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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김정사 "34년 묵은 간첩누명 한, 누가 알아주나"



정치 일반

    재일동포 김정사 "34년 묵은 간첩누명 한, 누가 알아주나"

    김정사 사건은 김대중을 죽이기 위한 큰 음모의 한 부분
    민변 도움으로 재판 진행중

    김정사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1년 7월 15일 (금) 오후 7시■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재일동포 김정사 간첩사건 주인공 김정사씨


    ▶정관용> 시사자키 2부 문을 엽니다. 오늘 서초동 법원에서는 아주 특별한, 그리고 꼭 필요한 재판이 열렸습니다. 1978년, 재일동포 김정사의 국가보안법 위반, 이 사건에 대한 재심이 열린 건데요. 쉽게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사건, 이렇게 더 많이 알려졌었지요. 그때를 기억하시는 분 더러 계실 것 같은데, 공안당국이 재일동포 유학생 김정사 씨에게 간첩혐의를 씌웠던 사건이고요, 이 사건이 고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사형판결로 이어지는 것과 맞물려서 아주 큰 의미를 갖는 그런 사건입니다.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로 다시 재심이 열리기까지 30년 넘는 세월이 걸렸어요. 이 사건의 당사자이시고, 억울한 누명의 주인공인 재일동포 김정사 씨를 오늘 스튜디오에 아주 특별히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정사> 예, 안녕하십니까.

    ▶정관용> 오늘 재판을 하고 오신 거지요?

    ▷김정사> 예.

    ▶정관용> 오늘이 첫 재판이었습니까, 아니면?

    ▷김정사> 두 번째입니다.

    ▶정관용> 두 번째? 언제쯤 끝나게 됩니까?

    ▷김정사> 다음 8월 19일 결심을 한다니까요, 8월 말이나 9월 초에는 선고가 있겠지요.

    ▶정관용> 예, 현재까지는 간첩이신 거지요?

    ▷김정사> (웃음) 그렇게 되는 거지요.

    ▶정관용> 간첩과 지금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김정사> (웃음)

    ▶정관용> 그런데 들어오실 때 보니까 다리가 좀 불편하신 것 같던데요.

    ▷김정사> 예, 제가 다리가... 원래 괜찮았는데요, 1979년에 교도소에서 나간 뒤에도 괜찮았는데, 요 근래 한 십몇년 되었는데, 점점 이상해져가지고, 한 8년 전에 잠을 자다가 경련을 일으켰어요. 그래가지고 아주 큰 병원에 갔더니 무슨 마비래요. 그래가지고 하반신 운동신경에 이상이 있고.

    ▶정관용> 하반신 운동신경 마비?

    ▷김정사> 예, 그래가지고 아프지는 않는데요, 보행장애...

    21세 때 고문 당하고 간첩 누명 쓰게 됐다

    ▶정관용> 어디로 끌려가셨었지요, 그때?

    ▷김정사> 77년 국군 보안사령부. 서빙고.

    ▶정관용> 고문을 많이 당하셨지요?

    ▷김정사> 예.

    ▶정관용> 혹시 그때의 후유증 아닐까요?

    ▷김정사>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제가 뭐 물고문, 전기고문 같은 거는 많이 받았는데, 그때 그 당시 그 사람들, 우리는 재빨리 나가야 되니까, 상처를 주는 그런, 때리고 그런 건 별로 안 했어요. 그런데 제가 김지하 씨 법정투쟁기를 가지고... 김지하 씨를 존경했었거든요. 일본에 있었을 때 고등학교 3학년 때 김지하 씨 시집을 읽었어요. 그리고 아, 대한민국에 이렇게 훌륭한 시인이 있구나, 그래가지고 이러한 훌륭한 시인을 감옥에 가둬놓는 독재 정권은 타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래가지고 하숙집 학생이 김지하 씨 법정투쟁기를 보고 싶다고 하니까 그걸 가져왔어요. 그런데 수사관이 너는 김지하를 어떻게 생각하냐. 그런데 제가 가만히 있으면 되는 건데, 철저한 민족주의자라고 생각한다, 그랬더니 와, 수사관이 되게 화를 내가지고 엎드리라는 거예요. 그래서 엎드리니까 몽둥이로 완전히... 등에서 무릎까지 완전히 감각이 없어졌어요. 너무 많이 당해가지고. 그래가지고 한 거의 열흘... 화장실이 있었는데요, 거기에서 앉지를 못했어요. 기절까지는 안 했는데, 마비가 되어버렸어요. 완전히 너무 맞아가지고. 너무 맞으면은 아프지도 않아요.

