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어떻게 나한테 시나리오가 올 수 있지?"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로 할리우드에 데뷔한 배두나는 처음 출연 제안을 받고 이 같은 생각을 했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앤디&라나 워쇼스키 감독과 톰 티크베어 감독의 이름만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마냥 신기했을 뿐이다.
배두나는 13일 오전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클라우드 아틀라스 내한 기자회견에서 "세 감독님 이름만 보고 '어떻게 나한테 시나리오가 올 수 있지? 어떻게 날 알지?' 이런 생각에 신기했다"며 "손미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내가 하면 되게 잘 할 있을것 같더라"고 웃었다.
또 그녀는 "영화를 통해 봐 왔던 분들과 작업할 기회가 와서 너무 행복했다"며 "손미 역할을 너무 자랑하고 싶었다"고 뿌듯해 했다.
이로써 배두나는 한미일 3국의 영화 시스템을 모두 경험하게 됐다. 배두나는 "일본 영화 2편 찍었고, 여행을 좋아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정말 낯설더라"며 "처음에는 볼을 맞대고 인사하는 인사도 너무 이상했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점은 크게 못느꼈다"며 "분명 차이점이 있겠지만 국경에 따른 차이점이라기 보다 감독의 차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한국 배우 정지훈과 '스피드 레이서'를 함께 했던 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를 보면서 (배두나를) 알게 됐고, 이후 그녀의 출연작은 거의 다 봤다"며 "시카고에서 오디션을 볼 때 제한된 영어를 구사했지만 연기 자체는 너무 놀라웠다"고 떠올렸다. 이어 "촬영할 때 손미 그 자체가 돼 나약함과 강인함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표현해줬다"고 극찬했다.
정지훈에 대한 기억도 떠올렸다. 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정지훈은 무술이나 액션을 보여주면 바로 재현할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가진 배우"라며 "빨리 전역해 같이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극 중 2144년 서울을 배경으로 한 에피소드에서 장혜주란 한국인 역할을 맡아 배두나와 연인 호흡을 맞춘 할리우드 배우 짐 스터게스도 관심이다. 짐 스터게스와 배두나는 1849년을 배경으로 한 에피소드에서도 부부로 등장한다. 또 그는 배두나의 소주친구로 알려져 이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짐 스터게스는 "미래의 한국인으로 4개월을 살았는데 이 역할을 하면서 한국에 애정이 생겼다"며 "특히 한국 소주가 기대된다"고 웃었다.
또 그는 "사실 배두나에 대해 아는 게 없어 어떻게 호흡을 맞출지 우려했다"며 "하지만 첫 만남부터 잘해낼 수 있을거란 느낌을 받았고, 언어 외의 다른 것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각기 다른 인물들의 성격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배우"라는 칭찬도 곁들었다.
영화 속 주요 배경으로 서울이 등장하고, 한국 배우인 배두나도 영화의 중심 인물로 출연한다. 하지만 톰 티크베어 감독, 앤디&라나 워쇼스키 감독 등은 이번이 처음 방한이다.
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제 배우자가 전생에 한국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한국 마니아"라며 "김치도 직접 담그고, 한국음식을 집에서 해 먹을 정도로 애정을 갖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어 "사실 배우자가 서울에 가자고 제안했는데 그렇게 하면 미래의 서울을 상상하는데 한계가 생길 것 같았다"며 "대신 영화가 끝나면 서울을 제대로 구경하자고 약속했고, 이번주 토요일이 배우자 생일인데 한국에서 같이 보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톰 티크베어 감독 역시 "서울이란 도시가 굉장히 중요한 무대인데 사실 서울을 사전 방문하지 않고 영화화했다"며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또 앤디 워쇼스키 감독은 "서울이란 곳은 너무 오고 싶었다. 기자회견 말고 나가서 직접 보고 싶다"며 흥분했다. 내년 1월 1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