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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풀꽃나무이야기-달맞이꽃



제주

    제주의 풀꽃나무이야기-달맞이꽃

    한라생태숲 이성권 숲해설가

    제주CBS '브라보 마이 제주'<월-금 오후="" 5시="" 5분부터="" 6시,=""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에서는 매주 목요일 제주의 식물을 소개한다. 이번에는 '달맞이꽃'에 대해 한라생태숲 이성권 숲해설가를 통해 알아본다.
    달맞이꽃

     



    식물들은 한결같은 꿈인 후손을 이어가기 위해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방법으로 곤충들을 끌어들여 꽃가루받이를 합니다. 달콤한 향기를 피우기도 하고 썩은 냄새를 풍기기도 합니다. 어떤 꽃들은 꿀을 준비했다가 곤충들에게 식량으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식물들이 곤충들이 활동이 많은 낮에 꽃을 피우는 것과 달리 밤에 꽃을 피우는 종류도 있습니다. 그것은 밤에 활동하는 곤충을 이용하여 꽃가루받이를 하기위한 것입니다. 박꽃, 노랑원추리 등이 있지만 달맞이꽃이 대표적입니다.  ‘얼마나 기다리다 꽃이 됐나. 달 밝은 밤이 오면 홀로 피어...’통기타를 배울 때 한번쯤은 모두 불러봤을 달맞이꽃이라는 대중가요 노랫말의 일부입니다. 이처럼 대중가요에 등장할 만큼 달맞이꽃은 우리들에게 친숙한 꽃입니다. 그래서 달맞이꽃이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이 아닌 외국에서 들어온 귀화식물이라고 하면 선뜻 와 닿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달맞이꽃 말고도 우리나라에는 320여종의 귀화식물이 자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그 가운데 제주에는 250여종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제주도에 귀화식물이 많은 것은 외국과의 교류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따뜻한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기후변화와 더불어 남방계 식물들의 유입도 한 몫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외래식물 가운데 귀화식물이 되려면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첫 번째는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씨앗을 맺고 뿌려져서 다시 싹을 틔울 수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지역적으로 동북아시아권을 벗어난 지역에서 들어온 식물이어야 합니다. 인접국인 일본이나 중국에서 들어온 식물도 많지만 환경적으로 같은 구역으로 설정해서 자생식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유입되는 경로도 다양합니다. 외국과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생필품의 재료나 기자재 등에 붙어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목초용 종자나 사료용 곡물로 수입된 경우도 있고 관상용이나 식용으로 들여왔다가 생태계로 일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달맞이꽃이라는 이름은 달이 뜨는 저녁부터 꽃을 피운다 해서 붙여졌습니다. 지역에 따라 금달맞이꽃, 향채소초, 월견초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고 우리나라가 해방될 무렵 들어왔다고 해서 해방초라고도 부르기도 합니다. 달맞이꽃 말고도 우리나라에는 몇 종류의 달맞이꽃이 더 자랍니다. 달맞이꽃 보다 꽃이 서너 배쯤 크게 피는 북아메리카 원산의 큰달맞이꽃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도에 피는 것으로 바닷가 모래땅이나 해안가 가까운 곳에 자라며 달맞이꽃 보다 작은 애기달맞이꽃과 잎이 길쭉한 긴잎달맞이꽃도 있습니다.
    달맞이꽃1

     

     달맞이꽃은 바늘꽃과의 2년생 풀꽃으로 남아메리카 칠레에서 들어온 귀화식물입니다. 줄기는 곧게 서서 자라고 키가 다 크면 어른의 허리 정도 됩니다. 잎은 긴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여 6월이 되면 꽃을 피웁니다. 꽃은 4장의 노란색 꽃잎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수술은 8개, 암술은 1개이며 암술머리는 4개로 갈라져 있습니다. 잎겨드랑이에서 올라온 꽃은 보통 저녁때 피었다가 아침이면 서서히 붉은 빛이 돌면서 시들기 시작합니다. 달맞이꽃이 저녁에 꽃을 피우는 것은 꽃가루받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것은 비교적 경쟁자가 없는 저녁 시간에 꽃을 피워 능률적으로 꽃가루받이를 하려는 의도입니다. 저녁이 되면 향기를 피워 곤충들을 유혹합니다. 어두운 밤이지만 곤충의 눈에 잘 뜨일 수 있도록 꽃의 색깔도 노란색으로 치장했습니다. 꽃가루받이는 나방의 한 종류인 박각시가 도와준다고 합니다. 박각시는 길쭉한 주둥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꽃잎 밖에서 작은 꽃들의 꿀을 도둑질해가는 곤충으로 유명한데 달맞이꽃의 꽃가루받이를 도와주고 있는 대목이 재미있습니다. 달맞이꽃의 꽃이 비교적 크고 깊어 아무리 박각시가 긴 주둥이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꽃잎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꿀을 얻을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 귀화식물들이 환경적응력이 좋다보니까 달맞이꽃을 다년초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2년 밖에 살지 못합니다. 씨앗이 떨어지면 뿌리 근처에 방석모양의 잎들을 둥글게 펼치고 땅바닥에 바싹 붙인 채 겨울을 보냅니다. 이 모습이 마치 장미꽃을 닮아 로제트식물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겨울을 나는 식물의 모습을 관찰하기 위한 생태교육 소재로 자주 활용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봄이 되면 달맞이꽃 원래의 모습으로 자라나 꽃을 피웁니다.   어쨌든 외래식물의유입이 계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 그 속도도 더 빨라진 듯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번식력이 강하여 이미 살고 있는 식물들의 삶터를 빼앗아 해를 끼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달맞이꽃처럼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식물도 있습니다. 어린잎은 단백질, 섬유질, 무기질 등 영양물질이 풍부하여 오래 식용하면 감기몸살이나 기관지염의 예방과 치유에 아주 좋다고 하고 가을에 채취한 뿌리를 그늘에서 말린 다음 끓여 마셔도 감기로 인한 인후염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 씨앗에서 짜낸 기름은 성인병에 좋다고 하여 아주 높은 가격에 거래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달맞이꽃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식물자원입니다. 외국에서 들어온 식물이면 모두 안 좋다는 생각을 고쳐야할 듯합니다. 더욱이 달맞이꽃은 숲속에서 살지 않고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길가나 햇빛이 많은 공터에서 자라기 때문에 다른 식물에도 큰 피해가 없습니다. 내년에는 반드시 달 밝은 밤에 피어있는 달맞이꽃을 카메라에 담아봐야겠습니다. 봄이 오면 더 멋진 꽃을 피우기 위해 언 땅에 납작 엎드려 겨울을 보내고 있는 달맞이꽃의 기다림이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달맞이꽃의 꽃말은 기다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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