    ▶정관용> 그때 혹시 척추나...

    ▷김정사> 예, 그때 여기도, 등도 맞았기 때문에 그때 척추 어디가 좀 그런 것 같은데... 그런데 고문 후유증이라는 게 즉시로 나오는 게 아니라 좀 나중에 나온다는 거예요. 그렇게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정관용> 좀 되돌이키기 싫으신 일이겠지만, 옛날로 좀 돌아가보지요.

    ▷김정사>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정관용> 일본에서 태어나셨지요? 그래서 한국으로 오신 건 언제예요? 몇 살 때?

    ▷김정사> 그러니까 76년. 스무살 때.

    ▶정관용> 스무살 때? 그러니까 일본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하시고 그리고 한국으로?

    ▷김정사> 예.

    ▶정관용> 왜 오셨어요, 그때?

    ▷김정사> 그때 우리가 재일교포, 차별이 많았잖아요, 차별. 그리고 우리가 민족성 같은 걸, 민족교육을 못 받았기 때문에. 민단계니까요.

    민족교육 받고 싶어 한국행 택했지만

    ▶정관용> 민단계셨어요?

    ▷김정사> 예, 그러니까 일본인 학교를 다니고. 그러면 일본인 교육이라는 건, 일본 학교의 교육이라는 건 일본인을 만들기 위한 교육이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한국 사람은 되지 않잖아요. 그래가지고 많은 고민을 해가지고, 책도 많이 읽고 해가지고. 결론은 한국을 가야 되겠다. 가가지고 우리 민족성을, 아이덴티티라고 할까요?

    ▶정관용> 정체성을 찾아야 되겠다?

    ▷김정사> 예, 그래서 온 거지요.

    ▶정관용> 아버님께서는 일본에서 사업도 크게 하시고 상당히 부자시라고 제가 들었는데.

    ▷김정사> 예.

    ▶정관용> 그런데 한국 와서 공부하겠다고 하니까 흔쾌히 동의하셨나요, 아버님이?

    ▷김정사> 예, 되게 좋아하셨어요.

    ▶정관용> 그래서 한국에 오셔가지고, 어디 대학에 들어가셨나요?

    ▷김정사> 예, 서울대.

    ▶정관용> 몇 학년도에 그럼 입학하신 거예요?

    ▷김정사> 학번이 77이지요.

    ▶정관용> 77학번. 77년도에 서울대학교에 입학하셨고. 무슨 과?

    ▷김정사> 사회계열. 법대.

    서울대 입학 두 달 만에 체포당한 사연

    ▶정관용> 그러다가 언제 잡혀가신 거지요?

    ▷김정사> 4월 21일.

    ▶정관용> 입학하자마자네요?

    ▷김정사> 예.

    ▶정관용> 학교를 한달밖에 못 다녀보셨네요?

    ▷김정사> (웃음) 예, 그런 셈이지요.

    ▶정관용> 누가 와서 뭐라고 그러면서 잡아가던가요?

    ▷김정사> 아, 제 친구, 유성삼이라는 재일동포 친구가 어떻게 연락이 안 되었었어요. 그러더니 아침 한 7시 30분인가, 누가 왔어요. 와가지고 김정사 학생 있냐고 그러니까 네, 전데요, 그랬더니 너, 유성삼 알지? 그러니까 예, 알고 있어요. 그랬더니 나와, 그래요. 그래서 나갔더니 유성삼이 맞아가지고 얼굴도 부어있고. 차가 두 대 있어가지고 유성삼 보니까 뭐, 우리 그때 상상을 할 수 있잖아요. 그때. 일본에서 많은 인포메이션이 있었으니까.

    ▶정관용> 예, 정보를 받았으니까. 그래가지고 다짜고짜 보안사로 끌고간 거예요?

    ▷김정사> 예.

    ▶정관용> 가서 뭐라고 처음에 하던가요?

