외해 움직임과 표정, 행동습관을 연구한 뒤 이를 바탕으로 영화 속 리차드 파커를 완성시켰다.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은 물론 감정까지 생생하게 구현된 벵갈 호랑이의 모습은 또 다른 볼거리다.

이 영화가 더욱 매력적인 건 결말에 있다.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하던 성인 파이(이르판 칸)은 말미에 이르러 또 다른 이야기를 공개하면서 단순히 한 사람의 생존기를 넘어 '삶'과 '믿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한 언론관계자는 "영화 속에 나오는 풍경 등을 보고 있자니 함성이 나온다"며 "상상으로만 가능했을 법한 장면들을 볼 수 있다. 이를 3D 영상으로 보니 볼거리는 배가 된다"고 평했다. 또 이 관계자는 "파이와 벵갈 호랑이 그리고 다양하고 수많은 동물 생물과 자연들, 어느 것 하나 놓칠게 없다"고 덧붙였다. 전체 관람가, 내년 1월 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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