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7
"입조심 해야 하는데…."
얼떨결에 뱉은 수상 공약 한 마디로 577km 국토대장정에 나서게 된 하정우가 다시 한 번 국토대장정을 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지난 2011년 제47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영화부문 남자최우수연기상 시상자이자 후보자로 무대에 오른 하정우는 당시 "작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수상하면 트로피를 들고 국토 대장정을 하겠다"는 공약을 남겼고, 하정우가 다시 한 번 수상을 하면서 이는 곧 현실이 됐다. 그게 영화 '577 프로젝트'다.
577 프로젝트는 수상 공약 한 마디로 서울에서 해남까지 577km 국토대장정에 나서게 된 하정우와 그에게 낚인 공효진 등 16명의 배우들이 펼치는 리얼 버라이어티 무비.
하정우는 20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577 프로젝트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밑도 끝도 없이 말 한마디에서 시작됐다"며 "기왕 이렇게 된 거 (카메라에) 담아보자는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여정에서 고생담이나 깨달음 등 심각한 거 말고 힘든 과정 속에 재미를 찾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의 엔딩 부분에 하정우는 '한 번 더'라는 말을 던진다. 이에 한 취재진이 "어느 정도 흥행이 되면 다시 할 생각인지 공약을 해달라"는 질문을 던졌고, 이에 하정우는 "입조심해야 되는데"라고 웃은 뒤 "이렇게 언론시사회를 하고, 배급도 어느정도 될 것 같고. 이 모든 게 꿈만 같다"며 "공약을 말하긴 어렵고, 극장수가 어느정도 정해진다면 다시 말하는 걸로"라고 말조심(?)했다.
알려진대로 공효진은 하정우의 꼬임(?)에 넘어가 국토대장정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광고 촬영 및 영화를 같이 하면서 효진씨의 매력을 많이 느꼈고, 이 프로젝트에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의를 했다'며 "효진씨가 참여하면서 많은 부분들이 더 좋아졌고, 힘이 생긴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또 그는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효진씨는 물론 다른 분들도 함께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효진은 "시즌2에 대한 이야기를 다녀오면서 하긴 했다"며 "모든 대원들이 돌아오는게 아쉽고, 서울에 도착하는걸 미루고 싶을 정도였다. 2탄을 찍게 되면. 어디로 갈지, 무슨 이야기를 할지, 새 멤버를 찾자 등의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에 앞서 영화가 잘 되야 하지 않을까"라고 시즌2의 가능성을 열여뒀다.
하정우 공효진을 포함한 18명의 배우들은 577km를 20일 동안 걷는다. 그 중 유독 하정우는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이에 하정우는 "사실 준비를 좀 했다"며 "러브픽션 촬영할 때 서울 인근에서 촬영하면 집까지 걸어가곤 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촬영 중간에 통증이 너무 심해 몰래 스포츠마사지를 받으러 갔다"며 "공주 쯤이었는데 그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공효진은 "하정우의 신체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더라"며 "건강한 분들이 몇몇 있었는데 그 중 하정우가 가장 별탈없는 것 같더라. 편집이나 그런거 전혀 없이 그 모습 그대로"라고 말했다.
힘든 과정을 함께 하다 보면 남녀 사이의 야릇한 감정이 싹트기 마련. 영화 속에서도 그런 멜로 라인이 다소 형성되기도 한다. 실제 그런 일이 없었냐는 질문에 공효진은 "처음에는 로맨스도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같이 걷다 보니 동성 관계처럼 되더라"며 "첫 인상에서 호감 정도는 있었지만 나중엔 전혀 없었다. 너무 없어서 저희들도 아쉬워했다"고 전했다. 3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