    ▷김정사> 맨 처음에는 일본에서 있던 거하고 서울에서 있던 거 다 적으라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사실을 다 적었거든요. 다 있던 거를. 그래가지고 그 사람한테 줬더니, 한 몇시간 후에 와가지고는 야, 너는 악질이다. 이것 가지고는 죄가 안 된다고 그래요.(웃음)

    ▶정관용> 죄가 안 되는데 왜 악질이라는 거예요?

    ▷김정사> 모르겠습니다. 그래가지고는 고문이 시작된 거지요.

    ▶정관용> 그래서 결과적으로 보안사가 써준 각본대로 간 거잖아요, 그러니까?

    ▷김정사> 그렇지요.

    당시엔 왜 재판을 받아야 하는지도 몰랐다

    ▶정관용> 그러니까 그 각본이 어떤 거였어요? 이제 고등학교 갓 졸업한 스무살의 젊은 사람에게 뭘 했다는 겁니까?

    ▷김정사> 그때는 우리가 의미를 몰랐지요. 우리는 몰랐고, 검사한테 가서도 몰랐고. 재판 끝나서도 몰랐어요. 그런데 지금 그러니까 한 몇 년 지나니까, 내 김정사 재판의 뜻을 알겠더라고요.

    ▶정관용> 예, 그러니까 그걸 지금 설명해봐주세요. 보안사가 어떤 그림을 그려놓은 겁니까?

    ▷김정사> 보안사가 그린 건지, 정보부가 그린 건지 모르겠는데, 김대중 씨 있잖아요. 김대중 씨를 죽이려고 한 거지요.

    김정사 사건은 김대중을 죽이기 위한 큰 음모의 한 부분

    ▶정관용> 어떻게 연결이 됩니까? 김대중 씨를 아세요, 평소에? 아니잖아요.

    ▷김정사> 몰라요. 이름만 알고. 그런데 제가 한민통이라는 단체하고 아무런 관계도 없는 거거든요.

    ▶정관용> 한민통? 그 단체는 어떤 단체예요? 일본에서 만들어진 단체이지요?

    ▷김정사> 일본에서 김대중 씨하고 재일교포 유지가 그때 반독재, 유신체제 반대하는 것 때문에 만든 단체인데요. 미국에도 있었어요, 미국에도. 그런데 그 단체가 설립되기 일주일 전인가, 납치당해가지고...

    ▶정관용> 김대중 씨 납치 사건?

    ▷김정사> 예. 그러니까 정확히는 의장도 아니었는데, 그 사람을 의장으로 해가지고.

    ▶정관용> 김대중 씨가 그 한민통의 의장이다?

    ▷김정사> 예. 그래가지고...

    ▶정관용> 그게 한국민주회복통일촉진국민회의라고 하는 단체인데, 일본 내에서 김대중 씨가 일본 내에서 망명하고 있을 때, 이 단체를 만들었고. 의장으로 추대되기 일주일 전에 납치를 당했었지요. 그런데요?

    ▷김정사> 그러니까 이 단체를 반국가단체로 함으로써 반국가단체 수괴는 사형형이잖아요. 그래가지고...

    ▶정관용> 그런데 그 한민통을 반국가단체로 만드는데 김정사 씨가 어떤 역할을 한 겁니까?

    ▷김정사> 그래서 저하고 만났던 임계성이라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은 한청이라고 한국청년동맹이라고 옛날에는 민단 산하단체였어요.

    ▶정관용> 민단 산하의 한국청년동맹?

    ▷김정사> 예, 그 사람, 거기의 동경본부 부위원장을 제가 만났어요. 어떤 강연회에서. 그래가지고 그 이야기도 다 썼고. 그런데 그 임계성을 갖다가 한민통의 간부라고 억지로 만든 거지요.

    ▶정관용> 임계성 씨가 한민통의 간부다?

    ▷김정사> 간부 아닌데.

    ▶정관용> 그런데 임계성 씨는 뭐 북한하고 연결되어 있는 사람이에요?

    ▷김정사> 아니지요.

    ▶정관용> 그것도 아니고? 그럼 뭐예요?

    ▷김정사> 반유신, 유신체제 반대하는 사람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안 되니까 영사증명이라는 걸 떼어가지고. 영사증명. 대사관에 있는 영사 있지 않습니까.

