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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염정아, 이 여자의 두 얼굴

    • 2011-05-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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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인터뷰]MBC ‘로열패밀리’ 인숙역 염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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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 활동하는 연기자 중 ‘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이가 몇 명이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염정아는 ‘배우’라는 호칭이 전혀 아깝지 않은 연기자다. 1991년 미스코리아 선으로 입상한 이래 숱한 작품 속에서 그녀는 매 번 다른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다. 지난 달 28일 종영한 MBC 드라마 ‘로열패밀리’는 염정아 연기인생의 화룡정점. 하지만 브라운관 속 차가운 모습과는 달리 실제 염정아는 털털하고 속정 깊은 옆집 언니같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과연 이 여우(女優)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은 배우 염정아를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결말 얘기를 안할 수 없습니다. 인숙과 지훈은 어떻게 된 겁니까?
    -저는 두사람이 죽었다고 생각해요. 공회장(김영애 분)이 헬기 엔지니어에게 부탁한 장면으로 추측컨대 폭파장치를 설치했거나 하지 않았을까요? 지성 씨하고도 이야기를 나누다가 “둘이 죽지 않았겠니”라고 물어보니 “네 그랬겠죠. 누나”라고 답하더군요.

    ▲ 이런 결말을 예상했나요? 혹시 아쉬움은 없었습니까?
    -죽이네, 안 죽이네 말이 많았는데 저는 죽을 것을 각오했어요. 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부터 인숙이가 죽을 것이라는 언지를 받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마지막 장면을 보며 많이 울었어요. 두사람이 불쌍하기도 했지만 너무 행복한 죽음이라 눈물이 났죠. 그 순간, 지훈이 같은 사람에게서 사랑을 받았다는 것 자체로 인숙이는 행복한 여자예요.

    ▲ ‘로열패밀리’를 통해 염정아의 재발견이라는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선덕여왕’의 고현정 씨와 비교하는 이들도 있었죠.
    -사실, 전 ‘선덕여왕’을 안 봐서...아쉽게도 고현정 씨가 어떤 연기를 펼쳤는지 보지 못했죠. 애 키우다 보니 드라마를 제대로 못보네요. (일동 웃음) 어떤 분은 배우로서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출연한 것 아니냐고 하는데 전혀 아니에요. 제가 작품을 선택하는 동기는 단순해요. SBS ‘워킹맘’에 출연했을 때는 한참 코미디에 빠져있을 때였고 이번 작품은 회사의 권유가 컸죠. 하도 매니저가 책(대본) 좀 읽어보라고 권해서...근데 읽다보니 재밌어서 하게 됐어요.

    ▲ 드라마가 매 번 복선을 깔아놓고 시청자들과 숨박꼭질을 하다보니 연기자로서도 캐릭터 해석이 어려울 것 같은데요.
    -저도 인숙이가 이해 안 된 적이 종종 있었어요. 매 번 감독님을 붙잡고 물어보고 촬영하고...내가 이해가 안되면 연기가 안되니까...아! 인숙이가 조니를 죽이지 않았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인숙이가 조니를 죽였는지 여부에 따라 제 연기가 달라졌을 테니까요. 그런 걸 염두에 두고 연기하다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쉽지 않았죠.

    ▲ 그 외에도 촬영하다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요?
    -대립하고 독설하는 장면들이 힘들었어요. 정미선 언니와도 붙고, 지성과도 붙고, 그런 신들이 있으면 온 스태프들이 긴장하게 돼요. 다행히 대립하는 장면은 한 번에 찍을 수 있게 세팅을 미리 해놓는 등 제작진이 충분히 배려해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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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립 장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김영애 선생님과 매번 부딪치는 장면이 화제였습니다. 두 분 다 카리스마가 대단했어요
    -사실 선생님은 제게 참 어려운 분입니다.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죠. 그런데 연기하다보니 선생님과 무척 친해졌어요. 그게 바로 선생님의 매력이죠. 제가 원체 주눅이 잘 안드는 성격이기도 하고, 선생님의 기를 받아가며 연기하다보니 호흡이 착착 맞았죠.

