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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건강

    고사 지낼 때 빠지지 않는 팥시루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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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부터 우리의 조상들은 각종 경조사나 철마다 떡을 해서 나눠먹었다. 그 중 시루떡을 가장 많이 해먹었으며 현대에도 가장 친숙한 떡 중 하나로 손꼽힌다.

    시루떡은 멥쌀을 물에 불려 가루로 만든 후 시루에 켜를 짓고 켜와 켜 사이에 고물을 넣어 찌는 떡을 말하며 쌀가루에 섞인 재료나 켜 사이에 얹은 고물에 따라 떡의 종류가 다양하게 나뉜다.

    특히 우리나라는 시루떡이 발달하여 조선후기의 조리서인 ‘규합총서(閨閤叢書)’에 보이는 시루떡 종류만 11가 나온다.

    최남선이 ‘조선상식문답’에서 한중일 삼국의 떡을 비교한 결과 곡식의 가루를 뭉쳐서 만드는 떡은 한국과 중국, 일본이 각각 속성이 다르다. 중국은 밀가루를 주재료로 만들며 일본은 찹쌀가루를 우리나라는 멥쌀가루로 떡을 만든다고 한다. 또한 한민족의 떡은 시루떡이 정통으로 다른 떡은 시루떡의 보조이거나 사치품이라고 했다.

    시루떡 중 팥고물을 얹어 만든 붉은색의 팥시루떡이 가장 대표적이다. 팥은 당질 56%, 단백질 21% 함유되어 있으며 흰쌀밥엔 부족한 비타민 B1 등이 많아 각기병, 신장병, 심장병 등에 좋다. 또한 이뇨작용이 뛰어나 부기를 빼거나 다이어트에 좋다고 한다.

    특히 붉은팥은 사악한 귀신을 물리치고 액운을 막아준다고 하여 팥시루떡은 주로 개업이나 이사, 고사 지낼 때 빠지지 않으며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가 함을 받을 때에도 액막이 용으로 쓰인다. 또한 사악한 귀신을 물리쳐 건강하게 자라라는 기원으로 백일상과 돌상에도 올린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풍속이지만 예전에는 음력 10월이면 집집마다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며 대청마루와 부뚜막과 장독대 등에 시루팥떡 놓고 고사를 지냈다고 한다.

    1925년에 발행된 해동죽지(海東竹枝)에는 ‘옛 풍속에 10월 단군이 세상에 내려온 날 집집마다 시루팥떡을 해 놓고 복을 빌었다’고 적혀있다.

    또한 동국세시기(1849)에는 ‘정월 첫 말날[오일(午日)]에 증병도신(甑餠禱神)이라 하여 시루떡을 쪄 일년 내내 무사태안을 비는 고사를 지냈다’고 기록되어 있다.

    한편 귀신을 쫓기 때문에 제삿상에는 붉은색의 수수나 팥떡은 금기사항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팥시루떡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한 차례상에서는 붉은 색이 조상을 쫓는다고 하여 붉은 팥 대신 흰팥이나 녹두, 깨 등의 흰 고물을 쓴다.

    시루떡을 멥쌀가루로 만든 것은 메떡이라 하고 찹쌀가루로 하면 찰떡이며 멥쌀과 찹쌀을 합칠 경우 반찰떡이 된다. 예전에는 반찰떡을 무당떡이라 부르기도 하였으며 잘 부서지지도 않고 빨리 굳지 않아 좋다고 한다.

    고물의 경우 호박고지나 곶감, 고구마 등을 넣기도 하며 밤이나 대추, 잣 등의 견과류를 쓰기도 한다. 또한 국화의 꽃잎이나 나뭇잎으로 장식을 한다.

    떡은 밥과는 달리 농경·토속신앙을 배경으로 하는 각종 제사와 잔치의 음식 또는 시속음식(時俗飮食)이 되었으며 음식문화에서 고유한 전통을 가지게 되었다. 과거에는 손수 만들어 먹었기 때문에 조리법과 재료 등이 다양했지만 현대에는 기계화 됨에 따라 조리법이 획일화 되고 종류가 많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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