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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도소에 해당하는 북한의 교화소(敎化所)에서 일부 수감자가 북한군의 생체실험용 마루타로 이용되는 등 광범위한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와 주목된다.
20일 북한인권개선모임이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교화소에 수감된 적이 있는 북한 이탈주민 500여명의 증언을 종합한 ‘북한 교화소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이곳의 수감자들은 강제노역 과정에서 가혹행위와 고문, 굶주림에 시달리다 대부분 정해진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사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여성 수감자를 상대로 한 성폭행과 강제낙태, 영아유기 등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여성이 일상적인 인권침해와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수감자는 군의 생체실험이나 인간살상 연습용 마루타로 차출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북 교화소의 인권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교화소 수감자들은 경미한 죄질로 보통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살며 농사, 벌목, 채광 등 강도 높은 강제노역을 하지만 적은 식사량과 잦은 가혹행위로 대부분 정해진 형을 채 마치기 전에 사망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북한 이탈주민들은 보고서에서 “수감자들이 보통 하루 12시간 이상의 강제노동에 시달리며 정해진 작업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식사량을 줄이거나 잠을 못자게 하는 등의 처벌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수감자들은 또 대부분 강도 높은 노동에 비해 배급되는 식사량은 턱없이 부족해 영양실조 상태인 ‘허약병’에 걸리며 굶주림 때문에 주변의 쥐나 뱀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방식으로 연명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교화소에서 배급되는 식사는 옥수수와 밀가루 등을 섞어 만든 밥과 국, 소금에 절인 배추로 이뤄지며 밥은 양에 따라 1∼7등급으로 나뉜다.
보통은 한끼 300g 미만인 3등급을 먹지만 작업량을 채우지 못하거나 수감태도가 좋지 않을 경우 ‘처벌밥’이라 불리는 적은 양의 식사를 제공한다. 이중 7급은 독방 처벌자들에게 배급되는 것으로, 한끼에 두세 숟가락 양인 30g 미만의 식사가 제공된다.
특히 이들 관리자는 교화소 내에서 구타와 고문을 일상적으로 행하면서 폭군처럼 군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주민들은 “관리자들이 수감자들에게 공포심을 조장하고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 종종 ‘공개처형’도 벌인다”면서 “하지만 이를 제어할 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수감자들에 대한 임의적 처벌과 고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 관리자는 도주 시 가장 강한 처벌인 독방 처벌이나 공개처벌을 한다. 수감자들끼리 서로를 비판하는 ‘생활총화’를 강요해 적발되는 수감자들에게 처벌을 가하기도 한다.
보고서는 또 “교화소 내에서는 단순 실수도 용납되지 않으며 군의 요구에 따라 생활태도가 좋지 않은 수감자들이 차출돼 생체실험을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이어 보고서는 “열악한 환경과 가혹한 노동, 잦은 가혹행위 등으로 교화소 내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하지만 의료 시설과 의약품이 부족해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교화소에서 나온 시체는 한꺼번에 태워지거나 매립되는 방식으로 처리되며 가족에겐 일절 알리지 않는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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