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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연극배우 '진선규'가 TV 앞에 '초짜'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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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테랑 연극배우 '진선규'가 TV 앞에 '초짜'가 되다

    • 2012-03-2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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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인터뷰] 배우 진선규가 연극무대에서 카메라 연기를 하기까지...

     

    배우 진선규(35)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어쩌면 얼굴 역시 생소할지 모른다. 그러나 진선규는 연극 바닥에서는 꽤 이름이 알려진, 실력을 검증 받은 베테랑 중에 베테랑 연극배우다. 그런 그가 ‘최고’라는 익숙한 자리에서 내려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생 ‘초짜’로 말이다.

    연예인 등용문이라 불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를 졸업, 배우로서 정석을 밟아온 진선규는 배우를 꿈꾸던 초심을 잃지 않고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줄곧 연극 무대에 섰다.

    극단을 차리고 연극 공연을 올리고 내리고를 반복했다. 연극판에 선지 십년 남짓 흘렀을까. 그는 2010년 MBC 드라마 ‘로드넘버원’을 통해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MBC 주말드라마 ‘무신’에 출연 중이다.

    “사람들이 ‘무신’에 나온 노예 ‘갑이’라고 해도 잘 못 알아봐요. 의상을 갖춰있고 분장을 했을 때와 평소 제 모습이 많이 다른가봐요.” 멋쩍게 웃음을 보인 진선규는 자신이 살아온 지난 날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그러나 무겁지 않게 한 장 한 장씩 꺼내보였다.

    “연극배우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는데, 아르바이트 식으로 드라마에 몇 번 출연해 돈을 받곤 해요. 처음에는 그렇게 몇 번 출연했는데, 처음으로 ‘로드넘버원’에서 이름도 있고, 비중도 꽤 있는 역할을 맡게 됐어요. 흔히 무대 연기가 진짜 예술 연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카메라 연기를 하지 말라고 하는데, 막상 해보니 무대와는 달리 어려운 부분도 많고 아예 다른 영역이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카메라 연기에 매력을 느꼈다는 진선규는 “거기 출연한 덕분에 처음으로 부모님께 효도한 것 같아요. 고향이 경남 진해인데, 배우한다고 서울 간 아들이 TV에는 왜 안나오냐고 만날 물어보셨거든요. 제가 출연한 연극에 두 번 모신 적 있는데 한번은 로프를 달고 하늘에서 연기하는 것을 보고 위험하다고, 다음번은 바보 연기를 보고 7~8년 동안 공부해서 고작 바보 연기하냐고 그만두라고 하셨어요. 근데 TV에 나오는 모습을 보시니 정말 좋아 하시더라고요.”

     

    ‘로드넘버원’ 이후 다시 연극무대로 돌아간 진선규는 그 사이 영화 몇 편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카메라 연기의 감을 익혀왔다. 그러다 ‘로드넘버원’에서 연출을 맡았던 김진민 감독과의 인연으로 ‘무신’ 출연 기회를 잡았다. 물론 오디션을 통해 주인공 김주혁의 노예 동기 역할을 따냈다.

    “단역이지만 점점 역할이 커지더라고요. ‘로드넘버원’ 때도 그랬지만 감독님이 ‘널 뽑은 이유는 (김)주혁이를 빛나게 해주는 것’이라고. 우스갯소리지만 제가 지금 어느 누구보다 빛나고 싶다는 욕심을 부릴 때는 아니니까요.”

    욕심은 없지만 아쉬움은 남을 수 있는 법. 배우 진선규도 연극 무대에서는 어엿한 주인공에 실력으로 따져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연기파 배우가 아니냐고 묻자 그는 답했다. “물론 무대에서 진선규는 최고일 수 있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완전 초짜다. 내가 배워야할 영역을 익혀가고 있는 중이다”라고.

    그러면서 진선규는 무대 연기와 카메라 연기의 차이, 그리고 각각의 매력을 꼽았다.

    “무대는 관객과 감정을 공유하는 생생한 맛이 있죠. 보이지는 않지만 서로 믿어주는 신뢰같은. 근데 카메라 앞에서는 나를 보는 무언가(관객)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집중력이 필요하고, 정해진 프레임 안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많이 부대꼈어요. 특히 무대에서는 많은 관객에게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약간 크게 감정을 표출하는데, 카메라에서는 절제해야 하니 힘들었어요. 근데 그 안에서 한번 감동을 주고 나니 힘들면서 좋았어요.”

    연극과 영화, 드라마의 매력을 모두 알아버린 진선규는 앞으로 더욱 바쁘다. 그의 꿈은 톱스타가 되는 것도, 큰 돈을 버는 것도 아니다. 하고 싶은 연기를 하면서 치매에 걸려 대사를 못 외우게 되는 그날까지 배우를 하는 것이다. 왠지 그 꿈은 이루어질 것만 같다. 30년 후, 50년 후에도 TV 속에서 무대 위에서 어우러져 있을 배우 진선규의 모습이 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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