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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 차도 봤고요, 공원 따라오시는 것도 봤고요. 다 봤어요. 제가 브이 한 건 잘 찍으셨더라고요.” (KBS 2FM ‘볼륨을 높여요’의 유인나)
“몰래 사진 찍히는 건 안 좋아해요.”(가수 이효리와 KBS 2TV ‘연예가 중계’의 인터뷰)
이른바 ‘할리우드식 보도 기법’을 활용하는 파파라치 전문매체들이 늘고 있다. 이들 매체들은 연예인들의 열애설 현장을 포착, 뉴스를 공급하는 포털사이트에 사진을 보도한다.
얼마 전 케이블 채널 tvN ‘인현왕후의 남자’ 종방연 현장에서 지현우로부터 사랑고백을 받은 유인나는 고백을 받은지 열흘동안 자물쇠처럼 입을 굳게 다물다 지현우와 다정한 모습으로 데이트를 즐기는 사진이 보도된 뒤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열애 사실을 인정했다.
유인나는 “고백을 받고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 연락을 한 게 엊그제다. 둘이 같이 공원을 걸으며 데이트를 즐겼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바로 그 날, 두사람의 데이트 장면이 포착됐다. 만약 두사람의 데이트 현장이 포착되지 않았다면 두사람의 관계가 언론에 공개됐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연예계에서는 언론환경이 다변화되면서 파파라치 전문매체들의 등장이 필연적이라는데 동의하는 분위기다. 한 연예관계자는 “연예 매체가 급증하면서 과거 매체에 휘둘리던 기획사들이 이제는 매체를 이용하는 시대가 왔다. 공들여 취재한 열애설이 보도돼도 해당 기획사에서 타 연예매체를 통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 순식간에 (기사가)뒤집히고 만다. 그러나 데이트 현장을 포착했을 경우에는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원래 ‘파파라치’는 유명인사의 사생활을 몰래 찍은 뒤 이를 언론사에 고액으로 팔아 넘기는 서구의 프리랜서 몰래카메라맨을 지칭한다. 그러나 한국형 ‘파파라치’ 매체들은 프리랜서를 기용하는 게 아니라 연예전문매체가 직접 나서면서 기존의 파파라치와 차별화된다. 과거에는 여성지, 혹은 주간지의 영역이었지만 이제 인터넷 연예전문매체로 확장됐으며 카메라 기종의 발달로 사진의 질도 월등히 높아졌고 장면도 다양화됐다.
가수 이상순과 포옹장면이 찍힌 톱스타 이효리는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어느날 파파라치에게 ‘사진을 찍었다. 단독보도를 할 것이니 스스로 공개하라’는 내용의 전화가 왔다. 찍힌 사진을 보니 정말 발뺌할 수 없는 포옹사진이었다. 할 수 없이 포옹사진은 내보내지 말아 달라고 전제하고 연애 풀스토리를 제공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미 이 매체에 의해 한차례 사진이 찍힌 바 있는 이효리로서는 비교적 무난하게 사태를 해결한 편이다. 그러나 일부 연예인들의 경우 사진을 찍히는 것에 강한 반발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과거 탤런트 손예진은 신원을 알 수 없는 남녀 두명이 집앞에 승합차를 주차시켜 놓고 자신과 가족들을 망원카메라로 촬영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그 결과 이들 남녀는 파파라치 전문매체의 기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BestNocut_R]
과거 이 매체에 사진을 찍힌 적 있는 한 연예인 측은 “해당 매체의 기자가 하루종일 따라다니며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한 셈 아닌가. 누군가한테 감시당하는 기분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라고 불쾌함을 표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