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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고르도와 디젤(DZELL)은 언더 힙합계에선 알아주는 거물이다. 여기에 음악작업만 함께 하는 실력파 뮤지션 제이킬이 합류해 힙합그룹 이지스(EZIS)로 거듭났다. 이들이 언더에서 딱히 아쉬울 것 없는 활동을 이어오다 세상 밖으로 나온 데에는 더 큰 꿈이 생긴 것도 있지만 팝스타 푸시캣돌스의 영향이 컸다.
멤버 미스터고르도는 힙합신에서 잔뼈가 굵었다. 현진영의 전성기 시절 막내로 함께 시작해 벌써 ‘이 바닥’ 생활만 10년이 넘었다. 디젤과 디엔지를 결성해 2009년 ‘MAMA 아시아 어워드’ 최우수 뮤직비디오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해당 부문 후보는 서태지, 2NE1 등이었다.
인맥도 화려하다. 미스터고르도는 힙합 뮤지션 도끼(Dok2)의 친형이며, 타이거JK 무대 세션이기도 한 기타리스트 Willy Lee의 아들이다. 도끼로 인해 박재범과도 음악적교류를 하며 ‘절친’이 됐다. 이번 이지스의 앨범에도 박재범이 피처링 참여했다. 무엇보다 푸시켓돌스의 보컬 니콜 셰르징거가 그의 사촌누나라는 사실이 놀랍다.
“전 혼혈이에요. 할아버지가 스페인분이셨거든요. 친가 쪽은 미국에서 터를 잡았어요. 그 중에서 삼촌의 딸 그러니까 제 사촌누나는 푸시캣돌스 메인보컬인 니콜 셰르징거에요. 누나가 워낙 바빠 본지는 좀 됐지만 SNS를 통해서 연락도 주고받고 음악 얘기도 나눠요. 또 사촌동생은 멜리아나 브라운인데 존 레전드와 방송을 하고 있어요”
뮤지션 집안에서 태어난 미스터고르도는 다재다능하다. 예술고등학교에서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했고 다양한 음악을 접하며 내공을 키웠다. 리쌍과 함께 해왔던 디젤도 마찬가지다. 이들 이름으로 음악저작권협회 등록된 곡들만 100곡이 훌쩍 넘는다. 이들이 뒤늦게라도 더 많은 대중 앞에 서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반가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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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공연이 주무기고 제일 재미있어요. 그런데 너무 우리끼리만 즐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느새 30대가 됐는데 더 큰 무대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기도 했고요. 사촌누나와도 협업을 해보고 싶은데 지금은 차마 명함을 못 내밀겠더라고요. 말로는 같이 하자고 했는데 그 전에 어느 정도는 갖춰 놔야죠”
그래서 이지스는 야심차게 활동계획을 잡아 놨다. 미니앨범 이후 9월에 미니, 12월 싱글, 1월 정규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다. 곡들은 이미 다 나왔고 각 앨범마다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번 앨범은 ‘우리가 파티를 열었으니 같이 놀자’로 시작해 파티에서 한 여자를 만나지만 그녀와 헤어진다는 콘셉트다. 다음 이야기는 다음 앨범에서 계속된다.
“재범이랑 도끼가 서포트 해줬는데 결과가 나쁘면 망신이죠. 무엇보다 재범이의 도움 자체가 큰 힘이 되더라고요. 그 친구가 친하다고 피처링 할 친구는 아니거든요. 평소에도 곡 평가를 냉정하게 해주고요. 이번에 곡을 한 번 듣자마자 바로 피처링에 응해줬다는 건 그래도 음악이 괜찮다는 얘기겠죠(웃음)”
이지스는 그리스신화에서 제우스가 그의 딸 아테나에게 준 ‘신의 방패’다. 최강의 전투력을 자랑하는 ‘이지스 함’이기도 하다. “대중은 마니아로 마니아는 대중으로 탈바꿈 시키겠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래미상을 꼭 타겠다. 확고한 목표는 잊어서도 안 되고 변해서도 안 된다”, 팀 이름다운 화끈한 이들의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