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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에 한 명꼴로 현역군인 사망, 그 중 70퍼센트는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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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사흘에 한 명꼴로 현역군인 사망, 그 중 70퍼센트는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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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되는 군대 내 폭행, 대책은 없나? - 군인권연대 정재영 대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10월 19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군인권연대 정재영 대표


    군대

     

    ▶정관용> 이어서 군대 내 구타, 가혹행위, 그리고 자살. 이 얘기 또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지난 16일 외박을 나온 육군 이병 자살사건이 있었고, 유족들은 가혹행위가 원인이다, 이런 주장을 했고요. 군이 조사한 결과 가혹행위가 있었다, 하는 게 또 밝혀지기까지 했습니다. 항상 재발방지를 다짐하지만 비슷한 일이 계속 반복되는 이유가 뭔지, 해병대 출신으로 시민단체인 군인 인권센터 대표로 활동하고 계신 정재영 대표 전화에 모십니다. 안녕하세요?

    ▷정재영> 예, 안녕하십니까?

    ▶정관용> 군인 인권센터 언제 만들어졌지요?

    ▷정재영> 예, 저희들 1999년도에 만들어졌습니다. 올해로 이제 12년째 되겠네요.

    ▶정관용> 주로 어떤 활동 하십니까?

    ▷정재영> 저희들이 이제 세 가지 군 관련 활동들을 하고 있는데요, 첫 번째는 병영 내에서 발생하는 구타, 가혹행위나 이른바 제반문제의 척결을 하자, 라고 하는, 그래서 병사들이 주어진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도록 제도와 의식 변화를 촉구하고 감시하는 그런 일을 하고 있고요. 두 번째는 인권침해사고 및 그로 인한 자해 사망사고를 예방을 하고, 군 의문 사망사고의 진실규명을 위한 사고조사 활동을 현장에서 병행을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아, 유족들의 요청이 있으면 직접 가서 조사하신다?

    ▷정재영> 그렇지요. 그리고 세 번째는 군과 경찰에 징집되어서 근무 중인 장병들의 인권 신장을 위해서 관련된 어떤 법률이나 제도 등의 개정, 개혁을 위한 사회활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이게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데 이게 줄어들지를 않네요?

    ▷정재영>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몇 년 전에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도 있었고, 또 자살사건도 계속 터지고 있고요. 혹시 그 통계나 이런 게 있습니까? 우리 군에서 1년에 몇 명 정도가 어떻게 되나, 이런 게?

    ▷정재영> 예, 그 통계가 있습니다. 어저께도 그런 사고가 있었습니다만. 현역 군인의 사망사고는 보통 이제 사흘에 한 건 꼴로 발생을 합니다, 현재.

    ▶정관용> 사흘에 한 명?

    ▷정재영> 예, 사흘에 한 건 사망사고가.

    ▶정관용> 그렇게 많아요?

    ▷정재영> 예, 그리고 그 사망사고 3건 중의 2건이 어저께 김 일병과 같은 이유로 발생하는 비슷한 형태의 그런 자해 사망사고입니다. 그러니까 연간 한 120명에서 140명의 장병들이 사망을 하고 있고, 그 가운데 약 70%가 자해 사망사고인데, 이 사고의 많고 적고를 떠나서 저는 이제 도대체 전 세계적으로 도대체 전체 조직원, 연간 전체 사망자의 70%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해사망으로.

    ▶정관용> 그러게 말이에요.

    ▷정재영> 삶을 마감하는, 그런 단체나 조직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모르겠어요. 그나마 이제 10여 년 전하고 비교하면 3분의 1 정도로 줄어들었고요, 한 20여 년 전하고 비교하면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하는 그런 것에 위안을 가져야 하는 그런 지경이지요.

    ▶정관용> 아, 많이 줄어들은 게 이 정도입니까?

    ▷정재영> 그렇습니다.

    ▶정관용> 아, 대단하군요. 가장 근본적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정재영> 지금 이제 김 일병의 경우도 병영 내의 구타 가혹행위. 그것이 원인이 되어서 사망한 자해 사망사고다, 이런 부분들이 일정 부분 지금 밝혀지고 또 조사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러한 사고들은 끊이지 않고 발생을 하고 있는데, 그 원인을 저희들이 보면 그런 것 같아요.

    ▶정관용> 뭡니까?

    ▷정재영> 부대 내에서 구타나 가혹행위가 일정 부분 필요하거나 그것이 피치 못할 상황이라면, 그런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은 아무리 교육을 하고 제도를 바꾸고 해도 이런 사망사고는 끊이지 않을 거라는 말이지요. 그러니까 근본적으로 구타가 필요 없는 군대, 구타가 필요 없는 조직이 되지 않고서는 구타 가혹행위는 앞으로도 영원히 근절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관용> 그럼 정 대표 보시기에는 지금 군이 구타가 필요한 상태입니까?

    ▷정재영> 전혀 그렇지 않지요.

    ▶정관용> 그런데요?

    ▷정재영>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해병대에서 군 생활을 했는데, 이 해병대는 현재 우리 군이 가지고 있는 모든 구타, 가혹행위의 원천과도 같은 곳입니다. 그렇게 심하다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우리가 사람이 사람을 때리는 것은 그것은 잘못된 것이고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데, 군에 다녀온 우리 아버지 세대들, 그러니까 이제 자식이 군에 가 있는 그런 세대들이지요. 그걸 드러내놓고 이야기를 잘 안 하거든요. 그러면서 그것을 마치 젊은 시절 참고 넘겨야 할 어떤 인내심이라든지, 사람이 된다, 이런 말을 하는데.

