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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현 "헌재 사상 최다 소수의견 낸 재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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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대현 "헌재 사상 최다 소수의견 낸 재판관"

    - 6년 임기동안 351건 소수의견
    - 입법자 입장 아닌 국민 시선으로
    - 檢 피의사실공표 관행에 분노
    - 퇴임 후엔 국선변호 나설것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대현 헌법재판소 재판관

    국민은 법원을 통해서 부당한 일을 바로잡고 억울함을 풉니다. 그런데 그 법 자체가 부당하거나 올바르지 못하다고 생각될 때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헌법재판소죠. 9명의 재판관이 의견을 내서 다수의 의견을 따르게 됩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소수의견을 낸 분, 변호사 시절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아서 더 유명한 조대현 헌법재판관이 오는 8일 퇴임을 합니다. 연결해 보죠.

    헌재

     

    ◇ 김현정> 조대현 재판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미스터 소수왕. 자그마치 351건의 소수의견을 내셨어요. 6년간 총 몇 건을 판결하셨는데 그 중에 350건입니까?

    ◆ 조대현> 총 건수는 잘 모르겠고요. 대충 선고할 때 보면 10% 내지 15% 이상에서 소수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역대 소수의견을 많이 낸 헌법재판관들을 보니까 64건, 65건 정도는 있는데 이렇게까지 많이 낸 분은 없더라고요. 어떻게 이런 소수의 손을 들어주셨습니까?

    ◆ 조대현> 저는 헌법이라는 것이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확보하기 위한 국민의 결의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헌법재판도 국민의 뜻에 맞아야 되고, 국민들의 맞아야 된다고 생각을 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급적 국민의 입장에서 법률이 제대로 됐는지 공권력행사가 제대로 된 것인지 그렇게 생각을 했거든요. 아마 그게 소수의견을 내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현정> 다수의견에 선 분들도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아닌가요? 어떤 차이일까요, 그게?

    ◆ 조대현> 그게 입법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느냐 국민의 입장에서, 그러니까 법률의 적용을 받는 피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느냐의 입장차이는 좀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제가 좀 예를 들자면 노래방에서 맥주판매를 금지한 법률, 위헌소송이 있었는데 이때도 조대현 재판관님께서는 팔게 해야 된다, 소송 쪽에 서셨더라고요. 이것도 비슷한 이치입니까?

    ◆ 조대현>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음식점에 단란주점이라고 술 마시면서 노래도 할 수 있는 업종이 있잖아요. 단란주점이 있으니까 노래하면서 술 마실 사람은 단란주점으로 가면 된다. 그게 법률의 입장이고 다수 의견의 입장이었고요. 저는 노래방이 음식점은 아니니까 음식은 못 팔더라도 캔맥주하고 마른안주, 새우깡 이런 것은 팔게 해도 되지 않냐. 그건 국민들이 원하는데 왜 못하게 하느냐, 그런 취지에서 소수의견을 냈던 거죠.

    ◇ 김현정> 서민의 입장에서 봤을 때 그야말로 국민이 원하는 걸 항상 판결하신다는 거예요. 그때 혹시 팬이 많이 느셨습니까?

    ◆ 조대현> (웃음) 모르겠습니다. 신림동 고시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원망이 자자하다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건 왜 그런가요?

    ◆ 조대현> 헌법 공부하는 데 제 소수의견도 공부를 해야 되기 때문에 (웃음).

    ◇ 김현정> 판례에 소수의견도 외워야 되는군요.

    ◆ 조대현> 네, 공부할 양이 많아져서. 그리고 헷갈리게 한다고. (웃음)

    ◇ 김현정> 그런 소수의견 낼 때마다 좀 외로움 같은 건 안 느끼세요? 이게 실제로 법적효력도 갖지 못하고.

    ◆ 조대현> 외롭죠. 두렵고 외롭습니다.

    ◇ 김현정> 두려운 건 왜 그렇습니까?

    ◆ 조대현> 여기 헌법재판관들이 전부 법률 대가들이거든요. 나는 왜 법률 대가들하고 생각이 다르냐. 내 생각이 과연 옳으냐, 이게 두렵습니다. 물론 소수의견이 법적으로는 아무런 효력이 없지만 관점을 달리해서 생각하면 이런 문제점도 있다. 그래서 앞으로 연구원과 학자들한테 연구과제를 주고 싶은 생각들이 있었고요.

