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여성 정치인 차이잉원(蔡英文·54) 민진당 주석이 내년 3월에 열리는 총통 선거에 나서겠다고 11일 선언했다.
차이 주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빈부(貧富)와 도시와 농촌의 격차를 줄이고 다음 세대가 다시 국가에 희망을 품고 미래를 발견할 수 있도록 책임과 사명을 다 하기 위해 민진당 총통 후보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차이 주석은 "정부가 존재하는 가치는 소수 사람이 경제 발전의 이익을 누리도록 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이 번영의 과실을 공동으로 누리도록하는 데 있다"고 말하고 "지도자의 가치는 자기를 만드는게 아니라 미래를 만드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민진당에서는 지난달 28일 역시 여성 정치인인 뤼슈롄(呂秀蓮·66) 전 부총통에 이어 2명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여당에서는 국민당 주석 마잉주(馬英九·60) 총통이 지난달 17일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나의 선거 정책은 사실은 모두 8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해 출마 의사를 강력히 시사했다.
그동안 총통 당선 가능성을 묻는 여론 조사에서는 차이 주석은 마 총통에 근소하게 뒤졌으나 대선까지 1년이나 남아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8년 5월 여성으로는 처음 민진당 주석에 오른 차이 주석은 취임 후 지방선거, 입법위원 보궐선거 등에서 잇따라 승리해 천수이볜(陳水扁·60) 전 총통의 부패로 실추된 민진당의 위상을 대부분 회복시켜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아 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차이 주석은 지난해부터 천수이볜의 과격한 반중(反中)노선에서 탈피했으며, 지난달 당의 중국 싱크탱크 '안보와 전략 연구중심' 개소식에서 "대만과 중국은 '조화 속에서 다르고, 조화 속에서 공동 기반을 추구하는'(和而不同, 和而求同)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이 조화는 바로 평화와 발전을 위한 조화"라고 밝히는 등 대중(對中) 온건 정책으로 지지기반을 넓히고 있다.
신선하고 친근하고 솔직한 이미지가 강점인 차이 주석은 런던정경대학(LSE) 법학박사 출신으로 교수, 입법위원(국회의원), 대륙위 주임위원(장관)을 거쳐 2006년부터 1년4개월 동안 행정원 부원장(부총리)을 역임해 행정 경험도 풍부하다.
차이 주석은 마 총통과는 국립 대만대학 법률과 선후배이자 정치대학에서 교수생활도 같이해 때대로 서로 '마 교수' '차이 교수'라고 부르는 친근한 사이지만 마 총통이 통일을 목표로 대만에 경제적 혜택을 주고 정치적 양보를 얻어내려는 중국이 만든 함정에 빠졌다고 비판하고 있다.