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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선남선녀가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에 빠진다. 모든 면에서 너무나 달랐지만 두 사람에게 그런 조건 따윈 상관없다. 그러나 세상은 그들을 사랑하도록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여기까지는 어디선가 본듯한 흔해 빠진 러브 스토리의 전개 방식이다. 하지만 '업사이드 다운'이 매력적인 건 지금까지 그 어떤 로맨스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설정 때문이다.
업사이드 다운은 정반대의 중력이 공존하는 두 개의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상부 세계와 하부 세계로 나눠져있고, 두 세계는 거꾸로 마주보고 있다. 또 상부 사람들은 하부로 내려올 수 없고, 하부 사람들 역시 위로 올라갈 수 없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상상에서나 가능할 법한 이 같은 공간이 어떻게 표현됐을지부터 호기심을 단단히 자극한다.
하부 세계의 아담(짐 스터게스)은 두 세계가 가장 근접한 지혜의 산에서 우연히 상부 세계의 에덴(커스틴 던스트)을 만난다. 두 사람은 보자마자 서로에게 이끌리고 중력을 거스르는 힘겨운 사랑을 키워간다.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세계와 달리 이들의 사랑만큼은 동화적이고 몽환적이다. 하지만 이 곳의 법칙은 서로 다른 세계의 사람이 만나서는 안된다는 것. 특히 부유한 상부 세계는 궁핍한 하부 세계 사람들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헤어지게 된다.
그로부터 10년 후 한시도 에덴을 잊어본 적 없는 아담은 TV를 통해 상부 세계의 거대기업 트랜스 월드에서 일하고 있는 에덴을 보게 된다. 트랜스 월드는 상부와 하부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유일하게 위 아래 접촉이 가능한 곳. 하부 세계 사람에게 트랜스 월드는 악덕 중에 악덕 기업이다. 아담 역시 트랜스 월드 때문에 자신의 가족을 잃게 된다. 그럼에도 아담은 에덴을 만나기 위해 트랜스 월드에 입사해 안티에이징 크림을 개발하는 동시에 상부 사람들의 감시를 피해 에덴과 다시금 사랑을 만들어 간다.
아담이 상부 세계의 중력을 견뎌내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동시에 아담과 에덴이 상부 세계의 감시를 피해 만들어가는 사랑은 상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담이 상부 세계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데 아래로 흐르지 않고 공중으로 치솟는 장면 등은 굉장히 기발하고 신선한 웃음을 전해준다.
거꾸로 마주한 사람들로 가득한 거대한 트랜스 월드 사무실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감시에 걸리자 상부 세계 바다에 뛰어든 아담이 하부 세계의 바다로 솟구치는 장면은 영화의 설정이 가져다 준 명장면이다. 아담과 에덴의 사랑이 두 세계를 변화시킨다는 결말도 매력적이다.
그런데 어떻게 아담이 상부 세계를 다닐 수 있냐고? 그것은 영화의 토대가 된 '이중 중력의 법칙' 때문. 아담은 상부 세계에 있어도 하부 세계의 중력을 받고, 상부 세계에서 아담은 몇 시간 견디지 못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과학적 사실 여부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짐 스터게스는 이번 작품으로 다수의 국내 여성팬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매력적인 미소와 외모 그리고 한 여자를 향한 순애보는 여성팬들의 마음을 얻기에 부족함이 없다. 에덴을 향한 아담의 미소가 가슴을 파고든다. 짐 스터게스와 커스틴 던스트가 선보이는 업사이드 다운 키스는 많은 커플들이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볼 것 같다. 12세 관람가, 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