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 오후 6시 5분쯤 경기도 파주시 금오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은 20여분 만에 불을 진압했다.
하지만 집 안 안방에는 박모(13) 양과 뇌병변 1급 장애를 갖고 있는 남동생(11) 이 함께 나란히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들 남매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유독가스로 인해 모두 중태에 빠졌다.
소방당국은 현장상황으로 비춰볼 때 박 양이 동생을 돌보느라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함께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남매가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하던 중 과열로 인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이들 남매의 아버지(46)는 중소 제조업체에서 야간 근무 중이었으며, 어머니 김모(44) 씨도 집에 없었다.
김 씨는 집이 경매에 넘어가 일용직 일을 마치고 월세 방을 구하러 외출했던 것.
박 양은 집 안 형편이 좋지 않아 맞벌이를 하는 부모를 대신해 집안 일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는 동생을 박 양이 도맡았다. 동생을 위해 자진해서 특수학교도 함께 다니며 챙길 정도로 우애가 깊어 주위에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소식을 들은 시민들과 시민단체, 공공기관 등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BestNocut_R]
한 시민단체는 600여만 원이 넘는 성금을 모금했으며, 파주시는 보증금 없이 지낼 수 있는 월세 주택을 제공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임대주택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박 양은 일산백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며 사투를 벌였다. 하지만 화재 9일만 인 지난달 7일 박 양은 끝내 숨지고 말았다.
박 씨 부부는 딸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 하나 밖에 남지 않은 아들이라도 살리기 위한 기도로 여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차 뇌사 판정을 받은 박 군은 의식을 잃은 지 46일째인 13일 오전 9시 34분쯤 뇌와 장기 손상에 따른 합병증으로 결국 사망했다.
박 씨 부부는 "많은 국민들이 아이들의 회복을 바라며 작은 정성들을 모아주셨는데 실망을 시켜드려 너무 슬프다"며 "우리 가족이 겪은 슬픔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정부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