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하우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1년 5월 25일 (수) 오후 7시 30분■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성동구청 최윤선 주택과장 / 한양대 4학년 장민욱 학생
▶정관용> 한달에 15만원짜리 하숙집이 서울에 있다면 여러분, 믿으시겠습니까? 요즘 뭐 등록금 천만원 시대, 또 민자 기숙사 등장으로 기숙사 값도 뛰고, 뉴타운 사업 때문에 대학가 인근의 전세 값이 뛰어서 자취방 구하기도 힘들다고 하는데, 서울시 성동구청이 월 15만원 하숙을 놓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서울시 성동구청 최윤선 주택과장 연결해보지요. 최 과장님, 안녕하세요?
▷최윤선> 예, 안녕하세요?
▶정관용> 어떻게 가능해요, 15만원짜리 하숙이?
▷최윤선> 그게 일반 상식으로 생각하면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성동구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지요.
낡고 빈 집 리모델링해서 학생들에게 제공▶정관용> 어떻게 가능했습니까?
▷최윤선> 지금 그 해피하우스가 조성된 그 구역이 원래 이곳이 낡고 허름한 집들이 한 80여 채 총총히 들어서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지붕은 물이 새고, 벽은 다 헐고 대문도 다 탈색하고 이러다 보니까 집주인들이 집을 수리하지 않고 그냥 자기도 못 살겠으니까 그냥 내버려두고 이렇게 다른 곳에 가서 살고 있어서 이렇게 빈 집으로 두었던 것이지요.
▶정관용> 빈 집이 한 80여 채 있는 곳이다?
▷최윤선> 아니, 그렇지 않고 80여 채 중에 빈 집은 한 열 채 정도 있는데, 그것을 우리가 이제 해피하우스로 만들어가고...
▶정관용> 어떻게 만드셨어요? 그럼 그 집을 다 사셨어요?
▷최윤선> 아닙니다. 이제 집주인이 따로 있으니까, 우리가 이제 구청에서 그 지역이 좀 사람 살기가 불편해서 왜 그러냐 하면 도시가스도 들어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구청에서 도시가스를 좀 끌어들여 주고, 그 다음에 지붕도 우리가 개조를 해서 깨끗이 수리를 해주고 벽면도 이렇게 도색을 싹 해줘서 우리 성동에 맞는 그림도 좀 그려주고.
▶정관용> 일종의 리모델링을 하신 거네요?
▷최윤선> 주거환경을 개선을 해줬지요. 그 대신 내부수리는 집주인이 버려두지 말고 내부수리를 깨끗이 해서 요즘 전세난도 이렇게 심각하고 또 학생들 등록금도 비싸고 또 하숙 얻기도 어려운데, 그런 사람들을 이렇게 들여가지고 주인은 일정 금액만 투자하면 또 버려진 집에서 소득도 올릴 수 있고, 대학생들을 하숙비도 절약할 수 있고 생활비도 절약되니까 일거양득이 아니겠느냐, 이렇게 설득을 해서 해피하우스를 만들어왔습니다.
▶정관용> 아, 그러니까 구청이 도시가스 대주고, 지붕이랑 벽면, 외부는 싹 고쳐주고.
▷최윤선>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거는 구 예산으로 했겠지요?
▷최윤선> 그렇습니다. 우리가 뭐 구 예산이 지금 다 알다시피 지방자치단체마다 재정이 열악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제 취지가 좀 적은 돈을 들여서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자.
▶정관용> 알겠어요. 그렇게 하고 내부수리 비용은 집주인이 내고. 대신에 하숙비는 집주인이 받는 거지요?
▷최윤선>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하숙비를 딱 15만원으로 묶어라, 이렇게 하셨어요?
▷최윤선>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제 그 취지가 저소득층이나 학생들, 어려운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자고 하는 것이니까 당신이 버려진 집이니까 우리가 기반시설을 해주는 대신, 내부수리는 물론 집주인이 돈을 냈지만, 그래도 돈을 비싸게 받아가면 안 된다, 싼값에 받아가라, 해서 처음에는 떨떠름하다가 나중에 취지를 가만히 듣다 보니까 괜찮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렇게 설득과 협력을 통해서 이렇게 하게 되었습니다.
주민 설득과 협력으로 가능한 사업▶정관용> 서로 힘을 합치셨군요, 그러니까?
▷최윤선> 예.
▶정관용> 그러면 여기는 대학생만 입주 자격이 있어요? 아니면 저소득층 가족들도 자격이 있습니까?
▷최윤선> 대학생만 있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이제 해피하우스 1호, 2호, 3호, 이렇게 해서 한 10호까지 만들어 갈 건데, 우선 해피하우스 1호가 방이 네 개가 있는데, 2인용 방 3개하고, 3인용 방 하나가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학생이 9명이 입주를 할 수 있게 되어서 우선 성동구에 가까운 한양대생이, 지방에서 올라온 한양대생이 이제 기숙사를 배정받지 못하고 하숙비는 비싸고 그런 학생들을 신청을 받았더니 그 사람들이 신청을 해가지고, 지방학생들을 통해서 거기는 학생들만 입주를 시켰고, 2호, 3호는 이제 일반 저소득층 주민이 2가구가 들어와서 여덟 식구가 살고 있습니다.
▶정관용> 대학생만 대상이 되는 건 아니로군요?
▷최윤선>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지금 이제 10호까지 할 계획이라고요? 더 확대할 수는 없나요?
▷최윤선> 더 확대하면 좋은데, 재정만 있으면 확대해가는 게 바람직하고 또 우리의 꿈입니다.
