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
맛깔난 연기로 주연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감초같은 역할로 여러 편의 영화에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배우가 있다.
이들은 종종 얼굴과 이름이 아닌 영화의 한 장면, 또는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기억된다. 조진웅(32)도 그런 배우다.
영화 ''''우리형''''에서는 저능아 두식으로, ''''비열한 거리''''에서는 조폭 영필로, ''''폭력서클''''에서는 고등학생 홍규로, ''''말죽거리 잔혹사''''에서는 폭력 패거리 중 한명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그가 최근 개봉된 영화 ''''마이 뉴 파트너''''(감독 김종현, 제작 KM컬처)에서 또 한번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마이 뉴 파트너''''에서 조진웅이 맡은 역은 형사 강민호 반장(안성기 분)이 소년원 시절부터 거두어 아들처럼 키워온 영철이라는 인물로, 걸쭉한 부산 사투리를 쓰며 껄렁껄렁하지만 속깊고 의리가 넘친다.
영철은 강민호 반장의 친아들인 형사 강영준(조한선 분)과도 허물없이 지내며 진짜 형제처럼, 강민호 반장과는 진짜 부자지간처럼 지낸다.
''''안성기 선배님과 함께 출연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영광스럽습니다. 촬영하는 동안 많은 것을 배웠죠. 조한선은 촬영 전부터 저를 알더라고요. 제 연기를 잘 보고 있다면서….''''
잘 알려진 배우들이 먼저 자신을 알아봐주고 연기를 인정해준다며 우쭐해하는 모습이 천진난만하다. 185㎝의 큰 키에 80㎏대의 건장한 체구를 가졌지만 살갑고 유쾌하게 이야기하면서 보여지는 표정은 사람들을 금방 친근하게 이끈다.
이러한 특유의 장기로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로 나서 연기자와 스태프들을 더욱 돈독하고 끈끈하게 만들어 이번 영화의 팀워크는 다른 여느 작품보다 훌륭했다는 게 조진웅의 설명.
큰 손짓과 동작으로 감독과 스태프들의 성대모사를 하며 촬영 분위기를 전하는 내내 조진웅의 얼굴은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무술팀과 친해져서 촬영때 실감나게 때릴 수 없더라구요. 감독님도 배우들을 믿고 편하게 연기하도록 기다려주고… . 그래서 그때그때 분위기에 맞춰 튀어나오는 제 대사가 더 빛나보였던 것 같아요.''''
조
대학(경성대 연극과)시절 부산의 극단을 돌아다니며 연극무대에서 다양하고 탄탄한 연기 기반을 다진 조진웅은 역할을 맡으면 직접 취재하며 공부해왔다.
''''폭력서클''''의 배역을 위해 일부러 120㎏에 육박하는 체중을 늘리고 실제 친구를 모델로 삼아 오랜기간 관찰하는 등 자신의 연기에 녹여냈고, ''''비열한 거리''''의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주변의 도움을 받아 조폭을 만나 인터뷰하는 등 작품과 배역에 온힘을 쏟아부었다.
''''마이 뉴 파트너''''에서 조진웅은 어린 시절 부산에서 자란 덕을 톡톡히 활용하며 능수능란한 사투리를 구사했고, 순간순간 터지는 애드리브로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극중 ''''82년생인데예''''라며 넉살을 떨고, 범인을 잡기 위해 조한선과 호흡을 맞추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사투리 섞인 영어발음으로 ''''of course''''라고 외치는 대사는 감독도 생각지 못한 그만의 생각과 감각으로 탄생된 장면이다.
작품을 이해하고 연구하면서 색깔있는 캐릭터로 다양한 연기 변신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연기 욕심을 내보인 조진웅.
조
그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GP 506''에서 극의 재미를 더하는 취사병 역할로 푸근한 연기를 선보이고, 배우 박진희, 조한선과 함께 영화 ''기억, 상실의 시대''에서는 20대 후반의 순경 한상 역할을 맡아 한창 촬영 중이다. 조진웅은 끊임없이 변신하며 관객들을 기다릴 준비를 다지고 있다.
[BestNocut_R]"안성기, 김윤석, 송강호 등등 길 터놓은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보면 ''내가 뭘 더 해야 하나'' 하고 자책도 하지만 후배들은 더 많이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지 않으면 촬영현장에서 선배들 볼 낯이 없는 거죠."
선배들의 연기에 감탄하며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음에 즐거워하는 조진웅은 천상 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