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규
배우 임지규는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독고진(차승원)의 귀여운 매니저 역을 맡아 대중들에게 성큼 다가왔다. '은하해방전설',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 등 독립영화는 물론 '요술', '과속스캔들' 등 상업영화에서도 얼굴을 드러냈지만 대중의 지지를 끌어내기엔 2% 부족했던 터다. 하지만 '최고의 사랑' 이후엔 단 1분도 안되는 출연만으로도 사람들이 알아볼 정도다.
임지규는 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영화 '화차'에 카메오 출연했다. 사실 1분도 나오지 않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더라"며 "'최고의 사랑'이 없었다면 단순히 스토커로만 봤을 텐데 드라마 이후라서 '매니저 했던 사람이 스토커를 했네'라고 기억해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떨어지지 않고, 올라가고 있구나란 느낌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같은 대중의 관심은 자연스레 '봄, 눈'으로 옮겨가고 있다. 윤석화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봄, 눈'에서 임지규는 엄마밖에 모르는 순둥이 아들 영재 역을 맡았다. 암 선고를 받은 엄마와의 이별을 앞두고 눈물을 왈칵 쏟아낼 예정이다. '최고의 사랑'에서 보여줬던 엉뚱하고 귀엽던 매력은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그는 "장난기를 쏙 뺐는데 사실 작품하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몸이 근질근질하더라"며 "이 영화가 감독님 자전적 이야기고, 자신의 모습이 투영됐다. 그래서 장난기를 걷어내주길 바랬다"고 예고했다. 또 그는 "드라마 때문에 많이 좋아해주지만 익숙한 것을 하면 질리는 배우가 될 것 같다"며 "그런 면에서 다른 것을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훗날 기회가 된다면 '아저씨'의 원빈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 저한테는 전혀 없는 모습인데 원빈씨는 남자인 내가 봐도 정말 멋있었다. 귀여움을 벗어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아이러니하게도 임지규가 이 작품에 합류할 수 있었던 것은 유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당초 영재 역은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유명한 남자 배우가 하기로 했던 역"이라며 "그런데 너무 유명한 배우가 하면 아들이 아닌 배우로 보일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우연히 기회가 오게 됐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더욱 재밌는 건 임지규는 연출을 맡은 김태균 감독과 같은 교회를 다니며 가벼운 인사를 나누던 사이였다. '봄, 눈'의 시나리오 초고를 2~3년 전에 받아서 보기도 했다. "이 작품을 하게 되면 지규씨와 하고 싶다"는 감독의 말도 있었다.
"윤석화 선배님하고 닮았고, 영화 배경이 부산인데 저도 고향이 부산이고, 살아왔던 환경, 3년 전에 동생과 이별을 했는데 그런 헤어짐에 관한 경험 등 여러모로 역할에 맡는 배우라고 설득했다고 하더라."
막상 합류하고 나니 덜컥 겁부터 났다. 윤석화, 이경영, 김영옥 등 대배우들과 식구를 이루는 것도 부담이었다. 그는 "최종 원고를 봤을 때 내용이 더 숙성됐더라. 그런데 많은 감정연기를 필요로 했다"며 "우는 게 조금 두렵기도 했고, 줄곧 감정을 끌고 가는 것도 해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BestNocut_R]
이어 "대배우들과 한 작품에서 같이 연기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동시에 그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잘 해낼 수 있을까 싶었다"며 "연기 선배가 아니라 가족처럼 다가갔다"고 덧붙였다.
"윤석화 선배님이 굉장히 엄하다고 들었는데 자신의 친아들과 생일이 같다며 편하게 대해주더라. 또 한번은 연기를 헤매고 있었는데 '지규야, 니가 느끼는대로 해. 그게 맞는거야'라고 힘을 주더라. 충분히 지적도 할만하고, 이게 정답이야라고 알려줄 법도 한데 그러지 않더라. 그 때 그 말 한마디가 굉장히 힘이 됐다."
4월 26일 개봉을 앞둔 '봄, 눈'. 이전 출연 영화의 개봉과는 분명 다른 기분일테지만 담담한 표정이다. 그는 "사실 윤석화 선배님이 끌고 가는 힘이 아주 크다"며 "첫 상업영화 주연 데뷔라고 하는데 민망하다. 그냥 엄마의 단독 주연이라고 해도 될 작품"이라고 손사래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