▶정관용> 성동구 안에 이런 곳이 또 있나요? 이렇게 살기 불편하고...
▷최윤선> 예, 찾아보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것이 정말 서울시 지원이 되고 그런다면 찾아봐서 이런 거를 확대해서 잘 개조를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서울시에 지원요청 하겠다▶정관용> 시 쪽에다 혹시 지원을 요청해보셨나요?
▷최윤선> 그래서 우리가 이번 서울시에서도 소통을 중요시하니까 그래서 이제 소통회의라고 해서 정례적으로 이렇게 권역별 소통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6월달에는 동부권 권역별 소통회의가 우리 구청에서 열리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우리 구청에서는 이 안건을 우리가 해피하우스 확대방안을 안건으로 놓고 한번 토론을 벌인 다음에 서울시에 좀 지원할 수 있는 기금이 있으면 지원해달라, 우리 확대해가겠다, 이렇게 유도를 해볼 방침입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아직 공식 요청은 안 하신 상태이고?
▷최윤선> 이런 의제로 하겠다고 보내는 놓았지요.
▶정관용> 성동구 말고 다른 구에서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네요?
▷최윤선>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한다고 나오니까 벌써 벤치마킹을 해가고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집주인도 좋고, 뭐 하숙생 대학생이나 저속득층 주민들한테도 좋고. 다만 구 예산이 좀 들어가는 게 문제라면 문제지요.
▷최윤선>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것만 좀 확보가 된다면... 알겠습니다. 아주 좋은 아이디어, 10호 말고 조금만이라도 확대해주시기를 부탁을 드릴게요.
▷최윤선> 예, 그렇게 할 작정입니다.
▶정관용> 예, 말씀 잘 들었어요. 서울시 성동구청 최윤선 주택과장이었고요, 계속해서 이 해피하우스에 살고 있는 한양대 4학년 장민욱 학생도 전화연결해봅니다. 여보세요?
▷장민욱> 예, 안녕하세요?
▶정관용> 요새 해피해요?
▷장민욱> (웃음)예, 해피합니다.
▶정관용> 언제부터 여기 살고 있어요?
▷장민욱> 5월 초부터 살기 시작했습니다.
▶정관용> 한 달 됐군요. 학생 총 9명이 지금 있다고요?
▷장민욱> 예, 2인 1실로 방이 네 군데가 있는데, 그 중에 한 방이 넓어서 세 명이 살고 있고요, 도합 9명이 살고 있습니다.
▶정관용> 식사도 좋아요?
▷장민욱> 예, 아침식사도 다른 데랑 다르게 같이 마당에서 하니까 분위기도 좀 밝게 유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정관용> 어디, 지방 어디 출신이에요?
▷장민욱> 저는 거제도에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정관용> 지금 4학년인데, 그 동안에는 그럼 어떻게 살았어요?
▷장민욱> 제가 하숙부터 기숙사까지 다 여러 군데 다녀봤는데, 금전적으로 이곳만큼 좀 학생들한테 부담이 덜 되는 곳은 없더라고요.
▶정관용> 요새 하숙비가 얼마나 해요?
▷장민욱> 제가 2006년도에 대학에 입학을 했는데, 그 당시에 한달에 한 30만원 정도 했었는데, 요즘에는 40만원 정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곳은 한달에 15만원 정도밖에 부담이 안 되니까.
▶정관용> 기숙사비는 얼마예요, 요새?
▷장민욱> 기숙사는 한 학기로 금액을 지불하는데, 83만원 정도 나가고 있습니다.
▶정관용> 한 학기면은?
▷장민욱> 석달 정도 됩니다.
▶정관용> 석달 조금 넘는군요. 그런데 83만원?
▷장민욱> 예, 그러면 15만원씩 석달로 생각하면은 45만원밖에 안 나가니까.
▶정관용> 그렇지요. 옆의 친구들이 굉장히 부러워하겠어요? 여기 뽑혔다고.
▷장민욱> 예, 지방 친구들은 자격 조건이 되는데, 제가 좀 빨리 신청을 했는지... 부러워하더라고요.
▶정관용> 월 하숙비 15만원짜리가 있다, 이런 소식은 어떻게 알게 됐어요?
▷장민욱> 학교 공지사항에 떴길래 신청 가능한지 여쭤보다가 가능하다고 해서 신청하게 됐습니다.
▶정관용> 신청자가 많아서 혹시 추첨했나요, 어떻게 했나요?
▷장민욱> 신청자가 많았는데, 공지 초기에 좀 빨리 신청을 해서 별도의 추첨 없이 선택되었습니다.
더 많은 학생이 혜택 누리면 좋겠다▶정관용> 이런 것 좀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지요?
▷장민욱> 예, 저는 너무 혜택을 보고 있는데, 다른 학생들도 이런 좋은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정관용> 그래야지요. 생활하는데 불편한 건 별로 없고요?
▷장민욱> 예, 생활하는데 불편한 건 없습니다. 학교랑도 가깝고.
▶정관용> 아이고, 축하하고요. 좋은 데에 해피하게 살고 있으니까 공부도 열심히 하세요.
▷장민욱> 예, 알겠습니다.
▶정관용> 예, 고맙습니다.
▷장민욱> 예.
▶정관용> 한양대학교 4학년 장민욱 학생까지 만나봤네요. 저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 내서 또 지역 주민과 지역 내에 있는 저소득층 내지는 학생들과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그런 방안들, 앞으로도 계속 확대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오늘 여기까지입니다. 내일 6시에 다시 오지요.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