    ▶정관용> 그러니까 군은 그저 으레 그냥 가면 맞고 나오는 곳, 이런 인식이 과거에 있었지요, 분명히.

    ▷정재영> 있었습니다.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거는 지금은 맞지 않는 이야기지요.

    ▶정관용> 그 과거의 인식이 지금도 지배하고 있다?

    ▷정재영> 그렇습니다. 그런 것들이 없어져야 되는데, 문제는 뭐냐면, 그걸 누구나 다 압니다. 지휘관들도 알고요. 그런데 그런 예를 들어서 우리가 인권적 측면에서 볼 때 때리지 말아야 되고, 서로 가혹행위 하지 않아야 된다, 라고 하는 그러한 것들을 아무리 교육하고, 또한 법이나 제도로서 규정을 해서 제정공포를 하고 해도 그게 없어지지 않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정관용> 그 근본적인 문제가 뭡니까, 그러니까?

    ▷정재영> 자, 예를 들어서 이런 겁니다. 지금 제가, 저 같은 경우에 군에 입대한 조카를 하나 두고 있는데요. 이 아이가 지금 군에서, 우리 어저께 사망한 김 일병하고 동일한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정관용> 그래요?

    ▷정재영> 예, 그래서 지금 이제 2주에 한 번씩 면회를 주말마다 가고 있고요, 거의 매일같이 공중전화를 통해서 이 아이를 관리하고 이렇게 하고 있는데, 문제는 군 관련 인권활동가라고 하는 제가 너, 이렇게 하면 괜찮아, 라고 뚜렷한 해답이나 방법을 줄 수가 없다는 거예요. 이것이 정말 참으로 자괴감 느껴지는 거고요. 그 문제는 뭐냐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 거냐면, 그래요, 갓 전입한 신병이나 초급 지휘자들이 주어진 임무나 역할에 대해서 잘하든 못하든 최선을 다해서 해야 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첫 번째로. 그리고 소속 조직원들과 이제 보조를 잘 맞춰서 해야 되는 거지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에게 주어진 임무나 역할에 있어서 계속적인 문제를 일으키거나 만약에 애로가 있다고 하면 대부분이 이렇게 자해사망한 장병들은 혼자서 그걸 끙끙 앓거나 고민을 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경우에는 즉시 지휘관에게 이를 보고하고 조치를 받아야 되는 거거든요, 되든 안 되든 간에, 일단.

    ▶정관용> 그렇지요.

    ▷정재영> 그리고 이때 중요한 것이 그런 겁니다. 보고를 받은 지휘관이 명심해야 되는 것인데요. 장병 누구라도 주어진 임무나 역할을 같은 수준으로 적응하고 완성해낼 수는 없어요.

    ▶정관용> 예, 사람마다 능력이 다르고 하니까.

    ▷정재영> 그렇지요, 빠른 사람, 늦은 사람이 있고요. 특정 분야에 뛰어난 사람이나 아니면 다른 분야는 잘하지만 특정 분야에는.

    ▶정관용> 맞아요.

    ▷정재영> 평균보다도 못하는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점을 고려해서 소속 조직원들 간에 갈등이 발생하기 전에 신속하게 보직을 변경한다거나 또는 자기 능력 외의 일이라면 상급 지휘관에게 보고해서 소속을 바꾸어 준다거나 하는 등의 조치를 아주 빨리 취해야 한다는 거지요.

    ▶정관용> 그런데 그게 지금 잘 안 되고 있다?

    ▷정재영> 안 되는 겁니다. 그래서 이때 지휘관이 일체의 부정적 선입견을 버리고 고통 받는 장병들 입장에서 우선적 조치를 취해야 된다는 거지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결국 정 대표께서도 자기의 친조카마저도 지금 제대로 못 도와주고 계시다, 이 말이신데?

    ▷정재영>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럼 주된 개선방향,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를 제가 여쭤보면 지휘관들 교육이 필요하다, 이거겠군요?

    ▷정재영> 지휘관들 교육도 교육이지만 의식 변화가 먼저 선행이 되어야 될 겁니다.

    ▶정관용> 그런데 그 의식 변화라는 것만큼 참 추상적이면서 손에 잡히지 않는 게 어디 있겠어요?

    ▷정재영> 그러니까 구체적인 방법이 있어요. 지금, 현재 가능한 방법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병사들이 그렇게 어려움을 호소해오는, 애로사항이 있는 병사들이 있다면, 일체의 부정적인 선입견을 버리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꾀병을 부린다든지, 아니면 쇼하는 것이다, 라든지 하는 그런 선입견을 버리라는 것이지요.

    ▶정관용> 그걸 버리고, 있는 그대로 일단 받아들이고?

    ▷정재영>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만약에 조사나 치료 과정을 통해서 밝혀지면 처벌하면 되는 거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는 그겁니다. 만약에 어떤 동료 장병을 가해한 동료 병사가 있다면 가차 없이 엄정하게 사법처리를 하라는 겁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그건 뭐 당연한 이야기인데, 당연한 게 실천이 안 되어서 지금 문제인 거지요.

    ▷정재영> 안 되는 거지요. 예를 들어서.

    ▶정관용> 예, 알겠습니다. 시간이 부족해서요, 오늘 여기까지 말씀을 들어야 되겠는데, 참 생각보다 너무, 많이 줄었다고는 합니다만, 너무 충격적이네요. 1년에 120명에서 140명. 그 중 70%가 자살이다. 아이고, 빨리 극복해야 될 텐데. 예, 정재영 대표 감사합니다.

    ▷정재영>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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