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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마트폰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항정자 항체 반응 검사'에 대한 괴담이 확산되면서 근거 없는 의학정보가 떠돌고 있다.
'항 정자 항체(antisperm antibody, ASA)'란 정자에 대항하는 항체를 말하는 것이며 '항정자 항체 반응 검사'는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해 불임의 원인을 찾기 위해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항정자 항체 반응 검사'가 엉뚱하게 인터넷 상에서는 여성의 성관계 여부를 가릴 수 있는 검사로 둔갑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콘돔을 써야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항 정자 항체 반응 검사'를 했다고 밝힌 한 남성의 사연이 떠돌고 있다.
결혼 후 1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아 불임클리닉을 찾던 사연의 주인공은 어느 날 인터넷 포털 지식검색에서 '항정자 항체 반응'에 대해 알게 됐다.
남성은 인터넷 검색 결과 '여성이 과거 한 남자와 오랫동안 성관계를 하면 항체 수치가 높아져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여성의 과거 성생활에 대해 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후 남성은 "비뇨기과 검사 결과 아내의 항체 종류가 총 14개이고 이를 통해 과거 아내가 성관계를 가진 남성의 수가 14명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면서 "아내에 대한 신뢰가 깨져 이제 부부관계를 지속하는게 쉽지 않다"며 글을 마무리한다.
하지만 우후죽순으로 번지고 있는 남성의 사연에 대해 의학계는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이윤수 비뇨기과'의 이윤수 원장은 CBS 노컷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성관계 시 정자에 대한 항원항체가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성관계 횟수와는 상관이 없다. 사람에 따라 항체가 생기는 사람도 있고 안 생기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성관계를 할 때 의학적으로는 여성의 질 내부에 염증세포들이 갑자기 증가돼 남성의 정액에 있는 항체를 막기 때문에 성관계를 많이 해도 항정자항체가 반드시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각 남성의 항체에 반응하는 항정자항체를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성관계를 한 남성의 수를 알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인터넷 포털 사이트 지식 검색 서비스에는 "항정자 검사를 하면 성관계 횟수를 알 수 있나요", "얼마나 오랫동안 성관계를 맺었는지가 나오나요"라는 질문이 올라와 있다.[BestNocut_R]
특히 일부 질문에는 "피임기구를 쓰지 않은 남자들의 항체가 남는다"는 근거 없는 답변이 붙어 누리꾼들의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