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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다리’가 문제였을까. MBC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3’)이 끝내 역습에 성공하지 못한 채 조용히 막을 내렸다.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0일 종영한 ‘하이킥3’는 9.9%의 전국 시청률(이하 동일기준)을 기록했다. 화제 속에 종영한 전작 ‘지붕뚫고 하이킥’이 22.4%, ‘거침없이 하이킥’이 18.0%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시청률 뿐만 아니라 ‘하이킥3’는 화제성 면에서도 전편에 다소 못 미쳤다는 평가다. 매 회가 신드롬을 일으켰던 ‘거침없이 하이킥’이나 출연자들이 대거 스타덤에 올랐던 ‘지붕뚫고 하이킥’과 비교할 때 ‘하이킥3’의 전개는 평이했고 출연자들 역시 크게 조명받지 못했다. 전작들은 높은 인기 덕분에 진통을 겪으며 연장했지만 '하이킥3'는 방송 초반 조기종영설까지 흘러나왔다.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
‘하이킥3’, 전작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하이킥3’는 ‘하이킥’ 시리즈 2편을 연달아 성공시킨 김병욱PD가 세 번째로 들고 나온 시리즈라는 점에서 방송 초부터 주목받았다. 전편의 성공 때문에 신인연기자들은 물론 스타들도 ‘하이킥’ 시리즈 출연을 자청했으며 이적, 윤건 등 이름값 높은 가수들까지 출연을 흔쾌히 응했다. 캐스팅만 놓고 봤을 때는 역대 ‘하이킥’ 시리즈 중 최고라는 평가다.
그러나 이러한 스타들의 출연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지적이다. 스타들이 기존 캐릭터를 답습하면서 ‘거침없이 하이킥’의 거침없는 오케이 여사 박해미나 ‘지붕뚫고 하이킥’의 버릇없는 소녀 진지희처럼 통쾌한 웃음을 주는 이색 캐릭터가 실종된 것. 한 방송관계자는 “김병욱PD의 시트콤은 새로운 얼굴들이 캐릭터를 형성해가며 예상 외의 활약을 펼쳤을 때 오는 쾌감이 있다. 그러나 ‘하이킥3’의 경우 이미 캐릭터를 형성한 스타들이 자신의 이미지를 그대로 끌고 가 새로운 재미를 느끼기 어려웠다”라고 평가했다.
출연진이 넘치면서 복잡하게 꼬인 러브라인 역시 문제점으로 꼽힌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서민정 선생을 둘러싼 삼촌과 조카의 사랑이 주를 이뤘고 ‘지붕뚫고 하이킥’에서는 서울대생 의사와 서운대생 과외교사, 산골출신 식모의 사랑 이야기가 메인이었지만 ‘하이킥3’에서는 종잡을 수 없는 러브라인이 펼쳐져 오히려 집중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빚게 됐다.
전편의 캐릭터와 에피소드를 답습하는 형태 역시 문제점으로 꼽힌다. 학교를 둘러싼 교사들의 사랑 이야기, 삼촌과 조카가 한 여자를 두고 사랑 싸움을 벌이는 에피소드는 ‘거침없이 하이킥’이나 ‘지붕뚫고 하이킥’과 큰 차별화를 두지 못했다. 음악교사인 윤건과 국어교사인 박하선이 교가를 만드는 에피소드는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체육교사 최민용의 전부인 신지가 교가를 만드는 에피소드의 변주로 비춰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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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PD는 ‘하이킥3’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어했을까무엇보다도 ‘하이킥3’는 관계의 전복이라는 주제가 뚜렷이 제시된 전작들과 달리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했다. 전작 ‘거침없이 하이킥’은 가부장적인 가장의 권위가 전복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냈고 ‘지붕뚫고 하이킥’은 88만원 세대가 뛰어넘지 못하는 현실의 벽을 비극적으로 묘사했다. 하지만 '하이킥3'는 김병욱PD가 초반에 밝힌 "몰락한 사람들이 희망의 메시지를 찾아 도전하고 깨지고 시련을 겪는 과정"이라는 기획의도가 대중적인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한 방송관계자는 “김병욱PD가 ‘하이킥’이라는 이름에 대한 부담을 느낀 것 같다. 전작인 ‘하이킥’의 이름을 고스란히 따왔지만 ‘0000하이킥’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고 ‘하이킥!짧은 다리의 역습’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부터가 ‘하이킥’에 대한 부담을 떨쳐버리려는 시도였던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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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하이킥3’가 오점만을 남긴 것은 아니다. ‘하이킥3’는 여전히 스타들의 등욤문이며 새로운 연기자들의 산실이다. 단아한 이미지의 배우 박하선은 ‘하이킥3’의 최고 수혜주로 꼽힌다. 그는 ‘하이킥3’에서 엉뚱한 매력의 국어교사로 분해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산했다. 신인연기자 김지원, 백진희, 이종석은 ‘하이킥3’로 얼굴을 알리는데 성공했고 걸그룹 에프엑스의 크리스탈과 Mnet ‘슈퍼스타K’ 출신 강승윤은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BestNocut_R]
또다른 방송관계자는 “‘하이킥3’는 오히려 김병욱PD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을지도 모른다. 그간 ‘하이킥’이라는 무게에 눌렸을지도 모를 김병욱PD에게 새로운 해방구가 됐을 것”이라며 "김병욱PD의 새로운 작품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