    ◇ 김현정> 어떤 다양성 측면, 의견도 이렇게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소신 있는 행동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되기 전, 그러니까 변호사 시절에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 탄핵재판을 변호하셨어요. 그래서 특별한 인연을 맺었는데 2009년에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습니다. 이 소식 듣고는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드셨습니까?

    ◆ 조대현> 참 아까운 분이 돌아가셨다. 그 분은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본인이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소신껏 사신 분이거든요. 그리고 순수하게 서민감각을 유지하면서 대통령 퇴임하신 후에 서민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려고 했었는데 그분이 돌아가셔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청렴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하는데 검찰에서 그 분 주변을 계속 수사하면서 중계방송 하듯이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한 것에 대해서도 분노를 느꼈죠.

    ◇ 김현정> 피의사실 공표. 한 인터뷰에서는 그 당시에 검찰을 고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셨네요?

    ◆ 조대현> 실제로 그런 생각이 있었는데요. 검찰에게 너무 피의사실 공표를 노골적으로 하는 것 아니냐. 돌아가신 분께서 아무도 원망하지 말라고 그러셔서 결국 참았죠.

    ◇ 김현정> 당시에 검찰이 피의사실 공표는 정말 잘못됐다. 빨대로 색출하겠다, 이런 얘기까지 했는데 그 후에 좀 나아졌습니까? 피의사실 공표하는 습관이라고 해야 되나요? 뭐라고 해야 되나요?

    ◆ 조대현> 그 후에는 검찰도 좀 조심했던 것 아닌가 싶은데요. 뭐 큰 사건이 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죠.

    ◇ 김현정> 그렇죠. 아마도 사법개혁이 활발하게 논의되기 시작한 데는 노 전 대통령 서거가 도화선이 된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사법개혁논의가 활발하게 적극적으로 진행은 됐습니다만, 결국 검찰의 반발 때문에 대검중수부 폐지 같은 핵심적인 사안은 지금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조대현> 그 부분은 제가 좀 언급하기가 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제가 공직에 있기 때문에 제가 개입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얘기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직은 퇴임 1주일 남으셨으니까요.

    ◆ 조대현> 죄송합니다. (웃음)

    ◇ 김현정> 김준규 검찰총장이 사퇴했습니다.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국회에 통과한 데 대해 반발하면서 사퇴까지 결심하신 건데 어떻게 보세요?

    ◆ 조대현> 그것이 만약 국회의 입법에 대한 반발이라고 본다면 적절한 건 아니겠죠. 다만 대검의 검사장들이 사표내고 나오니까 그걸 수습하기 위해서 총장께서 직접 모든 책임을 지겠다, 이렇게 내부수습을 위한 것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보여지는데 국회 입법에 대한 반발이라고 본다면 그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렇게 생각하군요. 국회에서 입법부에서 따라야 한다.

    ◆ 조대현> 그건 존중해야죠, 검찰총장도 존중해야죠.

    ◇ 김현정> 지금 김준규 총장은 어느 쪽이라고 보세요?

    ◆ 조대현> 저는 내부수습을 하기 위한 고육지책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검사장들이 사표내고 하니까 그걸 수습하고 그 사람들 무마시키려고 그렇게 하신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대해서는 이 검찰의 권력이 너무 비대하다 그래서 견제가 필요하다, 이런 의견이 있는가 하면 그렇다고 경찰에 수사권을 주면 남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 조대현> 검찰의 권력이 비대하기는 하지만 검찰을 견제하는 것은 법원이 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고요. 경찰의 수사권 독립문제는 경찰이 수사능력이 얼마나 전문화 되고 얼마나 충실해졌느냐 그걸 따져본 뒤에 결정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검찰을 견제하느냐 마느냐 이 문제는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 조대현> 그렇죠.

    ◇ 김현정> 검찰은 법원이 어떻게 견제할 수 있다는 그런 말씀이신데요. 그런데 법원까지 기소가 안 되잖아요. 검찰이 검찰을 기소하지 않으니까 법원까지 가지 않지 않습니까?

    ◆ 조대현> 그런 문제는 있죠.

    ◇ 김현정> 어떻게 해서 남용되는 부분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인가, 이 부분인데요.

