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김수현 김해숙 오달수 등 국내 내로라는 명배우들이 한 편의 영화로 뭉쳤다. 올 여름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이다.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이라 불릴 정도로 출연진 면면이 화려하다. 특히 김윤석과 김혜수는 최동훈 감독의 전작 '타짜'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다.
김윤석은 12일 오전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도둑들 제작보고회에서 "타짜에서 정마담과 아귀로 만났다. 그때 아귀가 정마담의 속옷을 끌어내리는 장면이 있는데 영화에 초보였던 시기라 굉장히 많이 떨었던 기억이 있다"며 "다시 이렇게 만나게 돼 편했고, 행복했다"고 김혜수와의 기억을 되살렸다.
도둑들은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해 한 팀이 된 한국과 중국의 10인의 도둑들이 펼치는 범죄 액션 드라마. 초호화 캐스팅을 완성한 최 감독은 "한 번도 오션스 일레븐을 신경쓰거나 다르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며 "다만 오션스 일레븐 보다는 더 재밌게 찍고 싶었다"고 자신했다.
극 중 김윤석은 중국 도둑과 한국 도둑을 한 데 모으는 작전 설계자 마카오 박을 연기했다. 그는 극 중 중국 도둑 앤드류 역을 맡은 오달수와 더불어 많은 분량의 중국어 대사를 소화했고, 와이어 액션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윤석은 "저와 오달수 씨가 중국어를 많이 쓰는데 방법이 없다. 무조건 연습 뿐"이라며 "더빙, 후시녹음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몸 좋은 이정재와 무쇠라도 씹어 삼킬 듯한 김수현을 두고 40대 중반의 김윤석에게 와이어를 태웠는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김혜수는 전설의 금고털이 팹시 역을 맡아 색다른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혜수는 "전문적인 금고털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제작부한테 해체한 금고의 다이얼을 요구했다"며 "일어나자마자 돌리고 자기 전에 돌리고 눈을 감고도 돌렸다. 금고 다이얼을 항상 손 가까이에 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혜수와 전지현. 현장에서 눈치 싸움은 없었을까. 최 감독은 "솔직히 혜수 씨와 지현 씨가 싸우면 어떡하나 고민했다"며 "고맙게도 잘 지내더라"고 웃었다. 또 "혜수 씨는 카리스마가 있다. 일종의 대모 같은 느낌"이라며 "지현 씨는 즐거운 에너지가 넘치는 여자고, 마릴린 먼로의 느낌이 가끔 들기도 한다"고 비교했다.
이정재 캐스팅과 관련한 재밌는 일화를 공개했다. 최 감독은 "이정재 씨는 '범죄의 재구성'을 안 한다고 했던 배우"라며 "언젠가 작품을 같이 해서 아주 어려운 것을 맡겨 복수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첫 날 연기하는 것 보고 뒤로 넘어갔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잠파노 역의 김수현은 사실 도둑들에 캐스팅될 때만 해도 유망주였다. 올초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 폭발적 인기를 모으면서 영화 속 김수현의 모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극 중 예니콜 역의 전지현과 짜릿한 키스신을 예고하기도 했다.
김수현은 "처음에 혼자 기죽어 있던 것을 생각하면 이렇게 앉아 있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전지현 선배와의 키스신이) 많이 떨렸는데 전지현 선배를 보면 저절로 몰입이 된다"고 수줍게 말했다.
이에 전지현은 "이번 작품에 비주얼을 담당하고 있다"고 웃은 뒤 "연하배우와 작업하는 것도 처음이고, 국내 작품에서 키스신도 처음이다. 그동안 아껴왔던 영화 속 첫 키스를 김수현과 하게 돼 흡족했다"고 밝혔다.[BestNocut_R]
도둑들 촬영 후 일약 스타덤에 오른 김수현과 마찬가지로 전지현 역시 결혼에 골인하는 등 큰 변화가 있었다. 이에 최 감독은 "드라마가 잘 되니까 기분이 좋으면서도 불안했다"며 "다른 배우들과 달리 김수현은 편집을 못하는 상황이다. 스타가 되서 그런건 아니고, 너무 매력적인 장면이 많다"고 말했다.
또 최 감독은 "전지현이 결혼할 때 솔직히 좀 슬펐다. 하루정도 우울해지더라"며 "그 다음날 혜수씨한테 전화해서 '결혼할거냐'고 물었더니 그런 상상하지 말라고 하더라"고 공개했다.
전작 '전우치'는 '아바타'와 경쟁한데 이어 이번 작품은 '다크나이트 라이즈'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돼 맞대결을 피할 수 없는 상황. 이에 최 감독은 "아바타같이 세진 않겠지 생각하다가도 크리스토퍼 놀란이 얼마나 잘 만들었을까 걱정된다. 꿈에도 배트맨이 나온다"며 "배우들이 가진 매력이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7월 25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