    ▶정관용> 대사관에 있는 영사증명.

    ▷김정사> 예, 대사관에 있는 영사가 글을 썼어요. 맨 처음에는 그런 보고가 들어갔는데, 임계성이는 반정부이지만 그런 조총련하고 아무런 관계도 없다, 그런 식으로 보고를 했는데. 그런 식으로는 안 되잖아요. 간첩이라는 게 지도원이 있어야 되니까. 그리고 지도원이라는 것은 조총련이나 이북하고 관계가 되어 있어야 하니까.

    ▶정관용> 그렇지요.

    ▷김정사> 그래가지고 임계성을 영사증명이라는 종이 하나만 가지고 북한하고 관계되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린 거지요.

    ▶정관용> 그리고 김정사 씨는 그 임계성 씨가 지도원이 되는 거고?

    ▷김정사> 예, 포섭된 걸로.

    ▶정관용> 임계성한테 포섭된 거고, 임계성은 한통련의 간부인데, 이 사람은 북한하고 관련되어 있으니까 한통련 전체가 이적단체다?

    ▷김정사> 아니, 그런데 그리고 그 사람이 한민통의 간부라고 했어요. 그래서 한민통이 반국가단체가 그렇게 된 건데, 그런데 한민통을 반국가단체라고 하기 위해서 윤여동이라고 있어요. 윤여동.

    ▶정관용> 아이고, 사람이 많이 등장하네요.

    ▷김정사> 예, 윤여동이라고 자수간첩인데요, 그 사람이 법정에 나와가지고는 곽동의, 배동호, 김지하는 내가 이북에 데려갔고 공작금도 줬다고 증언을 했어요. 그리고는 검사가 민족시보 신문지를 보고 이 내용을 보면 빨갱이 신분이다. 정경식이라는 검사가...

    ▶정관용> 그 자수간첩이라는 사람은 정말 간첩 맞습니까?

    ▷김정사> 그거는 저는 아는 바가 없고. 그런데 진화위 조사로는 그 사람이 아주 서울을 몇 년 사이에 수십 번 왔다갔다 왕래를 했다는데, 간첩이 그렇게 할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그거는...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리고 유죄판결을 받으셨고. 처음에는?

    ▷김정사> 무기였어요.

    ▶정관용> 무기징역? 그러다가?

    ▷김정사> 2심에서 10년.

    ▶정관용> 10년. 그리고 언제 풀려나셨어요?

    ▷김정사> 79년 8월 15일날.

    ▶정관용> 그럼 오래 안 사셨네요?

    ▷김정사> 2년 4개월.

    ▶정관용> 어떻게 그렇게 빨리 나오실 수 있었어요?

    ▷김정사> 글쎄요, 뭐 제 아버님이 좀 여러 가지 힘을 쓰셨나봐요.

    ▶정관용> 어떻게요?

    ▷김정사> 아유, 정보부 간부에게도 한 6천만엔인가 돈을 줬다네요. 그 당시...

    ▶정관용> 6천만엔? 우와, 어마어마한 거액인데요? 누구한테 줬답니까?

    ▷김정사> 이름을 얘기해도 되나요?

    김재규에 6000만엔 전달하고 조기석방

    ▶정관용> 아, 이야기해도 상관없지요.

    ▷김정사> 김재규.

    ▶정관용> 김재규 씨한테?

    ▷김정사> 예.

    ▶정관용> 이야... 그러니까 그렇게 풀어준 거예요?

    ▷김정사> 그런 셈이지요. 그리고 일본 국회의원들, 아주 자민당 간부도 좀 구출운동을 했었고.

    ▶정관용> 참... 그리고는 일본으로 돌아가셨나요?

    ▷김정사> 예.

    ▶정관용> 그리고 일본에서 학업 마치시고? 어떻게 생활해오셨어요, 그 동안에?

    ▷김정사> 아버님이 건설회사를 하셨으니까 그 회사에 근무하고...

    ▶정관용> 지금도 일본에 거주하고 계시고? 재판 있을 때만 한국에 오시고?

    ▷김정사> 예.