    ◆ 조대현> 그게 계속 숙제로 내려져 온 것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요. 이번 주 조대현 헌법재판소장께서 헌법재판소를 떠나시면 누가 채워야 되는데 지금 국회 의결을 받지를 못했습니다. 민주당에서 추천한 조용환 변호사. 이분이 어떤 말씀을 하셨냐면 천안함 폭침은 북한이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지만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확신할 수는 없다. 이 발언 때문에 지금 임명이 안 되고 있습니다. 이념의 자유냐, 편향이냐. 어떻게 보십니까?

    ◆ 조대현> 그분도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분이라고 알고 있고요. 확신의 개념 차이라고 생각됩니다. 확신이라고 하는 표현을 어느 경우에 쓰느냐 조용환 후보자하고 청문회의 위원들하고 사이에 갭이 있지 않나. 그러니까 눈으로 보지 않은 경우에도 확신할 수 있냐, 없냐. 그 인식 차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그런데 판사가 직접 본 것만 판결 내리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확신할 수 없다는 말씀은.

    ◆ 조대현> 판결도 확신은 아니다. 반대의 사실, 반대의 증거를 일체 허용할 수 없는 경우에만 확신이라는 표현을 쓴 게 아닌가. 판결도 경우에 따라서는 상고심에서 뒤집어지잖아요. 그런 경우에는 확신이라고 안 보겠죠? 조용환 후보자의 입장에서는. 그런 개념 차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확신할 수는 없지만 판결은 내릴 수 있다, 이런 말씀으로 들리네요.

    ◆ 조대현> 그렇게 생각하실지 모르죠.

    ◇ 김현정> 그럼 이거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조용환 변호사 공석으로 남겨두고 계속 질질 끄는 모습이 좋지는 않은데요.

    ◆ 조대현> 헌법재판관 자리가 아주 중요한 자리인데 이걸 공석으로 비워두면 안 되거든요. 더구나 여기서 위헌결정이나 헌법소원을 인용하려면 7분 이상이 참석을 해야 되는데 9분 하고 7분은 큰 차이가 나는 거죠. 그래서 국회에서 어떻게 조속히 좀 해결을 해 주셨으면 싶습니다.

    ◇ 김현정> 조 재판관님께서 만약 국회의원이시라면 이런 경우에는 의결을 하십니까?

    ◆ 조대현> 저는 조용환 변호사를 개인적으로 훌륭한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 같으면 재판관 시켜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조대현 재판관. 이번 주 은퇴를 앞두고 계십니다. 후배 법조인들한테 자주 하는 조언이 있으세요?

    ◆ 조대현> 제가 늘 강조하는 것은 법조인들, 특히 법관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자신의 권익이나 이익을 챙기지 말고 항상 국민들이 자유와 행복을 먼저 생각해라, 그렇게 말해 주고 있습니다.

    ◇ 김현정> 법관이 국민 위에 군림하려고 하면 안 되죠.

    ◆ 조대현> 그렇죠.

    ◇ 김현정> 사실 권위주의에 젖어 있다, 우리 법원이. 이런 이야기도 많이 듣는데요. 퇴임 후에 계획은 어떻게 세우셨죠?

    ◆ 조대현> 제가 평생 법조인으로 살아와서 다른 분야는 뭐 아무것도 할 줄 모릅니다. (웃음) 그래서 뭐 앞으로도 법조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본분이고 제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전관예우 이런 것 때문에 좀 신경 쓰이지 않으세요?

    ◆ 조대현> 헌법재판관으로 일 하다가 나가면 전관예우라는 현상이 전혀 없습니다.

    ◇ 김현정> 상관이 없습니까? 왜 거기는 그렇게 되나요?

    ◆ 조대현> 헌법재판소 사건은 개인 변호사 선임하는 사건이 거의 없고요. 또 법원 사건은 법원 근무 안 했다고 안 오고요. 그래서 사건 수임이 별로 안 됩니다.

    ◇ 김현정> 그러시군요. 쉬엄쉬엄 하셔야겠네요.

    ◆ 조대현> 그래서 소일거리나 하고 국선대리, 이런 거나 좀 해 보고.

    ◇ 김현정> 좋은 일입니다.

    ◆ 조대현> 그래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언제나 국민의 편에 서는 법조인으로 남아주십시오.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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