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기원전 200년경 중국 진나라 말, 진시황의 폭정으로 백성들의 불만은 하늘을 치솟는다. 이에 각각 너무나도 극명히 다른 두 영웅 항우(풍소붕)와 유방(여명)이 반기를 든다. 그리고 두 영웅은 천하의 패권을 두고 치열한 대결을 펼치게 된다.
'삼국지', '수호지'와 더불어 중국의 가장 인기 있는 3대 역사 대서사물 중 하나인 '초한지'다. 굳이 소설을 접하지 않았더라도 한번쯤은 항우와 유방이란 이름을 들어봤을 만큼 널리 알려져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 '초한지-천하대전'에 관심이 쏠리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진시황의 폭정에 반기를 들고, 진 나라를 쓰러뜨리기 위해 힘을 합치는 항우와 유방은 파죽지세의 기세로 천하를 장악해가지만 같은 하늘 아래 영웅이 둘 일수는 없는 법. 함양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유방과 항우는 서로 맞서게 되고, 우리가 알고 있듯 유방이 최종 승자로 기록된다.
호탕한 성격에 기개와 힘을 갖춘 대장부 항우, 덕과 포용력을 갖춘 유방 등 극명한 대립을 통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여기에 항우의 책사 범증과 유방의 책사 장량이 펼치는 전략 싸움이 더해졌다.
특히 항우와 유방의 운명을 가른 홍문의 연회에서 범증과 장량의 바둑 대결은 지략 싸움의 절정이다. 또 중국 특유의 스케일이 돋보이는 해하대전도 스펙터클하다. 이 외에도 크고 작은 액션신이 가득하다.
패왕별희로 알려진, 항우와 절세가인 우희(유역비)의 러브스토리도 눈에 띈다. 전체적인 흐름에 잘 맞아떨어지거나 섬세한 감정이 전해진 것은 아니지만 항우와 우희를 연기한 배우들의 매력 덕분에 도드라진다. 특히 유역비는 서로 죽고 죽이는 참혹한 전장터에서 홀로 아름다움을 뽐냈다. [BestNocut_R]
초한지는 금의환향, 다다익선, 건곤일척, 사면초가, 토사구팽 등 흔히 쓰이는 고사성어의 유래를 담고 있기도 하다. 이를 확인하는 것도 제법 흥미롭다.
다만 짧은 시간에 방대한 분량을 다루다 보니 이야기의 흐름이 원활하진 않다. 또 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풀어가다 보니 세밀한 전개에서 오는 소소한 잔재미는 그다지 많진 않다.
한편, 최근 SBS에서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가 방영 중이다. 배경과 상황은 다르지만 극 중 인물은 초한지와 동일하다. 영화와 드라마를 비교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12세 관람가, 11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