    ▶정관용> 그 30년 세월 동안 속이 얼마나 끓으셨어요? 한국에 오고 싶어도 못 오셨을 거 아니에요, 한동안은.

    ▷김정사> 한 8년. 8년째에 우리 아버님이 경희대병원에 입원을 하셔가지고, 그때 야, 나 돈이 떨어졌으니까 돈 가지고 오라고 그래서 8년 만에 왔지요.

    ▶정관용> 그때 오실 때 입국할 때는 문제가 없었어요?

    ▷김정사> 예, 없었지요.

    ▶정관용> 간첩인데?

    ▷김정사> 글쎄요. 정보부가 보증을 했으니까. 정보부 사람이 와도 괜찮다고 그러니까 왔지요.

    ▶정관용> 돈 받아먹은 애프터서비스는 제대로 하는군요? 제대로?

    ▷김정사> (웃음)

    ▶정관용> 얼토당토 않은 그림에 연루가 되어서 간첩이 되고, 또 김정사 씨가 간첩으로 되면서 동시에 김대중 씨가 사형선고를 받을 수 있는 어떤 그런 법률적 근거, 사실적 근거를 조작해서 만들고. 바로 그런 희생양이셨네요.

    ▷김정사> 예.

    ▶정관용> 그런데 김정사 씨 뿐이 아니잖아요. 당시 재일교포들 가운데 이렇게 간첩으로 된 분이 몇 분 정도나 있습니까?

    ▷김정사> 현재 다 파악을 못하는데요, 우리가 재일교포로서 한 160명 가량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억울한 누명쓴 재일동포가 160명

    ▶정관용> 160명?

    ▷김정사> 예. 그리고 재일교포 관련자는 한 250명.

    ▶정관용> 250명. 그게 시기적으로는 어떻습니까? 60년대부터 쭉입니까, 아니면?

    ▷김정사> 제가 연구자 이야기를 들어보니까요, 60년대는 그러니까 이북에서 진짜 넘어온 간첩들.

    ▶정관용> 남파간첩들?

    ▷김정사> 예, 그런데 60년대로 그거는 이북이 그걸 안 한다고, 무슨 그렇게 됐나봐요. 그래서 70년대에는 그러니까 잡을 수가 없으니까 일본에서 온 걸로 다...

    ▶정관용> 주로 70년대로 집중되어서 160명이나?

    ▷김정사> 예, 70년대하고 80년대.

    ▶정관용> 80년대 초까지?

    ▷김정사> 예.

    ▶정관용> 왜 그렇게 재일동포들을 많이 조작사건의 주역으로 만들었을까요?

    ▷김정사> 그러니까 역시 일본이 조총련도 있고. 그리고 특히 오사카 같은 데 가면은요, 제가 요새 자주 가는데, 뭐 조총련이나 민단이 같이 나란히 살고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원래 원칙으로 따지면 그런 사람하고 만나도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리고 또 70년대에는 일본에서도 뭐라고 할까, 맑스, 레닌 그런 책을 보는 게 웬만한 사람은 다봤으니까요.

    ▶정관용> 그렇지요.

    ▷김정사> 그리고 당연히 일본에서 그 언론 보도가 있으면은, 독재정권이잖아요. 그 당시 박정희 정권이. 그러니까 거기에 대한 반발 있을 수밖에 없고.

    ▶정관용> 그렇군요. 그러니까 정권에 대해서는 좀 비판적인 시각 가지고 있고. 그리고 일본에 있다보면 조총련 계열이나 누구나 이렇게 만날 일들이 생기게 되고. 거기에다가 사회주의 관련 책 읽었고. 하나하나 엮어내면은 간첩이 되는 거네요?

    ▷김정사> 예, 그렇게 되는 거지요.

    ▶정관용> 아무런 활동을 안 했어도?

    ▷김정사> 예.

    ▶정관용> 그렇게 희생된 분들이 160명?

    ▷김정사> 예.

    ▶정관용> 그런데 김정사 씨 보시기에는 160명 전체가 다 조작이라고 보십니까? 혹시 정말 간첩활동을 한 사람도 있을 수는 있지 않을까요?

    ▷김정사> 없지요.

    ▶정관용> 없어요?

    ▷김정사> 그렇게 쉽게 간첩이 됩니까? (웃음) 훈련해야 되잖아요, 훈련.

