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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어라 또오네?" 휴대폰 수신거부 서비스 유명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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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들 광고성 문자 메시지 대행업체 위탁, 관리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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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성 문자메시지를 차단하는 '080 수신거부서비스'가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되지 않아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수신거부해도 또 오는 광고성 문자 골칫거리

    회사원 김 모(30.여)씨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도착 소리만 들어도 인상이 찌푸려진다.

    경남의 한 스키장에 다녀온 이후 스키장을 홍보하는 광고성 스팸문자가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기 때문이다.

    참다 못한 김씨는 080 수신거부서비스를 통해 해당 문자가 오지 않도록 요청 했지만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같은 문자를 받아야 했다.

    김씨는 "가뜩이나 연말, 연시에 각종 문자 메시지가 많이 오는데, 근무 중에 일일이 광고성 문자를 확인할 때면 짜증날 때가 한두번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 모(28.여)씨도 각종 광고 문자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백화점, 화장품, 프렌차이즈 식당, 브랜드 등 각종 이벤트에 등록하면서 날아오는 문자 메시지가 너무 많아서 올 때마다 수신거부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1~2건은 제대로 신청이 되지 않은 것이다.

    이 씨는 "어떤 080번호는 전화를 걸어도 아예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럴거면 왜 문자에 '수신을 원치않을 경우 080번호를 누르세요'라고 써놓은 것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일일이 수작업으로 수신거부 소비자 번호 삭제, 대충할 수밖에 없어

    080 수신거부서비스는 특정업체가 휴대전화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문자 메시지 광고를 전송 할 때 이들에게 계속 받아 볼 지 여부를 묻는 무료콜 서비스다.

    정부는 지난 2003년부터 정보통신망법을 제정해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제공할 경우 반드시 소비자가 수신거부 의사를 표시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하지만 광고성 문자를 보내려는 기업이나 단체 대부분이 수신거부서비스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없어, 일정량의 요금을 내고 대행업체를 이용하면서 '수신거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자를 발신한 사업자는 대행업체로부터 수신거부 소비자의 명단을 건네받아 수작업으로 번호를 삭제하는데, 일일이 번호를 지워야 하는 번거로움과 인력부족 등으로 문자 전송 차단이 되지 않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는 것이다.

    A 마트의 홍보담당자인 정 모(35)씨는 "하루에 수만건의 광고문자를 보내면 이를 거부하는 소비자들이 수천명은 된다"며 "발신 명단에서 삭제를 하려고 해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빠뜨릴 수도 있고, 솔직히 대충할 때도 있다"고 고백했다.

    결국 원치 않은 문자를 계속 받게 되는 이들이 수신거부 서비스 대행업체에 항의를 해보지만 제대로 정정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B 수신거부 서비스 대행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박 모(48)씨는 "수신거부 소비자 명단을 건네줘도 사업자가 처리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우리 쪽으로 항의전화를 한다"면서 "다시 명단을 업체측에 건네도 제대로 시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우리도 중간에서 어쩔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BestNocut_R]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소비자들의 권익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산YMCA 황재문 팀장은 "정부가 수신거부 시스템의 법만 만들어 놓고 제대로 관리나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수신을 거부하면 바로 소비자 번호가 발신명단에서 삭제되는 자동화 시스템 등 적극적인 보안책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무차별적으로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는 사업주와 이를 보고만 있는 관계당국의 무관심 속에서 원치 않는 문자 메시지를 받아야 하는 소비자만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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