    ▲ 작품 속에서 클로즈업 장면이 많다보니 여배우로서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한데요. 혹시 의학의 힘을 빌릴 생각은 없으셨나요?
    -어쩜 기자들마다 똑같은 질문을 하네요. 제 피부, 그렇게 엉망이었나요? (웃음) 하지만 할 수 없었어요. 이동할 때 잠깐 눈 붙이는 것 외에는 잠을 못자니까 눈은 십리 밖으로 꺼져들어가고 다크써클도 올라오고...하지만 아직 의학의 힘은 빌리고 싶지 않네요. 웬지 부자연스럽기도 하고, 필요성도 못느끼고요.

    ▲ 배우들은 드라마를 마친 뒤 캐릭터에서 벗어나기 힘든 경우가 종종 있던데, 인숙에서 좀 벗어났나요?
    -아휴, 그것도 옛날 얘기죠. 지금은 애기 기저귀 갈고 밥 먹이느라, 캐릭터 생각할 틈이 없어요. 집에 오자마자 바로 복귀했죠. 캐릭터에 몰입되는 건 사치예요. (웃음) 사실 아이들이랑 있으면 몸은 정말 힘들지만 계속 웃게 되요.

    ▲ 염정아 씨를 보면 결혼 이후 더욱 안정된 연기를 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결혼이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나를 지켜주는 남편이 있고 내 자식들이 있으니 든든해요. 배우가 가정이 편안하지 않으면 당황하고 힘들겠지만 내 가정은...웃을 수 있으니 그런 힘이 좋아요.

    ▲ 사실 만나기 전에는 굉장히 차가운 배우일 것 같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막상 이야기를 나눠보니 굉장히 성격이 털털하다는 느낌입니다.
    -아마 제가 연기했던 악역이 인상깊어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나쁘다 생각하지 않아요. 그것도 제가 가진 색깔이니까요. 하지만 제 실제 성격은 영화 ‘여선생 여제자’ 속 캐릭터와 비슷해요. 제 진짜 모습이 가장 많이 들어간 작품이죠.

    ▲작품을 마친 뒤 KBS예능 프로그램인 '해피선데이-1박2일'에 출연할 예정이라고 보도됐는데요.
    -그쪽에서 먼저 출연제의가 들어왔는데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털어버리고 싶어 출연을 수락했죠. 사실 저와 저희 남편은 '1박2일'의 열혈 시청자랍니다. 하지만 야외취침이나 입수는...음...그런 걸 어떻게 하죠? (웃음) 그리고 짝짓기는 무조건 이승기와 하고 싶어요. 그 외에는 아무나 좋아요.(일동 폭소)

    ▲ 만약 연기자가 안됐다면, 지금쯤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전 어린시절부터 미스코리아랑 연기자가 모두 꿈이었어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에 진학하고 싶어 중학교 때부터 준비했죠. 집에서 “대학만 붙으면 미스코리아 나가자”라고 할 정도로 미스코리아가 되고 싶다는 꿈도 간절했어요. 대학에 붙자마자 제발로 미용실을 찾아갔는데 미용실 원장님이 굉장히 환영해주셨죠. 아마 미스코리아에 떨어졌어도 연기자는 계속 했을 것 같아요. 다른 건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 올해가 데뷔 20년 째입니다. 연기자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BestNocut_R]-20대 때는 모든 게 어설펐죠. 20년 하니 모든 게 다 잘 알아서 풀리는 것 같아요. 제가 나이를 거꾸로 먹지는 못하니, 앞으로 어떻게 멋있게 살지 생각하려고요. 남편 잘 내조하고, 아기들 잘 키우고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일 하고...그게 제 바람이에요. 일단 당분간은 아기들 키우는데 집중하려고요. 우리 남편이 제가 없으니까 힘들어 하더라고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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