    ▶정관용> 참... 그래서 지금 무슨 모임을 만드셨지요? 어떤 모임인지 소개를 해주세요.

    ▷김정사> 재일한국인양심수의 재심 무죄와 원상복귀를 위한 모임이라고 만들었어요.

    ▶정관용> 재심 무죄와 원상복귀를 위한 모임. 그래서 지금 거기에 몇 명 정도나 함께 하고 계세요? 160명이 다 파악이 됐습니까?

    ▷김정사> 아니지요. 지금 한 7명 이사로 들어왔고. 나머지는 아직까지.

    ▶정관용> 예, 재일동포 간첩단 사건들 중에 지금 김정사 씨처럼 진실과화해위원회가 이건 조작이다, 라고 판명을 하고 이 권고 때문에 지금 재심이 열리게 된 것 아니겠습니까? 재심 신청을 언제 하셨지요?

    ▷김정사> 저는 작년 1월 8일날.

    ▶정관용> 작년 1월이요? 그런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립니까? 지금까지?

    ▷김정사> 글쎄요.

    ▶정관용> 그럼 재판이 시작된 건 언제부터예요?

    ▷김정사> 5월 18일날.

    ▶정관용> 그러니까 1년 4개월만에 첫 재판이 열리게 된 거군요? 지금 그와 같은, 재일동포 간첩단 사건 중에 재심절차에 들어간 사건은 전혀 없습니까, 아직?

    ▷김정사> 아니, 한 명 완전히 무죄를 받았고요, 그 두 명이 1심에서 무죄를 받았고, 2심에서도 받았고, 지금 대법원에 가고 있고. 그리고 저하고 유성삼, 유영수, 세 명이 지금 재판 중이고. 또 한 사람이 재심 개시 결정이 지난 금요일날에 나왔습니다.

    ▶정관용> 예, 그러니까 조금 아까 말씀하신 그 단체는 그렇게 피해입은 사람들을 다 찾아서 재심을 하도록 쭉 알선하고 주재하고 그래서 원상회복을 시켜주자?

    ▷김정사> 예.

    민변 도움으로 재판 진행중

    ▶정관용> 지금 국내 변호인단은 어떤 분들이 함께 도와주고 계십니까?

    ▷김정사> 이석태 변호사님, 심재환 변호사님, 조영삼 변호사님, 장경욱 변호사님, 이상희 변호사님.

    ▶정관용> 주로 민변 소속 변호사님들이 애써주고 계시고?

    ▷김정사> 예.

    ▶정관용> 재판이 그렇게 복잡하거나 어렵지는 않지요, 이 재심은?

    ▷김정사> 그런데 진화위 보고서가 있는 사람은 쉬운데요, 진화위 보고서가 없는 사람은 여러 가지 좀.

    ▶정관용> 진실화해위원회의 보고서? 거기 이제 내용이 다 드러나니까, 아, 진실화해위원회에서 다루지 않은 분들은 좀 하나하나 다 소명을 해야 되겠군요.

    ▷김정사> 예.

    ▶정관용> 그 과정을 지원하기 위한 이런 모임도 지금 활동하고 계시고요?

    ▷김정사> 예.

    ▶정관용> 이번에 무죄 확신하시지요?

    ▷김정사> 예.

    ▶정관용> 무죄 나오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 이런 것도 지금 하실 생각이신가요?

    ▷김정사> 예, 물론이지요.

    ▶정관용> 앞에 무죄 받으신 분도 손해배상소송을 지금 하고 계신가요?

    ▷김정사> 예,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거기 혹시 판결은 내려진 것 없습니까?

    ▷김정사> 민사는 아직까지 없지요.

    현정부하에선 많은 손해배상 받고 싶다

    ▶정관용> 아, 어떤 손해배상을 요구하실 건지요?

    ▷김정사> 저는요, 그 전에는, 그러니까 참여정부 때나 그럴 때는 단 1원이라도 받고 싶다고 그랬어요. 생각이. 그런데 지금 현재 현 정권이 하는 걸 보니까 많은 걸 받고 싶네요.

    ▶정관용> (웃음) 그게 정부 따라서 달라집니까, 요구액수가?

