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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미워하고, 나쁜 말을 내뱉고 나면 몸이 아파요. 비록 작품 속이지만, 그렇게 막말을 하는 경우가 실제로 얼마나 되겠어요. 그동안 ‘악녀’ 연기를 하면서 인간적으로 많이 힘들고 지쳤는데, 이번에는 맘껏 사랑 받았다는 사실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지난 12일 종영한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임태산(김수로)과 열정적인 사랑을 했던 윤세아는 여전히 ‘홍세라’ 그 자체였다. 시종일관 자신감 넘쳤고, 자신의 일과 사랑에 대해 진지하면서도 당당했다.
‘신사의 품격’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윤세아를 만나 ‘홍세라’로 살았던 지난 4개월여의 시간과 이제 막 일상으로 나온 배우이자 여자 윤세아에 대해 한바탕 수다를 떨었다.
“요즘 제가 너무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어요. 촬영하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끝나고 나니 그 열기가 워낙 뜨거워 아직도 달아올라 있어요. 요즘은 사람들이 저를 ‘홍세아’라고 불러요. 홍세라와 윤세아를 합친 이름이요. 하나의 캐릭터로 기억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좋은지 몰랐어요.”
◆ ‘홍세라’ 때문에 성격도 변했다윤세아는 이번 작품에서 지독하고 아픈 사랑 대신 화끈하고 정열적인 사랑을 했다. “태산이가 ‘죽을래, 사랑해, 안겨’ 할 때 정말 멋있었어요. 그런게 여자들이 원하는 프로포즈가 아닐까요. 그런 사랑 더 하고 싶어요. 그 사랑에 타죽고 싶을 만큼. 하하하. 그런 사랑을 순간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는 게 좋아요”라고 말하는 윤세아의 얼굴에는 사랑받은 여자의 행복함이 묻어났다.
특히 윤세아는 이번 작품에서 홍세라를 연기했다기보다 홍세라 그 자체였다. 그만큼 자연스러웠고,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연기에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얻었다. 그러나 정작 그녀는 “나와 닮은 점이 거의 없어 처음에는 두렵고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홍세라처럼 시원시원하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는 게 부러웠어요. 저는 그렇지 못한 성격이다 보니 그런 모습이 저에게 로망이 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연기하는 자체가 좀 부대꼈지만, 나중에는 즐기게 됐어요. 그러면서 저 역시 더 솔직해지고 감추는 것 보다 편안하게 저를 보여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윤세아는 자신만만한 홍세라만의 패션을 완성하기 위해 철저한 자기관리의 시간을 감내했다. “제가 먹는 걸 워낙 좋아하는데, 항상 딱 붙는 옷에 노출 많은 의상을 입다 보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더라고요.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하고, 닭가슴살만 물리도록 먹었어요. 힘들었지만 노력한 만큼 반응이 오고, ‘완판’도 되고 하니 더 욕심이 나고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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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숙 작가-신우철 감독, "영원한 행운이자 복"윤세아는 김은숙 작가-신우철 감독 콤비의 ‘프라하의 연인’(2005)으로 대중에게 처음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후 ‘온에어’(2008) 카메오를 거쳐 ‘시티홀’(2009) 그리고 ‘신사의 품격’ 까지 4작품을 함께 했다. 흥행보증수표로 불리는 김은숙-신우철 콤비 작품에 4번이나 출연한 배우는 윤세아가 유일하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깊을 터.
“데뷔 때부터 보다 보니 두 분 다 저를 속속들이 알고 계세요. 특히 김 작가님은 언니처럼 저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세요. 이번에도 너 잘하는 거를 하라고, 다만 했던 모습을 또 보여주지는 말자고 하셨어요. 두 분이 저의 색다른 면을 보고, 이렇게 어마어마한 모험을 걸어주셨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죠. 두 분과의 인연은 저에게 영원한 행운이자 복이에요.”
이번 작품 역시 윤세아는 “골프연습부터 하고 있으라”는 김 작가와 신 감독의 요청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골프채를 손에 들었다. 어떤 캐릭터인지, 누구와 파트너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지만, 윤세아는 무엇보다 믿음이 있었다.
“처음에 김 작가님이 이번 작품은 각 배역 모두 팬들이 생겼다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셨어요. 선악의 갈림이 아닌 모든 배역이 살아날 수 있는 작품이요. 근데 끝나고 보니 역시 그렇게 됐잖아요. 그런 면에서 ‘신사의 품격’은 저에게 터닝포인트 같은 작품이에요. 그동안 저를 지나치게 어렵고 도도하게 보셨다면 이제는 저를 좀 편안하게 보시는 것 같아요. 그게 가장 큰 수확이자 선물이죠.”
◆ 윤세아도 진짜 사랑을 찾는다, 언제나.‘신사의 품격’ 속 홍세라는 사랑에 있어 거침없고, 당당하다 못해 당돌하다. 싸움도 화끈하게, 사랑도 화끈하게 하는 홍세라를 연기한 윤세아는 어땠을까. 그녀는 “평소 연해할 때는 상대방에게 100% 맞춰주는 편이에요. 키가 작은 남자면 고무신을 신을 수 있고, 키가 큰 남자면 킬힐을 신을 수 있는 사람이죠. 그래서 제가 남자를 못 만나나 봐요(웃음). 그렇지만 너무 반대인 사람을 연기하다보니 그동안 쌓였던 것들이 해소된 것 같아요”라고 경쾌한 웃음을 보였다.[BestNocut_R]
홍세라와 모든 것이 다르다고 했지만, 그의 결혼관은 어느 정도 동의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저에게도 지키고 싶은 자존심이 있잖아요. 그걸 모두 말하고, 단점까지 내보이면서 의논하는 성격은 아니에요. 세라처럼 혼자 지키고 싶어 할 것 같아요. 그 부분에선 많이 공감했어요.”
그런 면에서 윤세아는 임태산 같은 남자를 기다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저를 흔드는, 제 고민을 함께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이 생기면 이제는 결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나이가 들고, 특히 연예인이란 직업으로 살아가면서 평범한 여자로 보이기 쉽지 않은데, 오래 걸리더라도 이제는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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