    ▷김정사> (웃음) 달라지지요, 당연히.

    ▶정관용>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재일동포 간첩으로 몰려서 유죄확정된 판결 내려지고 그런 거 할 때 말이지요. 그 당시에 77년, 78년 그 당시에, 일본 언론에서도 관심을 가졌나요?

    ▷김정사> 그 당시는 제가... 글쎄요.

    ▶정관용> 아버님한테 전해들은 이야기라도 혹시 없으세요?

    ▷김정사> 조그만 기사는 나왔지요. 그런데 제가 석방되어가지고 79년 12월 10일날에 나리타로 입국했거든요. 그때는 아주 TV에도 크게 나왔었어요.

    ▶정관용> 뭐라고요?

    ▷김정사> 아니, 그러니까 재일동포 학생 간첩사건의 관련된 사람들이 석방되어가지고 일본에 왔다고. 그때 처음으로 16명이나 나왔거든요. 그래서 동경에 한 6~7명인가. 그런데 거기 나리타에서 기자회견 했었어요, 기자회견. 그래서 TV 다 나오고 그랬었어요. 저녁뉴스에 크게 나왔다는데요. 저는 못 봤는데.

    ▶정관용> 그때 기자회견들을 하면서 이건 조작이다, 그런 말씀들을 하셨겠지요?

    ▷김정사> 그런데요, 아직까지 우리 같은... 사건은 같지 않아도 재일동포 학생들 들어가있잖아요, 교도소. 그러니까 그런 말 우리가 못했지요.

    ▶정관용> 아, 아직 풀려나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김정사> 예, 우리가 처음이니까. 나온 게 처음이었어요. 그러니까 나중에 남은 사람을 생각해가지고 그런 발언은 안 했지요, 우리가.

    ▶정관용> 아, 그렇지만 일본 언론들은 아마도 알고 있겠지요.

    ▷김정사> 예.

    ▶정관용> 이게 간첩인데 이렇게 금방 풀려나서 다시 일본으로까지 보내지고 이런 것이 뭘 의미하는지를 아마 일본 언론들은 그 당시 보도를 했겠지요. 이게 어떻게 보면 국제적인 망신일 수도 있는 거구요.

    ▷김정사> 그렇지요.

    일본정부에도 할 말 많다

    ▶정관용> 참 또 하나 안타까운 것은 만약 일본인이었다면 일본 정부가 그렇게 수수방관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말이에요.

    ▷김정사> 그러니까 제가 일본 정부한테도 할 말이 있는데, 우리가 식민지의 후손이잖아요. 조선반도의 출신. 우리는 그러니까 일본에 가고 싶어서 간 것 아닙니다. 일본에서 낳고 싶어서 낳은 거 아니에요. 일본이 국적법, 호적법이 속지법을, 미국 같이 하고 있으면 우리는 일본 사람이에요. 그런데 일본은, 그게 뭐지요? 속국주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관용> 그렇지요.

    ▷김정사> 우리가 한국사람인데, 그래서 제가 늘 일본 관료들한테 이야기하는데, 나는 낳고 싶어서 여기에서 낳은 거 아니야. 일본 사람들이 우리를 식민지로 했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에서 낳았어. 맞지요? 그랬더니 맞습니다, 그래요. 아무 말 못하지요, 그 사람들은. 거기에 대해서는. 그러니까 우리를, 적어도 일본 국가는, 정부는 그때 적극적으로...

    ▶정관용> 나섰어야지요.

    ▷김정사> 이게 너무... 한번은 일본 정부가, 외무부가요, 너무나 여러 사람 많은데, 그리고 그 사건 내용이 다 일본에 있던 건데, 어떻게 조사를 했냐. 그거를 외무부를 통해서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본인의 자백.

    ▶정관용> 자백이다?

    ▷김정사> 참....

    ▶정관용> 알겠습니다. 일본 정부로부터는 버림을 받고 한국 정부로부터는 조작된 고통을 당하신 우리 김정사 선생님. 너무 늦었습니다만, 이제라도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고 또 건강도 빨리 회복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김정사> 예, 감사합니다.

    ▶정관용> 예, 김정사 선생님 함께 만났습니다. 뉴스 들으시고요, 35분, 3부에 다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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